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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리뷰 (feat. 신뢰는 우리를 움직인다)

동사힐 2022. 7. 21.

<트러스트> 앞표지

혹시 오늘 신용카드를 한번이라도 쓰셨나요? 쓰셨다면 꼭 <트러스트>를 읽어보길 추천드립니다.

 

최근에 <트러스트 : 신뢰는 시장을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읽었습니다.


한빛비즈에서 7월 6일에 신간 <트러스트>를 출간했습니다. 말그대로 이 책의 주제는 신뢰인데요.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알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신뢰가 우리 가운데 어떻게 자리잡게 되었는지 신뢰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신뢰도 꼴찌를 다투는 정치나 언론 분야에 대한 신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구요.

 

 

인간관계에 있어서 개인적인 신뢰도 다루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 책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신뢰의 경제학과 현대경제에서 신뢰를 꼼꼼하게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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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신뢰에 대해서 자세하게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신뢰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면서 동시에 상대에 신뢰가 왜 생기는지 생각해본 적도 별로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신뢰라는 무형의 요소가 우리의 경제를 가능하게 하는데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글의 처음 질문으로 신용카드를 썼냐고 물었는데요. 사실 신용카드 자체가 신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경제의 전형입니다. 그런데 신용카드뿐만이 아니라 조금만 더 생각을 해보면 예를 들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것조차도 신뢰를 하기에 사용하는 것이죠.

<트러스트> 뒷표지


조금 더 예를 들어볼까요? 지금은 전자상거래, 온라인 쇼핑몰 이용에 대해 거리낌이 없습니다. 주저할 이유도 없구요. 그런데 딱 15년전만 해도 아니었습니다.

 

 

초창기 옥션이 처음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전자상거래를 개척해나갈 때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게 물건도 보지 않고 사느냐? 온라인으로 물건 구입했다가 가짜라도 오면 어찌하느냐? 등 수많은 불신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지금은 그러한 불신이 아닌 신뢰로 전자상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이 촉발한 혁신은 너무나 엄청나서 시장에서 신뢰의 역할을 기본부터 바꿔놓았다. -<트러스트> 324쪽

 



최근에 처음으로 아마존 직구를 해보았는데요. 여기에도 수많은 신뢰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저는 아마존에 입주한 한 리테일러로부터 물건을 주문했습니다. 물건 주문을 위해서 저는 한국의 현대카드로 결제를 했지요.

 

 

그 결제 내역만 보고 아마존 리테일러는 한국에 있는 저에게 물건을 배송합니다. 배송하는 것 역시 UPS 외국 물류 업체를 통해서 들어오죠. 수많은 신뢰가 작용합니다. 또한 한국의 현대카드 역시 결제 대금을 원화에서 달러로 환전해서 보냅니다. 사실 화폐 역시 신뢰를 기반으로 생성된 하나의 지불 약속이죠.

 


이처럼 수많은 신뢰로 점철된 하루의 삶들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트러스트>입니다. 미시경제학부터 거시경제학 그리고 행동경제학까지 신뢰를 통해서 경제학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트러스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트러스트>의 저자 벤저민 호

먼저 <트러스트>의 저자 벤저민 호(Benjamin Ho)는 미국 배서칼리지(Vassar College)의 행동경제학 부교수입니다. 스는 스탠퍼드대학과 MIT대학에서 무려 7개의 학위(경제학, 교육학, 정치학, 수학, 컴퓨터 과학, 전기 공학 분야)를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저자가 얼마나 다양한 학문에 해박하며, 그것을 융합하고 연결짓는 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저자는 게임 이론 및 실험 설계와 같은 경제 도구를 사과, 신뢰, 정체성, 불평등 및 기후 변화와 같은 사회의 다양한 주제에 직접 적용하고, 분석하여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합니다. 그 결과로 탄생한 저작이 바로 <트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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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박사 논문 주제는 사과의 경제학(economics of apology)였는데요. 우리가 사과를 하는 이유가 바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입니다. 즉 사과의 동기가 신뢰라는 것이죠. 저자가 <트러스트>를 통해 신뢰를 집중적으로 다룬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는 신뢰는 경제 내 전체 신뢰의 총합이다. 학자들은 이를 사회적 자본이라고 한다. -<트러스트> 219쪽

 

이처럼 경제학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 책의 저자는 미시적 기반으로 신뢰를 주로 다룹니다. 즉 한 집단의 신뢰 총량보다는 두 개인 간의 상호작용의 본질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것이죠.

 

이때 미시경제학자는 당사자들의 신념 체계와 저변에 깔린 서택의 동기를 알고 싶어합니다. 반면에 거시경제학자는 각 행동 패턴의 총합을 궁금해합니다. 그렇지만 미시경제학자는 각 개인의 선택을 결정하는 규칙과 매커니즘을 밝히려고 하죠. 따라서 저자는 개인의 신뢰에 미치는 신념과 동기들을 이 책을 통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마치 빛이 보이는 곳만 집중하는 경제학

 


이 책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린 아이가 부모를 믿게 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선사시대 부족사회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제도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신뢰가 전 세계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다루고 있는데요. 저자는 이러한 신뢰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결국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켰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한 상호연결이 결국 다가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기후이상 지구온난화같은 문제들 말이죠. 이 책을 통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신뢰하고, 상호연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습니다.

 

 

<트러스트>에서 인상 깊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기는 신뢰의 증표로 웃는다

선물을 주고 받는 행위는 인간이 만든 가장 오래된 관습 중 하나며 현대경제의 기초행위가 된다. -<트러스트>30쪽

<트러스트>의 저자는 선물이야말로 현대경제의 기초행위라고 말을 하는데요. 이는 신뢰를 기반으로한 경제행위이기 때문이죠. 선물경제는 상당한 위험성(리스크)을 내포하는데요. 예를 들면 내가 선물을 줘도, 그만큼의 댓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구요. 동시에 내가 고른 선물이 상대방에게 흡족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선물은 아주 오랜 시간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선물경제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호의를 기억하고 누구한테 빚을 지고 있고 누구한테 은혜를 베풀었는지 곧바로 생각해내는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누구한테 빚을 지고 있고, 누구한테 은혜를 베풀었는지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미디어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이것을 기억하는 것이 선물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선물경제를 유지시키고 작동하는 신뢰는 곧 일종의 믿음(내가 주면,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난 믿음)이자 정보의 한 형태(누가 내게 선물을 주었고, 나는 누구에게 주었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신뢰의 문제는 계산의 문제이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룹화와 같은 정보의 단순화가 필요함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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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공유지의 비극의 대표적인 사례다. 지구의 운명이 달려있기 때문에 잘못되면 치러야 할 대가가 엄청나고, 따라서 기대되는 신뢰의 수준 또한 매우 높다. 모든 사람이 자기가 사는 동네 주민뿐 아니라 전 인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을 해야 한다. 사실은 그 이상이다. 우리 모두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인류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 더욱 황당한 것은 우리의 선택으로 미래 인류가 태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공유지의 비극에는 공간적 요소와 시간적 요소가 모두 존재한다. -<트러스트> 145쪽

이 부분도 상당히 인상 깊었는데요. 아무래도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요새 들어 더욱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은 영어로 the tragedy of the commons라고 하는데요.

 

개인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이 충동할 때 개인의 이기심으로 인해 자원이 고갈되는 상황을 뜻합니다. 이처럼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신뢰를 다루는 부분에서 저자는 게임이론과 행동경제학의 이론으로 분석하는 장면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행동경제학과 연결지어서,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합니다.

우리는 부의 절대 수준이 높은 것보다 이웃과 비교해 더 많이 소유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는 소득의 절대 수준보다 임금 인상률이 높으면 더 행복해한다. 전반적인 범죄율이 감소했어도 갑작스레 범죄가 증가하면 심한 공포를 느낀다. 그런데 기후는 천천히 변하는 것이며 기후가 변하는 우리는 금세 거기에 적응한다. -<트러스트>147쪽

 

이처럼 우리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의 적응도와 민감도때문인 것입니다. 기후변화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다보니 우리의 민감도가 쉽게 반응하지 못하면서도, 동시에 우리의 높은 적응도로 인해 전보다 더욱 뜨거운 여름을 이겨내고, 전보다 더욱 추워진 겨울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기후변화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적으로 신뢰에 의존하는 방법인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결국 인류 전체의 문제는 신뢰로만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저자는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행동이 우리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충동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트러스트>182쪽

"Coherent Arbitranriness"(2003) 실험에 따르면 인간의 목적은 자의적 일관성을 취한다고 합니다. 표면적으로 우리의 행동은 일관적이거나 장기적인 목표에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았지만, 연구자들은 아무 의미 없는 간섭 행위만으로도 실험 대상자의 목표를 조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서 우리의 행동이 우리 자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충동에 좌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일관성 그리고 자존감으로까지 연결되는데요. 이것은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신뢰로도 연결됩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트러스트>에서 저자는 인간의 존엄성, 자율성, 사생활이 서로 정체성 경제이론으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요. 저 역시도 이 지점에 매우 동의합니다. 왜냐하면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해 정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무수히 많은 경제학논문이 있습니다. 참고로 애덤 스미스 역시 이러한 내용을 다루는 <도덕감정론>을 1759년에 쓰기도 했습니다. 애덤 스미스는 이 책에서 옷과 집이 달라지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대우가 달라진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열심히 돈을 벌어서 보다 많은 재화를 얻고자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결국 우리가 비싼 옷과 좋은 물건을 가지려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기 위해서라는 것이죠.

과시적 소비와 비과시적 소비



이 부분을 읽으면서 최근에 제가 관심을 갖게 된 테슬라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올해 초 갑자기 테슬라에 저와 와이프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모델3에서 시작해서 모델Y 심지어 모델S까지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결국 경제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선이라고 생각한 모델3를 시승하고, 구입 계약 직전까지 갔습니다.

 

단 돈 100만원만 있으면 우선 계약을 할 수 있었고, 나날이 비싸지는 모델3의 가격을 보면서 (올해초만 하더라도 6만원대였는데 지금은 8천만원 후반을 줘야 합니다.)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죠. 결국 구입을 하려고 했으나 마지막에 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내가 이 차를 사려고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면서 였습니다.



현재 저는 차량 2대를 끄는데 모두 가솔린과 디젤입니다. 그런데 굳이 테슬라를 사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소유하는 차는 둘다 10년이 채 안되었고, 주행거리도 둘다 7만km대입니다. 1년에 1만km도 타지 않죠. 그럼에도불구하고 제가 굳이 차를 바꾸려고 했던 이유는 바로 주변 사람들의 시선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흔히들 이런 말을 하죠. 하차감이 좋은 차를 탄다고. 제가 바로 그런것이었습니다. 지난 3년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만 있다가 이제 자꾸 바깥으로 나가게 되면서 그전에는 신경쓰지 않고 눈에 들어오지 않던 타인의 시선을 자꾸만 신경쓰게 된 것이죠. 그러면서 친환경이 아닌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를 끄는 제 모습을 견디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트러스트 폴 군대에서 유격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무언가 가솔린이나 디젤 차량을 몰면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인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저를 생각할지 모른다는 걱정같은 것이 들었던거죠. 그러면서 어서 빨리 전기차로 바꿔야한다는 조급함이 들었고, 이런 마음이 들면서 특별한 이유없이 그저 다른 브랜드 차량은 전혀 알아보지도 않고 테슬라의 차들만 관심을 갖었던 것입니다.

 

결국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인식(대우)을 받고자 했던 저의 행동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신뢰와는 전혀 관련없는 저의 이러한 고민들이 신기하게도 <트러스트>를 읽으면서 자꾸 떠오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었습니다.



<트러스트> 리뷰를 마치면서 : 비트코인, 가상화폐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18년 가상화폐에 투자해서 1억원 가까운 엄청난 금액을 날렸던 저이기에 블록체인을 다룬 부분도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 책의 초반부에서 블록체인을 다룬다고 미리 공지했기 때문에 저는 가슴이 두근거렸죠. 과연 <트러스트>의 저자인 교수님은 블록체인을 경제학적 관점으로 어떻게 보실까?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먼저 블록체인에 대해 아주 간결한 설명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블록체인의 기본적인 개념은 신뢰를 알고리즘으로 바꾸는 것이다. -<트러스트>325쪽

 

저자는 자신의 책에서 비트코인을 최초의 디지털화폐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것은 틀렸다고 말하면서, 미국 달러를 포함한 현대사회의 대부분 화폐는 거의 다 디지털 화폐라고 말합니다. 디지털화폐로서 전국 및 전 세계에 분포한 은행의 데이터베이스에 기록으로 존재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기존의 화폐와 비트코인의 차이를 아주 쉬운 예시로 설명합니다.

내가 커피 한 잔을 사고 신용카드로 4달러를 결제하면 실제 화폐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키보드 입력으로 은행 간에 화폐가 이동한다. 은행은 내 계좌에서 4달러를 감하고 커피숍 계좌에 4달러를 더하는 것뿐이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지폐다발을 옮기는 일 같은 건 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도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차이점은 거래를 은행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는 것이 아니고 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한 비트코인으로 블록체인에 저장한다는 점이다. -<트러스트>332쪽

블록체인에 저장한다는 말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하나의 서버에 저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 수많은 컴퓨터로 분산해서 저장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은행계좌를 수백만 번 동시에 복사해서 각자 보유하는 것과 같은 원리죠.

 

비트코인과 같은 수많은 블록체인이 나타난 이유는 바로 정부와 중앙은해의 화폐발행에 대한 불신, 즉 신뢰하지 않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어떤 특정한 기관이나 사람에 대한 신뢰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 기술로 보호되고 유지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베네수엘라는 결국 고점에 비트코인을 왕창 사들였죠...



그러면서 저자는 말합니다. 선진국 국민들은 은행을 신뢰하기에 비트코인이나 다른 가상화폐, 암호화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구요. 하지만 은행과 국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비트코인은 매우 유용합니다.

 

다만 비트코인은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극심하게 자산의 가치가 변동하였고 이로인해 극심한 디플레이션(비트코인 가치의 급상승)이나 극심한 인플레이션(비트코인 대폭락)이 생기면서 위험하고 불확실한 자산으로 간주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자는 비트코인의 미래는 조금 더 두고봐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트코인은 은행이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를 불신하는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화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안전성이 알고리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은행보다 더 믿을만해지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알고리즘에 대해 더 많은 신뢰를 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블록체인은 이론상 조작하기 매우 어렵게 설계되었지만, 세상의 불가능은 없는 것처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이 해킹되어 상당한 금액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도 있습니다. 

 

게다가 저자는 해킹을 당할 수 있다면, 과연 수백만 개의 컴퓨터에 저장해야 하는 블록체인은 그 과정에서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저자 스스로도 가상화폐(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자는 블록체인의 미래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이 꼭 지금의 화폐를 대체하지는 못하더라도 블록체인 ICO를 통해서 벤처기업이 투자금을 모집하는데 조금 더 적은 비용으로 모집한다거나 혹은 SNS나 선거 등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내용들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우리가 신뢰하는 대상이 나와 내 주변에서 시작하여 점차 전세계적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는 이제 사람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도 신뢰를 해야 하는 때가 왔습니다. 결국 신뢰의 대상이 점차 확대되어가는 것이죠.

 

이 책을 통해서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하면서도 필수적인 무형 요소인 "신뢰"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더하여 우리가 신뢰를 생각하는 것도 결국은 더욱 나은 의사결정과 선택을 위함이라는 것도 함께 곱씹어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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