최근 한국은행이 2022년 하반기 시스템리스크 서베이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11월 28일(보도자료는 11월 27일 12시 이후)에 흥미로운 조사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바로 시스템리스크 서베이인데요. 시스템리스크 조사고도 불리는 이 내용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먼저 한국은행 홈페이지 보도자료에 들어가시면 2016년 하반기부터 최근 2022년 하반기까지 한국은행이 조사하고 발표하는 시스템리스트 서베이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코로나팬데믹이 있던 해인 2020년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2020년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자료를 제외하고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22년 하반기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2022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자료를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개요
먼저 한국은행이 실시하는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는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 및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금융기관, 연구소, 대학, 해외 IB 등) 72명의 의견을 11월2일부터 11월9일에 걸쳐서 조사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의 저작권이나 문의는 한국은행 금융규제팀에서 하면 됩니다. 그러면 주요 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리스크 요인)금번 서베이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위험 증가’,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등으로 조사
(금융시스템 리스크 평가)단기(1년 이내) 및 중기 시계(1~3년)에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지난 서베이(2022.5월) 대비 크게 높아진 것으로 조사(단기:26.9%→58.3%, 중기: 32.9%→40.3%)
(금융시스템 안정성 평가)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향후 3년간)는 지난 서베이와 비교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조사(「매우 높음」 및 「높음」의 응답이 53.2%에서 36.1%로 하락)
이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 및 상환부담 증가
-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위험 증가
-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 및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이로 인해서 금융시스템의 단기 및 중기 리스크가 지난 조사 대비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하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서 단기간에 국내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했음을 다시 한번 이번 한국은행의 시스템 리스크 조사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22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세부 사항
6개월새 금융시스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크게 늘어난 것이 이번 조사의 핵심인데요.
국내외 금융·경제 전문가 절반 이상이 1년 안에 금융시스템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높은 가계부채와 상환 부담, 기업 부실 위험 등이 지목되었습니다.
이번 2022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에서는 지난 5월 진행되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와 비교해 단기 금융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 비율이 26.9%에서 58.3%로 뛰었습니다.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충격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중도 같은 기간 32.9%에서 40.3%로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반대로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는 크게 줄었는데요.
72명 중 36.1%만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안정성의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2022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보다 무려 17.1%포인트나 떨어진 수치인 것입니다.
향후 금융 취약성이 드러날 가능성이 큰 금융업권으로는 저축은행, 증권사, 캐피탈사 등 주로 비은행업권이 지목되었는데요.
아무래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위험 등이 높게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스템리스크서베이에서 금융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1순위 리스크 요인으로는 27.8%가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 증가’를, 16.7%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 부담 증가’가 꼽혔습니다.
이어서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와 우발채무 현실화’와 ‘국내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도 각각 13.9%, 12.5% 차지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금융·경제전문가(금융기관, 연구소, 대학, 해외 IB 등) 72명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으로 자금시장 경색 방지를 위한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및 시장과의 소통 강화, 가계부채 및 경기침체 등을 감안한 금리 인상 속도조절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2022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는 총 84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그중에 72명만이 응답을 해서 응답률은 85.7%였습니다. 조사 방법은 ECOS 전자설문시스템을 이용한 서베이였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핵심은 바로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인데요. 안그래도 이번에 한국은행은 빅스텝이 아닌 베이비스텝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이로인해 미국과 금리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생겼는데요.
이러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뒷받침하는 기사가 한국경제 사설에서 나왔습니다.
바로 환율 급등해도 위기 닥치지 않는 이유라는 사설이었습니다. 일부를 살펴보시죠.
정말 환율 급등해도 우리나라 괜찮을까?
한때 1500원 육박했지만, 국내의 동요는 적었습니다.
외환·금융위기 때와 다른 양상인 환율 변동에 대비하여 민간기업은 헤징을 했습니다.
'순채권국'이어서 환율 안정 효과도 있습니다.
환율이 1440원까지 올랐고, 1500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궁금한 것은 이렇게 환율이 급등하고 변동성도 높아졌는데 아직 위기가 찾아오지 않은 이유다.
한국 경제는 2014년 이후 대외 순채권국으로 전환됐다. 이는 환율 변동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환율이 급등하면 달러표시 채무를 지고 있는 사람들은 손해를 보지만 달러표시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이득이다. 환율 급등은 해외에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를 팔아 원화로 환전함으로써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환율 급등이 가져오는 부정적 효과를 줄여준다. 환율이 급등할 때, 내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자본이 국내로 회귀한다면 환율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금융 시스템이 위기에 빠졌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은행의 해외 부채 때문이었다. 1997년도 마찬가지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도 은행들은 달러표시 단기외채를 급속히 늘렸고 이것이 만기 연장되지 않으면서 우리 경제는 위기로 치달았다. (중략) 이런 위기에서 배운 교훈을 통해 정부는 다양한 거시건전성 규제를 부과해 왔다. 특히 은행에 대해 2010년에 도입한 거시건전성 부담금과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같은 규제는 은행의 단기 해외 차입을 급속히 낮추도록 강제했고 그 결과 은행들은 대외충격에 강해질 수 있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한국 경제는 환율 변동에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키워온 것으로 보인다.
위 사설을 보면 호주의 사례를 끌고 옵니다. 호주달러도 원화처럼 변동성이 크지만 호주달러는 국제화로 통용되고 있고 워낙 변동성이 높아 민간에서 알아서 리스크를 헤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을 갖고 오는데요.
이와 비슷하게 대한민국도 1997년과 2008년 두번의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맞이하였으니 알아서 국내 민간기업들이 헤징하고 있으니까 앞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위기에서 제대로 배웠으니까, 한국 경제는 환율 변동에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키워온 것으로 보는것입니다.
그러면서 은행은 준비했는데 비은행업권 그러니까 증권회사나 보험회사 등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니, 이런 취약기관들을 끊임없이 살펴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이 사설의 결론입니다.
이 칼럼은 결국 위에서 살펴본 한국은행 2022 하반기 시스템리스크서베이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다 결론이 앞으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는 비은행업권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제가 다음의 글을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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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5 - [경제와 금융] - 새마을금고 부도 위기 사태 총정리
2022.11.06 - [경제와 금융] - 한양증권 부도설 정리
위 글에서처럼 한양증권, DB생명, 새마을금고, 흥국생명 등 모두 비은행권이나 제2금융권입니다. 결국 이런 기관들이 취약하고 이들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경제전문가들은 계속해서 경고신호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참고로 금융위기와 함께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침체기를 맞이하며 급락하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부동산투자자들이 제1금융권외에도 제2금융권이나 보험사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습니다. 만약 앞으로 더욱 큰 부동산 폭락이 발생하게 된다면 제2금융권과 보험사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점들을 염두하면서 국내 경제 흐름을 살펴보셔야 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를 살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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