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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PPL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사극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보았다고?(feat. 90년생 이대리를 웃게 하는 방법)

동사힐 2022. 3. 10.

1. PPL을 찾아보라고 했더니 사극 드라마를 본다고?


얼마 전에 제 친구에게 들었던 일입니다. 제 친구는 요새 꽤 핫한 스케일업에서 디자인 팀장으로 근무를 하고 있는데요.  새로 들어온 인턴 디자이너 팀원에게 팀장은 PPL 관련해서 요즘 20대들이 좋아하는 드라마에 관한 의견을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 팀원은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대답을 했는데, 이게 왠걸 그날 이후로 다른 업무는 안하고 업무시간에 드라마만 주구장창 보고 앉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팀장을 더 당황스럽게 했던 건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디자이너가 회사에서 열심히 본 드라마는 바로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이었습니다. 그래서 팀장은 팀원을 불러서 타일렀습니다.

"아니, 회사에 와서 드라마만 보고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팀장님께서 요즘 20대들이 좋아하는 드라마 분석하라고 업무를 주셔서 본 것인데요?"

"내가 언제 업무시간에 드라마를 보라고 했나요? 그리고 PPL 관련해서 의견을 물었잖아요. 사극에 PPL이 어딨습니까?"

"프로젝트 관련해서 물으셨으니까 당연히 업무 아닌가요? 그리고 20대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물으신거잖아요. 요새 가장 인기 있는 드라마에 PPL이 어떻게 나오는지 확인하려고 업무 시간에 본 건데, 도대체 무슨 문제인건가요?"

결국 팀장은 말문이 막혀서 더이상 말을 못했다고 합니다. 제 친구 팀장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당연히 팀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회사에서 업무 시간에 드라마를 볼 생각을 했을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MZ세대로 대표되는 20,30세대 특히 90년대생들을 40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저에게는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앞뒤 맥락도 이해하지 못하고, 너무나 개인적인 세대. 자기만 생각해서 근시안적 사고를 갖고 있는 답답한 사람처럼만 느껴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사안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분노하고, SNS, 유튜브 그리고 가짜 뉴스 등에 쉽게 휘둘리는 그런 철없는 세대라는 생각을 전부터 쭉 해왔기 때문에 정말 말그대로 '노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 '80년생 김팀장과 90년생 이대리가 웃으며 일할 수 있을까?


그런데 최근에 한빛 리더스클럽 7기를 통해서 읽게 된 책 '80년생 김팀장과 90년생 이대리가 웃으며 일하는 법'을 읽으면서 제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얼마나 제가 말그대로 꼰대적 사고를 갖고 판단하고 말을 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먼저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 김범준의 사례가 너무나 깊게 와닿았습니다. 

김범준 : "이번 주말에 뭐 할 겁니까?"

방청객 :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갈 거에요."

김범준 : "조직에선 이분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함부로 말하면 안 됩니다. 그럴 땐 말이죠. 이렇게 말해야 해요."

실수였습니다. 그분은 어쩔 수 없이 말하게 된 자신의 사생활을 생전 처음 보는 한 강사로부터 통째로 부정되는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사생활이 타인에 의해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불쾌한데 '지적질'까지 받았으니. 과연 그분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저의 태도에 극히 문제가 있었음을 이후 알게 되었고, 그 후로는 그동안 제가 알고 경험했던 경험들, 타성에 젖어 있었던 선입견으로 젊은 세대를 함부로 타박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80년생 김팀장과 90년생 이대리가 웃으며 일하는 법' 8~9쪽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두가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첫째는 대개 강사는 방청객에 우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통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이런 일방적인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방청객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흔히 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실제로 이 책을 보면 90년대생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이미 김범준 작가는 누구보다 들으려고 준비되어 있는 '난' 사람인 것이죠.

두번째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떻게 자신의 말과 행동에서 잘못된 부분을 찾게 되었는지 그 변화의 계기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위 대화를 보면 매우 사소한 질문을 김범준 작가가 방청객에게 던졌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강의 내용과 연결되는 질문이었습니다. 작가의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한 의도적 질문이었던 것이죠. 이런 경우 잘못되었다고 스스로 판단하기 너무나 어렵습니다. 보통 사람이 변하는 경우는 '죽기 직전이거나', '완전 바닥으로 떨어졌을 경우'가 아니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한 번 정해진 사고방식은 쉽게 바뀌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런데 김범준 작가는 어떤 계기로 자신의 질문이 잘못 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었을까요? 그 변화의 계기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변화를 닮고 싶었습니다.

 

3. 90년생 이대리를 웃게 하려면, 먼저 존중하라


이 궁금증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답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김범준 작가가 이런 변화를 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듣는' 자세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는 김범준 작가가 직접 만나서 들은 수많은 90년대 생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김범준 작가는 90년대생을 가르쳐야 할 계몽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고, 90년대생을 배워야 할 존재로 인식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바로 이 태도였습니다. 90년대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감정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 그 태도입니다. 어설프게 90년대생을 아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게 듣고 배우려는 태도를 지니는 것. 그게 소통의 열쇠였고, 변화의 핵심이었습니다.

최근에 유시민 작가가 방송에서 한 말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유시민 말하기를

매 세대는 그전 세대보다 똑똑합니다. 기성세대한테 물어봤자 답을 몰라요. 청년들은 자기가 답을 찾고 부딪쳐야 바뀌지 기성세대한테 물어봤자 이용만 당합니다. 해달라고 하지 말고 하세요. 그래야 바뀝니다.

 

유시민 작가의 이 말과 김범준 작가의 생각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보다 어린 세대에게 배울 것이 있다는 그 생각, 90년생은 가르침과 교화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과 배움의 대상이라는 그 생각. 특히 이런 생각을 배움으로 가득차 있는 유시민 작가와 같은 지적인 분들이 갖는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울 뿐입니다.

이 태도를 나와 같은 기존 세대들이 조금이라도 갖게 된다면 분명 세대간의 갈등이 아닌 통합의 시대로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 요즘에도 이런 팀장이 있단 말이야?


요즘에도 이런 팀장, 아니 어쩌면 이것보다 더 심한 사람들도 수두룩할 것입니다. 책이라서 분명 순화되었을테니까요. 항상 현실은 책보다 더 끔찍하기 마련입니다.

문제를 발견한 사람한테 해결까지 하라고 하면, 다시는 문제를 발견하지 않는다.
김차장은 평소에 자신이 하는 행동을 돌아봐야 한다.

 

처음부터 작년 문서 있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아직도 회사와 나를 구분하지 못하다니.
팀장이 이대리라고 먼저 생각해보세요.
힘들 것 같으면 애초에 주지 말라고.
허심탄회 말하라고 해서 말한건데 무슨 잘못?

 

팀원의 말을 듣지 않는 팀장은 자격이 없다.
상품 기획에 관련된 책을 쓰는 것이 곧 직무 능력 향상일 것이다.

 

왜 일은 잘하는 사람에게만 몰리는가?
팀장님 인생은 이미 진작에 포기한거 아닌가요?

예전에 마케터, 이런 일까지 해봤다!라는 주제로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온갖 불합리한 일들을 겪었던 마케터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스프레드시트를 보았습니다. 지금은 권한이 닫혀 있어서, 권한을 허락받은 사람만 볼 수 있는데요. 정말 지금 동시대에 일어나는 일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도 안되는 일들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걸 보면, 사실 위에 적힌 내용들은 순한 맛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cr0tmjFwSNX9VHw1btS9ht-_kmiTDv804w9OrI9TF5s/edit?pli=1&fbclid=IwAR3xW9xHF-vVhJRjwCgsDa-8rkSefQruOahi_nJZzBCGGps_OoGeiS69ljY#gid=0 

 

Google Sheets - 스프레드시트를 작성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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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팀원과 소통하기 원하는 팀장에게 김범준 작가가 전하는 30가지 팁


끝으로 김범준 작가가 팀원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팀장에게 전하는 30가지 팁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출처는 책 80년생 김팀장과 90년생 이대리가 웃으며 일하는 법에 발췌를 했고요, 본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것도 있지만 제가 약간의 수정을 한 문장도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참고하고 싶으신 분들은 김범준 작가의 책 80년생 김팀장과 90년생 이대리가 웃으며 일하는 법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유합니다. 

  1. 묻기 전까지는 입을 다물어야 한다. -24쪽
  2. 회식은 또 다른 야근 -26쪽
  3. 팀장이 가장 멋있었던 경우는 "같이 프로젝트 진행했던 친한 동기들과 맛있는 저녁 드세요"라면서 법인카드를 건넸을 때. -27쪽
  4. 90년대생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90년대생과 함께 일하는 방법에 관한 한 자격미달 -32쪽
  5. 듣기 거북한 말도 포용력있게 받아서 공감, 존중해주는 것이 선배의 몫 -43쪽
  6. 문제를 발견한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게 아니라 적당한 담당자를 선정하는 것이 팀장의 역할 -48쪽
  7. 팀장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듣지 못했던 말을 듣게 됨으로써 우리 조직의 성장 무기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49쪽
  8. '존재 그 자체로, 권력이 꼰대를 만드는 것' -64쪽
  9. 거친 질책보다는 적절한 인정과 격려, 칭찬과 응원 -83쪽
  10. 스킨십은 격려가 아니라 지저분하고 더러운 성추행 -89쪽
  11.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한다고 해서 직장 내 소통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MBA까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부하 직원과의 소통과 협업에는 실패했다. -94쪽
  12.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소통의 도구부터 합의하자. -101쪽
  13. 90년생은 자신의 필요, 성장과 관련해서 매우 영리하다. 자신의 성과와 직결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건 인지상정 -103쪽
  14.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것 -110쪽
  15. 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121쪽
  16. 악착같이 강점을 찾아내자. -130쪽
  17. 회식 자리에서, 만남의 자리에서 핸드폰만 들여다 보고 있는건, 내가 그만큼 상대방에게 흥미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증거 -131쪽
  18. 업무 배분부터 세심하게 해야 한다. -143쪽
  19. 후배나 조직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따르지 않으면 지치거나 쉽게 짜증을 내는 팀장은 꼰대다. -148쪽
  20. 문제를 해결하는 화법 "야근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153쪽
  21. 자신의 위치나 지위를 내세워 자신보다 약자를 가르치려고만 드는 꼰대 -161쪽
  22. 팀원의 잘못은 모두 팀장의 책임. "팀장인 내가 제때 피드백을 해주지 못해 미안합니다."라고 사과할 줄 알아야 한다. -167쪽
  23. "나는 이 대리가 걱정이야. 하지만 그래도 이 대리의 역량을 나는 믿고 있어. 이 대리의 능력이 부족해서 실패한 게 아니야. 우리 조직의 시스템에도 분명히 책임이 있었어."라고 말하는 팀장을 만나고 싶다. -204쪽
  24. 말의 길이는 10분을 넘지 않으면서, 실시간 소통을 통해 공감을 하고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214쪽
  25. '아 내가 더 이해해야겠구나. 내가 더 알아내야겠구나. 더 공부해야겠구나.' 결국 팀원을 이끌고 원하는 목적지로 가야 할 사람은 팀장이라는 것을. -231쪽
  26. 워라밸 하나만 제대로 제공해도 90년생과 함께 일할 수 있다. -248쪽
  27. 90년대생이 실패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처리하는지, 낙담했는지 물러섰는지 등을 세심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애정 어린 조언도 할 수 있게 된다. -253쪽
  28. 실패와 실패에 대한 대응이 모여 한 사람의 생애를 결정한다. -253쪽
  29. 90년대생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팁 세가지. 첫째, 절대 화를 표현하지 않는다. 둘째, 나의 기준을 말한다. 셋째, 그의 기준을 듣는다. -254쪽
  30. 반성합니다. 지금 90년대생은 제가 못해낸 것들을 이루는 사람입니다. -267쪽

위와 같이 김범준 작가는 부드러우면서도 직설적인 화법과 실제 90년대생의 다양한 목소리를 이 책에 담음으로써 90년대생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존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책을 쓴 김범준 작가와 이 책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줌으로써 배울 수 있게 해준 90년대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도 저의 후배들, 새로운 세대들을 새롭게 바라보고 존중하면서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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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테크 기업 전문 취업 전략 컨설턴트이자 생애 로드맵 설계가인, 작가 동사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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