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로그/독서 기록

<피, 땀, 리셋> 리뷰(feat. 게임 개발자의 삶으로 살펴보는 게임의 마이크로히스토리)

동사힐 2022. 8. 17.

이번 여름휴가는 한빛미디어의 신작 <피, 땀, 리셋>과 함께 했습니다.


이번 여름휴가는 사실 가족과 캠핑을 하려고 했습니다. 자녀가 셋이나 있다보니 리조트가 아닌 일반 호텔에서는 방잡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엄청난 폭우로 인해서 결국 계획했던 캠핑은 취소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휴가 기간 3일내내 끊임없이 내리는 비로 계속 가족들과 집에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망친 것만 같았던 여름휴가를 값지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를 통해 받은 신간 <피, 땀, 리셋> 덕분이었습니다. 이번 여름휴가는 한빛미디어의 신작 <피, 땀, 리셋>과 함께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너무나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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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땀, 리셋> 표지를 보고 8살 아들이 흥미를 보였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피, 땀, 리셋>를 읽으면서 약 20여년전 유년기 시절로 돌아가 마음껏 게임을 하면서 행복하게 보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그 추억을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빛미디어로부터 <피, 땀, 리셋>을 처음 받았을 때 마인크래프트에 나올 것 같은 픽셀형 그래픽 캐릭터가 그려진 표지를 보면서 제 아들이 가장 먼저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울티마가 무슨 게임이야?


8살 짜리 아들이 <피, 땀, 리셋>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했던 질문은 바로 고전 명작인 울티마가 무엇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슈퍼마리오부터 시작해서 울티마, 울티마 언더월드, 울티마 온라인, 커맨드 앤 컨커, 워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 울펜슈타인 3D, 둠, 퀘이크, 배틀그라운드 그리고 피파 시리즈, 윙커맨더, 던전 키퍼 등(이 속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게임을 나열하면 정말 끝도 없이 많다) 무수히 많은 명작 게임들이 등장하는 <피, 땀, 리셋>을 읽으면서 게임을 하며 밤을 지새던 제 모습을 추억하는 것은 저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1990년 10월 15일 만평. 슈퍼마리오를 잘하면 취업을 잘하게 될 것이라는 상상을 만화로 표현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렸을적 저의 추억만을 상기시키는 추억팔이용 책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알지 못하는 게임 개발자의 영혼을 갈아넣는 삶, 그리고 EA로 대표되는 AAA(트리플 에이) 게임 제작사 및 유통사의 횡포, 그로 인해 떠도는 수많은 게임 개발자와 디자이너, 불안한 삶. 거기에 더하여 수많은 성공과 실패,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도전까지. 정말 게임 역사상 온전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미시적인 역사, 말그대로 게임미시사를 제대로 다룬 게임역사서였습니다.



특히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과 제작사, 그리고 게임들이 촘촘하게 마치 거미줄처럼 서로 얽혀 있어서, 첫번째 챕터인 저니맨에서부터 아홉번째 챕터인 사람의 일까지 모든 이야기들이 얼핏 보면 서로 관련성이 없어 보이지만, 꼼꼼하게 하나 하나 읽어보면 서로 깊은 연결 고리를 맺고 있습니다. 그러한 사적인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지난 30여년간 게임 개발의 역사를 이해하게 되는 놀라운 통찰이 일어납니다.



사실 이 책은 정말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읽으면서 점점 내가 읽을 분량이 줄어드는 것이 너무나 아까울 정도로, 정말 재밌게 몰입하면서 읽었는데요.

 

이 책은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독자라면 누구나 추천합니다.


내가 직접 해본 게임을 누가 만들었는지, 또 그 게임을 만들었던 사람들은 어떤 과정으로 그 게임을 만들고 그 이후에는 어떤 게임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는지 하나씩 알아가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 책을 읽게 됩니다.

 

<피, 땀, 리셋> 뒷표지


게다가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독자라면 아마 저와 비슷한 30대에서 40대 남성일 확률이 높을 텐데요. 저와 같은 독자라면 다음 부분에 깊은 공감을 갖게 됩니다.

 

신생아를 돌보는 건 그 어떤 호시절에도 버거운 일이다. 하물며 실직한 뒤의 육아는 공포 그 자체다. 들어오지 않는 월급, 3살배기 첫째오 갓 태어난 둘째의 건강 보험 문제 등 여러 문제들로 인해 뭄바크 부부가 살아가던 모든 생활이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졌다. 심지어 서로 10년도 넘게 알고 지내며 친해진 비서럴 직원들과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피, 땀, 리셋> 244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블룸버그 뉴스 기자로 활동한 이 책의 저자 제이슨 슈라이어의 묘사력에 감탄하면서, 힘들게 하루를 버텨낸 게임 개발자들에게 크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피, 땀, 리셋>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피, 땀, 리셋>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피, 땀, 리셋> 날개


<피, 땀, 리셋>의 원제는 <PRESS RESET>으로 <피, 땀, 픽셀>의 저자 제이슨 슈라이어가 쓴 책이다. 사실 <피, 땀, 픽셀>의 원제는 말그대로 <Blood, Sweat, and Pixels>이지만, <피, 땀, 리셋>의 원제에는 피와 땀은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피, 땀 그 이상으로 갈아져 가는 수많은 게임 개발자의 눈물이 <피, 땀, 리셋>에는 들어가 있기에 충분히 의미있는 제목이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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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게임 개발에 참여해온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직접 개발을 했거나, 게임 개발에 영향을 준 수많은 게임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자신이 해본 게임을 찾아보고, 그 게임이 어떤 배경으로 탄생하게 되었는지, 그 게임을 제작한 개발자와 디자이너, 기획자들은 얼마나 힘들게 게임을 만들었는지 등을 알게 된다면 무척이나 흥미로울 것입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게임을 하면서 사실은 잘 몰랐던 무명의 수많은 게임 제작진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게임의 재미란 무엇일까?



게다가 요새 IT산업의 인력부족으로 인해 수많은 개발자들이 고연봉으로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넥센이나 NC와 같은 게임회사에 근무하길 원하는 개발자들도 많은데요. 그동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소위 말하는 크런치 모드로 인해 가정과 개인의 삶이 없고 몇 주, 몇 달을 밤을 지새고 혹사하면서 게임이 탄생하는 과정을 접하게 되면, 게임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주의적 입장을 가지며 하나의 예술로서 바라보는 관점을 갖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PC게임과 콘솔게임에서 시작하여 온라인 멀티플레이게임으로 변화하다가 결국에는 모바일 게임으로 게임의 트렌드가 변화해 가면서 처음에는 플로피 디스크로 게임을 판매하다가, CD게임 종국에는 DLC(다운로드 콘텐츠)로 넘어가는 게임 산업 유통구조의 변화도 <피, 땀, 리셋>에서는 자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회사는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처음에는 게임을 판매하다가, 게임스톱의 중고 되팔이를 막기 위해서 코드도 판매하고, 결국에는 유통채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꾸기도 합니다. 그리고 월별 정액제 시스템(지금의 월구독형 상품)을 도입했다가, 부분 유료화로 게임 내 재화를 판매하는 형식으로 변화해가는 과정도 소상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게임은 예술과 과학 사이에 걸쳐있어 기술 발전과 '재미를 찾는' 도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에, 일정을 칼같이 맞추는게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피, 땀, 리셋> 14쪽


특히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점점 게임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도 <피, 땀, 리셋>에서는 등장하는데요. 90년대와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게임을 개발하는데 최소 1년에서 대작이라면 3년까지도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를 게임 제작사와 유통사에도 충분히 기다려줬고, 그러다보니 소위 말하는 AAA(트리플 에이) 대작이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피, 땀, 리셋>에서 EA는 자본주의적 입장을 충실히 이행하는 게임사다.



그러나 모바일 양산형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모두다 비슷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최대한 빠르게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2~3개월만에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변했습니다. 물론 10년전, 20년전에도 게임 제작은 자본의 논리로 움직였지만, 지금은 자본의 논리가 더욱 빠르게 게임 제작자를 압박하는 것이죠. 이로 인해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예술가에서 기계로 바뀌어가는 안타까운 모습을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하지만 모든 게임 개발자들이 자본에 종속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거대 게임회사에서 좋은 조건으로 근무하다가, 자신이 정말 만들고 싶은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서 인디 독립 게임 개발사를 차리는 경우도 <피, 땀, 리셋>에서는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명 <피, 땀, 리셋>은 자본으로 인해 피폐해져가는 게임 산업의 어둡고 비참한 현실을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그 안에서도 희망을 찾고 예술가적인 삶을 추구하는 게임 개발자들의 이야기를 드러냅니다.



<피, 땀, 리셋>의 번역자 권혜정은 "게임에서는 리셋 버튼 한번이면 그동안 쌓아온 각종 경험치가 몽땅 날라가지만, 인생에서는 소중한 경험치와 스킬을 가지고 업그레이드된 캐릭터로 부활해서 새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합니다. 저도 이 책을 통해서 실패와 성공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회복탄력성을 되새기면서 지금도 묵묵히 어려운 상황을 감내하며 게임을 개발하고 있을 국내외 수많은 게임 개발자들을 응원합니다.

 

<피, 땀, 리셋>에서 인상 깊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양한 게임업체와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개발자들의 삶이 서로 연결되면서 게임미시사를 다룹니다.

예를 들면 첫번째 챕터 저니맨에서는 캐리엇(우리에게는 리처드 개리엇으로 유명한)과 함께 울티마 VI를 제작한 워렌 스펙터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워렌 스펙터는 이머시브 심(몰입형 시뮬레이션)의 본질은 1인칭, 가상세계, 시스템몰입형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요. <피, 땀, 리셋>에서는 "플레이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난제를 풀고 장애물을 통과하기 위한 기회를 준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내 게이머에게도 유명한 워렌 스펙터도 사실은 여러 회사를 돌아다니면서( 마치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일감을 받는 저니맨처럼) 어렵게 게임 개발을 했음을 밀도있는 서술로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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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게임 업계에서 예술가적 기질의 창의적인 사람들과 자본가적 입장의 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갈등이 워렌 스펙터의 사례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죽기 살기로 덤벼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었어요." 캐롤라인 스펙터(워렌 스펙터의 부인)는 말했다. (중략) 죽기살기로 덤비는 것의 문제는, 그러다가 실패하면 정말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피, 땀, 리셋>, 40~42쪽

 


결국 워렌 스펙터는 디즈니 밑으로 들어간 정션 포인트에서 <에픽미키>를 성공시키지만, <에픽미키2>는 처참하게 실패하고 맙니다. <에픽미키2>가 망한 이유는 2010년대 초 콘솔 게임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든 탓도 있고, <팜빌>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게임이 수십억 달러를 벌기 때문에 압박감이 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시간에 쫓겨 만들었기 때문이죠. 결국 <에픽미키2>는 <에픽미키>의 닌텐도 위와는 달리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출시되었지만 게이머들에게 외면을 받았습니다.
결국 <에픽미키2>를 제작한지 두달만에 제작사 정션포인트는 폐업을 했습니다. 이처럼 실패한 게임 제작사가 문을 닫는 이야기는 <피, 땀, 리셋>에서 계속 등장합니다.

첫번째 챕터 저니맨과 두번째 챕터 프로젝트 이카루스의 연결고리는 바로 스펙터가 제작했던 <시스템 쇼크>입니다. <시스템쇼크>의 계승작인 <바이오 쇼크>와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를 제작한 2K의 자회사 이래셔널 게임즈(Irrational Games)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결국 켄 레빈이 이래셔널 게임즈를 떠나면서 "단 한 명의 크레에이티브 디렉터가 퇴장하자 모든 것이 끝났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두번째 챕터 프로젝트 이카루스와 세번째 챕터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요? 바로 이래셔널 게임즈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웬 프레이, 포레스트 다울링, 채드 라클레어 등 모두 이래셔널 게임즈에서 함께 근무했던 개발자나 디자이너들입니다. 이들은 The Molasses Flood라는 게임 제작사를 설립합니다. 그래서 <마인크래프트>나 <언더테일>, <스타뷰 밸리> 같은 대박 게임을 만들 꿈을 꿉니다.


하지만 The Molasses Flood가 처음 개발한 <더 플레임 인 더 플러드>는 그저 매주 스팀에서 발매하는 수십여가지의 게임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재밌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더 플레임 인 더 플러드>가 계속 팔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나 과거에 참여했던 고예산 게임들처럼 이번 게임도 발매 뒤 몇주일 동안 수익의 대부분을 거둘 수 있는 줄 알았다. 그건 거의 모든 게임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60달러에 팔리던 시절, 게임스탑이 커다란 포스터를 붙이고, 베스트 바이는 잘 보이는 위치에 게임 재고를 쌓아 놓던 시절의 이야기였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매출이 확꺾이는 날이 온다는 게 <더 플레임 인 더 플러드>를 바라보는 다울링과 프레이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보잘것없는 인디 게임이 아직도 팔리고 있었다. -<피, 땀, 리셋> 151쪽

이처럼 각각의 챕터는 서로 밀접한 연관을 맺으면서 다양한 관점으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그전에는 몰랐던 게임 역사의 거시적인 흐름부터 미시적인 변화까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끊임없이 변화한 게임 업계의 세밀한 유통방식을 꼼꼼하게 다룹니다.

스펙터가 정션 포인트를 세웠던 2004년부터 회사 문을 닫은 2013년 1월 사이에 게임 세계에는 커다란 지각변동이 몇 차례 있었다. 모바일과 페이스북 게임이 떠오르면서 전문가들은 콘솔 게임이 한물 갈 것이라고 믿었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2013년 가을에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 원이 발매되고, 다시 한번 콘솔 게임은 새로운 플레이어 층을 게임의 세계로 초대했다.

그와 동시에 개발 프로그과 디지털 유통망이 보편화되면서 게임을 만들고 발매하는 과정의 장벽이 무너졌다. 2010년 초부터는 더이상 개발자들이 EA나 액티비전 같은 대기업을 통해서만 대형 마트나 게임 전문점(게임스톱)에 게임을 입점시키지 않아도 됐다. 이제는 누구나 게임을 개발하고 스팀이나 엑스박스 라이브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피, 땀, 리셋> 76쪽

<피, 땀, 리셋>은 위처럼 게임 유통 구조의 변화를 다양하게 드러내는데요. 이뿐만이 아니라 텐센트나 넥센이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게임 제작사, 혹은 스위치용으로 출시되는 게임 콘텐츠, 스팀뿐만 아니라 에픽게임즈 스토어와 같은 온라인 유통채널까지 다양한 유통방식을 세밀하고 꼼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의 텐센트나 한국의 넥센, 프랑스의 UBI소프트 등 미국 외의 게임업체도 등장한다.


동시에 게임 업계에 안정감 같은 건 어디에도 없음을 <피, 땀, 리셋>의 저자는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세밀한 묘사를 통해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들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합니다.


아무리 게임을 많이 해보고 배경지식이 많다 하더라도, <피, 땀, 리셋>에 등장하는 모든 게임을 전부다 알수는 없습니다. 모든 게임을 모두 해보지도 않았을 것이고요. 그래서 <피, 땀, 리셋>에 등장하는 게임에 대한 세밀한 묘사도 내용 이해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데요. <피, 땀, 리셋>의 저자 제이슨 슈라이어는 블룸버그 뉴스 기자답게, 또한 <와이어드>에서 오랫동안 게임에 관한 글을 썼던 실력을 발휘하여 매우 이해하기 쉽고 간결하게 게임에 대한 설명을 곁들입니다.

 

<MUD>라고 하는 게임을 개발해 몇 년 뒤 대중에 공개했다. 이 게임은 문자만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문장을 통해 가상 세계를 묘사하고("쇠살대 안에서 불꽃이 이글거린다.") 플레이어가 "서쪽으로 이동" 같은 간단한 명령어로 세계와 소통하는 게임이었다. 캐릭터를 역할을 수행하면서 괴물과 싸우고 마법 물약을 던진다. - <피, 땀, 리셋> 261쪽

 

위 설명은 <MUD>에 관한 설명인데요. 사실 저처럼 머드게임을 해본 사람은 상당히 드물 것입니다. 저는 <단군의 땅>이라는 머드게임을 처음 접했었는데요. 텍스트 기반의 머드 게임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독자라면 머드게임에 대한 이해가 쉽게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독자들을 위해서 <피, 땀, 리셋>의 저자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관한 설명


그뿐만 아니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나 <에픽미키>, <울티마 온라인>과 같은 유명한 게임들에 대한 간략하면서도 명쾌한 설명도 중간에 제시를 합니다. 위의 게임들은 매우 유명한 게임이기는 하나 이제는 고전 게임이라 불릴만 하고(모두 출시된지 20여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저와 같은 30대 후반의 게이머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재 10대나 20대들은 해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이런 고전 게임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한 독자들도 <피, 땀, 리셋>을 읽으면서 저자의 부연 설명을 통해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피, 땀, 리셋> 리뷰를 마치면서 : 다루지 못해 아쉬운 이야기들


사실 <피, 땀, 리셋>리뷰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1970년대말 처음 등장했던 MUD에서부터 시작해서 2020년 이후 게임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중국의 텐센트 이야기까지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피, 땀, 리셋>에는 가득합니다.

게임 개발자 중 상당수는 '모드'를 만들면서 게임 제작에 빠져든다.



특히 저처럼 30대에서 40대 초반까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게임을 즐겨했던 유저들이라면 <피, 땀, 리셋>을 읽으면서 내가 즐겨했던 게임의 이름을 <피, 땀, 리셋>에서 발견하면서 마치 보물을 찾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스웨덴이라면 높은 연봉 대신 안정감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엑스컴> 기반의 슈팅게임을 개발하려던 이래셔널 게임즈는 같은 2K의 자회사인 2K 오스트레일리아에 <엑스컴> 슈팅게임 프로젝트를 넘깁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두번째 챕터 프로젝트 이카루스에서 잠깐 언급하고 있는데요. 네번째 챕터인 사라진 스튜디오에서 2K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013년 8월에 출시한 <엑스컴> 슈팅게임 <더 뷰로 : 기밀 해제된 엑스컴> 제작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렇게 서로의 챕터가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니 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합니다. 이 우승은 한국에서도 매우 유명한데요. 한국인 최초로 김병현(BK)선수가 이때 우승반지를 들었기 때문이죠. (동시에 김병현 선수는 홈런을 맞은 투수로도 유명하죠.)


이때 김병현 선수와 함께 투수로 활약했던 커트 실링 선수가 있습니다. 이 선수 역시 랜디 존슨과 함께 매우 유명합니다. 그런데 커트 실링이 야구선수로 은퇴 후에 38 스튜디오라는 게임회사를 차렸습니다. 그리고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필적하는 게임을 만들려고 했다가 결국 실패한 이야기가 <피, 땀, 리셋>에는 아주 자세하게 등장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재밌는 점이 커트 실링은 사업가로서 실패를 했지만, 김병현은 사업가로서 성공을 했습니다. 현재 김병현 선수는 햄버거 매장을 광주와 서울 청담에서 운영하고 있죠. 이렇게 비하인드 스토리를 <피, 땀, 리셋>를 통해 읽으면서 자신의 배경지식이 있는 만큼 더욱 재밌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바로 <피, 땀, 리셋>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코나미의 위닝20주년 기념 광고가 떠오르기도 했다.

끝으로 게임만큼 세대 차이를 극복하기에 좋은 여가생활은 없는 것 같습니다. 40대를 곧 바라보는 저와 이제 8살인 제 아들이 <피, 땀, 리셋>을 함께 읽으면서 게임 이야기를 하다보니 정말 이번 여름휴가는 너무도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어릴 적 함께 게임을 하던 친구들과 함께 <피, 땀, 리셋>을 읽는다면 추억도 되새기고, 그때 그시절 게임 이야기도 실컷하면서 오랜만에 게임도 함께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피, 땀, 리셋>속에 숨겨진 보물을 찾는 값진 휴가를 즐겨보시기를 추천드리며, <피, 땀, 리셋> 리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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