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로그/독서 기록

<피, 땀, 픽셀> 리뷰 (feat. 게임개발자를 하고 싶다면 이 책부터 읽어보자)

동사힐 2022. 8. 23.

최근에 한빛미디어의 <피, 땀, 픽셀>을 읽었습니다.


한빛미디어에서 2018년에 출간한 <피, 땀, 픽셀>을 이번 여름휴가때 읽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통해 먼저 <피, 땀, 리셋>을 읽었기 때문인데요. <피, 땀, 리셋>은 <피, 땀, 픽셀>의 후속작이었습니다. <피, 땀, 리셋>이 너무나도 재밌었기 때문에 <피, 땀, 픽셀>을 도저히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피, 땀, 리셋>은 리뷰때문에 타의로 읽기 시작해서 재밌게 마무리한 책이라면, <피, 땀, 픽셀>은 자의로 읽기 시작해서 기분좋게 마무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피, 땀, 픽셀>의 원제부터 살펴보고자 합니다.

저는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피, 땀, 픽셀>과 <피, 땀, 리셋>은 방탄소년단BTS 피, 땀, 눈물에서 차용해서 번역가인 권혜정님의 의역인 줄 알았습니다. 혹시 권혜정님이 BTS의 팬클럽 아미??? 그런데 <피, 땀, 픽셀>의 원제가 정말로 <Blood, Sweat, and Pixels>인 것입니다.


설마 <피, 땀, 픽셀>의 저자인 제이슨 슈라이어가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라 추정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겠죠? 여하튼 제목부터 다양한 생각을 들게 한 <피, 땀, 픽셀>은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재밌게 즐겼던 <스타듀 밸리>, <디아블로3>, 그리고 <드래곤 에이지 : 인퀴지션>, <데스티니> 등 수많은 게임들은 말 그대로 피와 땀으로 차곡차곡 수많은 시간들이 쌓여져서 만들어진 말그대로 명작이자 예술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피, 땀, 픽셀>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 땀, 픽셀>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이 책의 저자 제이슨 슈라이어는 게임 웹진 <코타쿠>의 뉴스 에디터이면 <와이어드>에서 오랫동안 칼럼을 써왔습니다. 그는 주로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너무나 힘겹고 복잡한 게임업계를 취재하고 실상을 드러내는 기사를 주로 써왔는데요. 그러한 노력이 <피, 땀, 픽셀>과 <피, 땀, 리셋>으로 모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10가지 게임을 다루고 있습니다.

  •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
  • 언차티드4
  • 스타듀 밸리
  • 디아블로3
  • 헤일로 워즈
  • 드래곤 에이지 : 인퀴지션
  • 셔블 나이트
  • 데스티니
  • 더 위처3
  • 스타워즈1313


이렇게 10편의 게임을 누가 어떻게서 제작하게 되었는지 다루고 있으며, 게임 제작 가운데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제이슨 슈라이어는 게임제작에 참여한 주요 인물들을 구체적으로 인터뷰하면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인터뷰를 기록하고 정리한 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러한 글 작성 방식은 후속편인 <피, 땀, 리셋>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집니다.)

그런데 <피, 땀, 픽셀>을 읽으면서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게임 개발에 있어서 크런치 모드는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10년동안 개발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도, 혼자서 개발한 <스타듀 밸리>도, 킥스타터를 통한 펀딩으로 제작비를 모금한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도, 대형제작사를 통해 유통된 기존의 수많은 게임들도 모두 개발자와 디자이너의 크런치모드는 피할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게임개발은 결국 게임제작에 참여하는 수많은 엔지니어들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만들어지는 것임을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 결국 이 책의 제목 <피, 땀, 픽셀>은 상당히 멋드러지게 그리고 게임개발의 열악한 환경을 고스란히 드러낸 제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디오게임들이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은 액수의 10배가 넘었다. 옵시디언의 직원은 일제히 이 성공에 주목했다.
킥스타터와 함께라면 다른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도 게임을 개발할 수 있었다. 대형 배급사에 굴복해 저작권을 반납하거나 로열티를 포기하는 계약을 맺지 않아도 된다. 투자자나 경영진을 설득하는 대신, 개발자가 팬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었다. 사람이 모일수록 돈도 늘어났다. 크라우드펀딩의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게임 개발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동시에 개발을 할 동안에 소요되는 상당히 큰 금액의 비용이 필요합니다. 게임 제작 비용은 대개 EA와 같은 거대 유통사에서 지원을 받습니다. 그러다보니 거대유통사나 대형배급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되죠. 말이 좋아 의존이지 종속되다시피 합니다. 바꿔말하면 대형배급사에서 제작승인이 떨어지지 않으면 제작조차 할 수 없고, 결국 상업성만을 추구하는 양산형 게임들만 잔뜩 만들어지게 됩니다.

크라우드펀딩은 게임개발의 혁명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킥스타트나 텀블벅 같은 크라우드펀딩(크라우딩펀드)을 통해 초기 제작금을 모으고, 그 금액을 바탕으로 제작에 나서는 것입니다.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제작에 성공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던전앤드래곤을 바탕으로한 고전스타일의 게임, 그러나 10년 정도 지난 고전게임은 더이상 어느 유통사에서도 후원하지 않습니다. 이미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판단하는 것이죠. 그러나 옵시디언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던전앤드래곤에 대한 향수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명작을 만들어내고 싶어하다가, 비용의 문제를 크라우딩펀드로 해결합니다. 물론 모든 비용을 크라우드펀딩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크라우드펀딩이 없었다면 <필라스 오브 이터니티>라는 고전을 되살려낸 명작은 세상에 등장하지 못했을수도 있습니다.

너티 독에 전통처럼 내려오는 특이한 경영 방식이다. 너티 독 직원들은, 다른 게임 스튜디오와 달리 프로듀서가 없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다른 회사에서처럼 프로듀서가 일정 관리와 부서별 업무 조율을 전담하지 않고, 모두가 각자의 업무를 스스로 관리했다. 다른 스튜디오에서는 프로그래머가 어떤 기능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했어도 프로듀서에게 요청을 해야만 동료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반면, 너티 독에서는 프로그래머가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디자이너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언차티드4>에 제작방식은 기존의 게임들과는 조금은 달랐습니다. 게임 전체를 조율하는 프로듀서가 없었다는 점인데요.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드마이어의 <문명>과 같이 유명한 프로듀서가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게임을 제작하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프로듀서는 책임을 지면서도 동시에 일정을 조율하고, 그러면서도 독단적이면서도 괴팍하기도 하기 때문이죠.

프로듀서의 부재는 양날의 칼과 같았다



그러나 <언차티드4>를 제작한 너티 독은 프로듀서가 일정관리나 업무조율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금더 개별 팀의 자율권과 재량권을 허용한 것이었죠. 물론 비효율을 초래하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같은 장면을 서로 다른 버전으로 무려 3주 이상을 각각 만들면서 헛된 시간을 소모하게 된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러한 자율성은 조금더 매력적인 게임을 탄생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방식은 <언차티드4>에 참여하는 엔지니어들이 주도성을 가지고, 조금더 아티스트적인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면서 능동적으로 게임 제작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동시에 자발적(?)인 크런치모드를 하도록 만들기도 했구요.

결과적으로 <언차티드4>는 기존 시리즈 작품들의 성공이라는 압박감을 이겨내고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인디게임 1인 창작자가 되고 싶다면 <스타듀 밸리>를 제작한 에릭 바론의 이야기부터 들어보자



에릭 바론은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을 <스타듀 밸리>에 쏟아 부었습니다. 우리는 대개 에릭바론과 같은 1인창작자의 성공 그리고 부를 보면서 결과만을 놓고 부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시에 자신도 그런 엄청난 부와 인기를 얻고 싶어하죠. 하지만 결과만 보지, 그 결과를 얻기 위해서 엄청난 댓가를 치르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던 것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여자 친구를 배웅한 뒤, 여덟 시간 동안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나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하며 흥청망청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헤이그먼이 집에 돌아오면 자신이 빈둥거렸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스타듀 밸리>를 다시 켜뒀다.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시기였습니다.” 바론은 말했다. "일은 안 하고 레딧이나 돌아다녔죠." 어쩌면 바론의 몸이 스스로 긴장을 풀어보려 했는지도 모른다.


저는 에릭바론이 <스타듀 밸리>를 무려 4년간 외롭게 홀로 제작을 하면서 얼마나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었을 지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이야 <스타듀밸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이지만, 사실 그 시작은 에릭바론이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한 후에 개발자로서 취업은 안되고, 결국 포트폴리오 제작을 위해 토이프로젝트로 처음에 시작한 것입니다.

혼자서 게임을 제작한다는 것은 엄청난 자제력을 요구하는 위대한 일이다



에릭바론의 여자친구이자, 부인이 된 앰버 헤이그먼은 방안에서 홀로 고독하게 게임을 제작하는 에릭바론을 위해서 좁은 집에서, 낮에는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저녁과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들게 생계를 꾸려나가야만 했습니다.

과연 <스타듀밸리>를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나 들여서 제작을 하면서 실패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불안감과 두려움이 없었을까요? 아마 어느 누구보다 에릭바론 본인은 그 두려움에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불안은 긴장을 유발했을 것이며, 에릭바론으로 하여금 하루종일 <시드마이어의 문명>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문명>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기에 <스타듀밸리>는 마침내 완성되었습니다.

바론은 4년째 혼자 컴퓨터 앞에 앉아 앰버 헤이그먼을 제외한 사람과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 아이디어를 논의할 동료도 없고, 같이 점심을 먹으면서 게임 업계의 추세에 대해 투덜거릴 사람도 없었다. 창작에 대한 전권을 손에 쥐는 대신 고독을 받아들여야 했다. "1인 개발자가 되려면 오랫동안 혼자 있어도 괜찮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론의 말이다.

“저는 그런 사람이에요. 전 혼자 있어도 괜찮아요. 그래도 외로운 건 어쩔 수 없죠. 안내원 일을 한 것도, 가끔씩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어서이기도 했습니다."

1인 창작자는 외로움을 느낄수 밖에 없습니다. 협업도 소통도 직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갈등도 생기지만, 동시에 힘이 되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혼자서 모두 책임을 진다는 것은 외적갈등은 없지만, 외로움같은 내적갈등은 필연적이죠.


외로움은 1인창작자가 반드시 견뎌야 할 장애물이다.


다행히도 에릭바론의 여자친구 앰버헤이그만이 함께 있었기에 이러한 불안도 외로움도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무력감도 모두 이겨내고 결국 에릭바론은 <스타듀밸리>를 완성했습니다.

다행히도 <스타듀밸리>는 엄청난 대성공을 거둡니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인디게임이 여전히 공개되고,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언제나 하이리턴은 하이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1인창작 역시 마찬가지죠.


<스타듀 밸리>는 이미150만장이 팔린 상태였다. 그의 게임은 출시 이래로 2100만 달러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당시 28세에 자동차 앞문을 힘들게 열고 있던 에릭 바론의 통장 잔고는 1200만 달러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고장 난 토요타 캠리를 몰고 다녔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스포츠카는 언제 살 거니?" 바론은 말했다. "전 그런 거 필요 없어요. 언제 바뀔지 모르는 거잖아요? 언젠가는 집을 사고 싶겠지만 급하지는 않아요. 명품 같은 건 정말 필요 없어요. 그런 게 있다고 행복해지지는 않거든요.”

에릭바론은 성공 이후에도 소박한 삶을 살아갑니다.

통장에 160억원이 있어도, 온갖 명품과 최고급 스포츠카를 소유한다고 행복하지는 않아요.


진짜 행복은 거대한 부나 소유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에릭바론은 알았기 때문이죠. <스타듀밸리>의 목가적 삶과 유사하게 느껴집니다.


블리자드의 성공비결 3가지는?


<디아블로3>의 블리자드는 어떻게 일했는지도 <피, 땀, 픽셀>에서 자세히 다루는데요.



<디아블로3>의 성공요인을 다음 3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게이머의 이야기에 귀기울인다 : 경매장 폐쇄
  2. 지속적인 패치를 제공한다 : 확장팩 제공
  3.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을 적절하게 조화한다 : 난수시스템은 유지하되 콘솔 도입에 따른 회피동작 신설


이외에도 <디아블로3>와 관련해서 인상 깊은 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디아블로 플레이어들은 이미 <디아블로>를 온라인으로만 출시한다는 블리자드의 결정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블리자드가 해적판이 유통될 것을 두려워한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 마당에 서버 문제까지 터지자, 온라인 단독 출시는 어리석은 결정이었다는 믿음이 더 굳어졌다. 팬들은 <디아블로>가 오프라인에서도 실행된다면 Error 37의 뜻을 찾느라 씨름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디아블로3>는 배틀넷으로만 접속하여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프라인으로는 실행불가한데요. 결국 서버의 과도한 불안 그리고 접속을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한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2022년 지금도 배틀넷의 불안은 지속됩니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과감히 시도합니다.


현재 서버가 혼잡합니다. 나중에 다시 시도해주십시오. (Error 37)


결국 <디아블로3> 공개일에 이러한 문제를 겪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블리자드의 이러한 결정은 매우 훌륭했던 것으로 드러납니다. 게다가 배틀넷은 <스타크래프트>의 멀티플레이를 위해 도입 구축했던 시스템인데, 이를 더욱 확장한 것으로 결국 뒤이어 나오르 <스타크래프트2>나 <오버워치> 등 모든 블리자드 게임은 배틀넷을 통해서 출시하게 됩니다.


“두 달 반을 빨리감기했더니 콘솔 버전 <디아블로>의 리드 디자이너인 제가 복도를 걷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모스케이라는 말했다. 그는 <디아블로3〉를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에 맞게 조정하는 아주 작은 팀을 이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를 포함해 세 명이 다였다. 몇 년 동안 콘솔 버전을 거부하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World of Warcraft>와 <스타크래프트> 같은 대작을 PC와 맥 전용으로 출시해온 블리자드로서는 뜻밖의 결정이었다.

사실 PC버전만 발표하던 게임이 콘솔게임으로도 발표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북미시장은 콘솔게임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블리자드의
결정은 매우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디아블로3를 콘솔버전으로 출시하는 것은 블리자드의 끊임없는 도전을 의미한다


이러한 도전은 블리자드의 성공에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게임을 출시하고 나면 개발사는 뚝딱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버그를 고칠 최소한의 인원만 남겨 두고 다음 프로젝트로 넘어간다. 그러나 장기적인 안목으로 게임을 만들어 최고의 제작사로 명성을 쌓아온 블리자드는 이미 출시한 게임을 위해 몇 년이 지나서도 무료 패치를 계속 업데이트했다. 이렇게 게임을 지원해야 팬들의 사랑을 받고 결과적으로 매출이 올라가리라 믿었다.


사실 이러한 지속적인 패치나 리마스터 버전 제공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환영할만 일입니다.

2000년에 출시된 <디아블로 II>는 2016년에도 새 패치가 나왔다. 1998년에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2017년에도 새 패치가 나왔다. 옛날에 나온 게임을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하고 업데이트하는 회사는 블리자드뿐이다.


이런 블리자드의 운영은 정말 다른 게임 제작사도 본받았으면 합니다.

(그릿GRIT에 대한 책을 쓴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의 팟캐스트를 들으며)그녀는 성공한 사람들 상당수가 그릿이라는 특성을 지녔다고 말합니다. 그릿이란 무언가 가치 있는 일을 밀고 나아가는 고집을 뜻해요. 일상적이고 재미있는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재미있는 일이라면 훌륭하지만 그릿은 보통 장기적인 목표와 시각을 가지고, 결말을 생각하며 일상에서 장애물을 헤쳐 나아간다.

저도 그릿을 매우 인상 깊게 읽었지만, 블리자드 개발자들의 그릿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블리자드의 구성원은 그릿GRIT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성공의 필요조건이다.


특히 고된 야근으로 지속되는 크런치모드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그릿이 없다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모든 목소리는 중요하다
Every Voice Matters'


특히 블리자드는 모든 게이머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여기며, 이는 지속적인 패치와 확장팩 제공을 위한 기반입니다.


<영혼을 거두는 자> 출시 예정일은 원래 2013년 말이었지만 제작을 끝내지 못해 2014년 1분기로 미뤄졌다. 블리자드는 늑장을 부리기로 유명한 터라 이 결정에 놀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간절히 출시를 기다리는 게이머에게 연기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게임개발자의 고된 노력을 안다면 (<피, 땀, 픽셀>이나 <피, 땀, 리셋>을 읽는다면) 더이상 출시연기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꼭 완성되기를 응원하는 마음 가득할 것입니다.


이러한 출시지연도 블리자드였기에 게이머들은 기다리고 받아들였다.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 II>의 첫 확장팩 <군단의 심장Heart of the Swarm>을 공개하고 싶었던 날로부터 1년이 넘게 지난 2012년 6월에, 브라우더는 필자에게 개발 진척 상황을 알려줬다. "99퍼센트는 마쳤어요." 그는 말했다. "그런데 나머지 1퍼센트가 속을 썩이네요."


1퍼센트마저도 놓치지 않고 완성하려는 게임개발자의 노력을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으니까요.



조시 모스케이라에게 가장 흐뭇했던 점은, 2013년 9월에 플레이스테이션 3와 엑스박스 360용, 나아가 2014년 8월에 신기종(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 버전으로 나온 <디아블로3> 콘솔 버전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들은 수십 년간 클릭해온 마우스를 버렸다는 죄책감 속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 4의 컨트롤러로 즐기는 <디아블로3>를 더 좋아했다.


콘솔버전 팀을 맡았던 조시 모스케이라는 <디아블로3>콘솔버전 인기를 누구보다 기뻐했습니다.

마우스와 키보드 대신 콘솔의 컨트롤러는 게이머에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새로운 사용자경험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피,땀,픽셀>리뷰를 끝마치며


저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스위치 버전의 <창세기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 게임은 2020년 출시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말로 연기가 되었죠.

<창세기전> 스위치판이 올해 나올지도 사실은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번 <피, 땀, 픽셀> 책을 읽으면서 <창세기전>의 출시 미정을 응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떻게든 완성만 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 일정이 내년 혹은 그 이후로 미뤄진다고 하더라도요. 피와 땀 그리고 눈물로 가득한 게임을 만드는 모든 개발자를 응원하며 오늘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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