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사흘과 나흘(feat. 셋과 넷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동사힐 2022. 4. 2.

사흘과 나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단어다. 실제로 사흘과 나흘을 검색해보면 사흘을 숫자 4을 떠올려서 4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는 질문할 수 있다. 사흘이 4일이라면? 나흘은 며칠일까? 사흘이 4일 되어 버리면 나흘이 설 곳이 없는 것이다.

쉽게 정리하자면,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 엿새 이레 여드레 아흐레 열흘이다.

그래서 사흘은 3일이고, 나흘은 4일이다.

사흘간 나흘째


먼저 '사흘'은 '세 날'을 뜻해요. 예를 들면 '비는 사흘 동안 계속되었다'와 같이 써요. 다음으로 '나흘'은 '네 날'을 뜻하는데 '나는 나흘을 고향에서 보냈다'와 같이 써요.

이는 사흘의 '사'가 '서(三)'에서 모음 변화를 일으킨 것이고, 나흘의 '나'는 '너(四)'가 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1일은 하루, 2일은 이틀, 3일은 사흘, 4일은 나흘, 5일은 닷새, 6일은 엿새, 7일은 이레, 8일은 여드레, 9일은 아흐레, 10일은 열흘이라고 한답니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의 글에서

사흘과 나흘을 검색하면 그저 사흘은 3일이고 나흘은 4일이다라는 설명만 찾을 수 있지만, 왜 사흘이 3일이고 나흘이 4일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선생님께서 사흘이 3일이고 나흘이 4일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유인즉슨, 사흘의 ‘사’는 ‘서’에서 변한 것이다. 숫자 3은 석삼이라고도 하는데, 지금의 셋이다.

즉 ‘셋’ ‘석’ ‘서’ ‘사’ 모두 순우리말로 3을 뜻한다.

3을 ‘삼’이라고 읽는 것은 순우리말 고유어가 아닌 한자어로 숫자를 읽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흘의 ‘나’는 ‘너’에서 유래한 것이다 숫자 4는 넉사라고도 하는데, 지금의 넷이다.

즉 ‘넷’ ‘넉’ ‘너’ ‘나’ 모두 순우리말로 4를 뜻한다.

4를 ‘사’라고 읽는 것은 순우리말 고유어가 아닌 한자어로 숫자를 읽는 것이다.

그러면 이제 순우리말 고유어 숫자와 한자어 숫자를 비교해보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은 순우리말 고유어 숫자다.

일 이 삼 사 오 육 칠 팔 구 십은 한자어 숫자다.

이것을 명확하게 구분하면 사흘과 나흘이 각각 3일이고 4일이라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아직도 어렵다면, 사흘의 ㅅ을 보고 셋을 떠올리고 나흘의 ㄴ을 보고 넷을 떠올리길 바란다. 그러면 더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최근에 이주윤 작가가 쓴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을 읽고 있다. 정말 재밌고 유쾌하게 그러면서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맞춤법을 설명한 책이다.

수많은 맞춤법과 어법, 정서법 책을 읽어 보았지만 이렇게 깔깔 웃으면서 읽은 책은 처음이다. 오죽하면 맞춤법 책인데 벌써 8쇄가 인쇄되었다. 그만큼 인기 있다는 뜻이다.

이틀과 2틀

이 책에서 이틀과 2틀이라는 챕터가 있다. 당연히 2틀이 아니고, 이틀이다. 하루 2틀도 아니고, 실제 있을 법한 대화를 카톡 형태로 구현한 이미지가 독자의 눈길을 끈다.

사흘과 나흘

그리고 여기서는 사흘과 나흘을 구분하는 예를 들기 위해서 완전 옛날 이야기를 예로 든다. 이거 알면 진짜 나와 비슷한 동년배다.

한 놈, 두시기, 석 삼, 너구리, 오징어, 육개장, 칠면조, 팔보채, 구봉서, 십장생이라니!!

이어서 사전적 의미까지 설명함으로써 독자의 완전한 이해까지 돕는다.

저처럼 맞춤법에 고민이 많은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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