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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한 개발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하는 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이름만 대면 아는 기업에 입사한 지 5개월만이었다.
그는 4개월 동안 입사 교육을 받고,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는데, 그가 이직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매일 밤 11시까지 반복되는 야근때문도 아니었고, 투입된 프로젝트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도 아니었다. 더더욱 연봉때문은 아니었다.
바로 PM때문이었다. 하필이면 회사 내에서도 최악으로 소문난 PM이었는데, 그 PM의 팀으로 발령 받았고, 설마했는데 그 PM은 소문보다 더 무능했다.
그 PM의 만행을 있는 그대로는 적을 수 없으나 개략적으로 적으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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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함
-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된 일정 수립
- 6개월 내에 완성할 수 없는 프로젝트임에도 6개월내에 완성하겠다고 기안
-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해결되었다고 거짓보고
- 인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인력 보충 요청을 하지 않음
- 고급 개발자를 끌어오지 못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을 다른 팀에 뺏김
- 팀원에게 A라는 내용의 보고를 하도록 하게 만든 뒤에 자신이 시켰음에도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팀원에게 책임을 전가
- 애초에 일정을 잘못 수립했음에도 PM으로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가혹한 야근을 강제
- 조금만 일찍 퇴근하려고 하거나 지속적인 야근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병가를 쓰려고 하면 폭언과 욕설을 퍼부음
이외에도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쓰면 안되기에 이 정도만 적으려고 한다. 이런 무능력한 PM밑에서 일하는 팀원들의 사기는 이미 땅에 떨어졌고, 사무실은 마치 스터디카페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이니 어느 누가 행복할까? 하루하루가 지옥 같기만 한 상황일 것이다. 다만, 어느 누구도 쉽게 그만두거나 나가지 못하는 것은 바로 책임감 때문이었다.
나에게 말을 꺼낸 개발자 역시 하루라도 팀을 옮기거나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남게 될 다른 팀원들이 고생하는 것이 눈에 보여 고민된다는 것이다.
난 그 개발자에게 차마 이직을 하라고도, 조금만 더 버티라고도 말해줄 수는 없었다. 다만 나에게 털어놓음으로써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메타인지하고 감정적으로도 승화되기를 바라면서, 그저 힘내라는 위로의 말 그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전부였다.
다만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팀의 PM은 완전히 자질 부족한 무능력한 리더이며, 그 PM을 이도 저도 못하는 그 기업에는 조직 관리 인사 운영에 있어서 무언가 총체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PM에게는 여러 역량이 요구되지만, 그 PM은 문제파악능력도 없었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없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이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책임지는 태도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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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자신이 책임질 부분을 다른 팀원에게 전가시키는 그런 태도는 사실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인성 태도 에티튜드이고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으로 자질이다. 기본이 안되어있는 그 사람을 PM의 자리에 둔다는 것에서 그 기업의 인사고과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기업과 팀에서는 직책에 따라 책임지는 범위가 정해져 있다. 자신의 바운더리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 안에서 충분히 책임지고, 자신의 책임 영역 밖은 상부에 보고하는 것, 이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일잘러가 될 수 있다.
이런 기초적인 것조차 모르는 그 PM이 제발 하루빨리 기본부터 배우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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