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감

책임지지 않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다(feat. 부족한 능력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무능한 리더의 가장 큰 문제다)

동사힐 2022. 2. 15.
이런 조직 문화는 아직 우리에겐 먼 일일까?

최근에 한 개발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진지하게 이직을 고민하는 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이름만 대면 아는 기업에 입사한 지 5개월만이었다.

그는 4개월 동안 입사 교육을 받고, 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는데, 그가 이직을 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매일 밤 11시까지 반복되는 야근때문도 아니었고, 투입된 프로젝트의 난이도가 높기 때문도 아니었다. 더더욱 연봉때문은 아니었다.

바로 PM때문이었다. 하필이면 회사 내에서도 최악으로 소문난 PM이었는데, 그 PM의 팀으로 발령 받았고,  설마했는데 그 PM은 소문보다 더 무능했다.

그 PM의 만행을 있는 그대로는 적을 수 없으나 개략적으로 적으면 다음과 같다.

좋은 PM을 만나는 것이 최고의 복지다


  • 문제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함
  •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된 일정 수립
  • 6개월 내에 완성할 수 없는 프로젝트임에도 6개월내에 완성하겠다고 기안
  •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해결되었다고 거짓보고
  • 인력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인력 보충 요청을 하지 않음
  • 고급 개발자를 끌어오지 못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을 다른 팀에 뺏김
  • 팀원에게 A라는 내용의 보고를 하도록 하게 만든 뒤에 자신이 시켰음에도 자신이 책임지지 않고 팀원에게 책임을 전가
  • 애초에 일정을 잘못 수립했음에도 PM으로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팀원들에게 가혹한 야근을 강제
  • 조금만 일찍 퇴근하려고 하거나 지속적인 야근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병가를 쓰려고 하면 폭언과 욕설을 퍼부음


이외에도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쓰면 안되기에 이 정도만 적으려고 한다. 이런 무능력한 PM밑에서 일하는 팀원들의 사기는 이미 땅에 떨어졌고, 사무실은 마치 스터디카페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이니 어느 누가 행복할까? 하루하루가 지옥 같기만 한 상황일 것이다. 다만, 어느 누구도 쉽게 그만두거나 나가지 못하는 것은 바로 책임감 때문이었다.

나에게 말을 꺼낸 개발자 역시 하루라도 팀을 옮기거나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남게 될 다른 팀원들이 고생하는 것이 눈에 보여 고민된다는 것이다.

난 그 개발자에게 차마 이직을 하라고도, 조금만 더 버티라고도 말해줄 수는 없었다. 다만 나에게 털어놓음으로써 조금이라도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메타인지하고 감정적으로도 승화되기를 바라면서, 그저 힘내라는 위로의 말 그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전부였다.

다만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은 그 팀의 PM은 완전히 자질 부족한 무능력한 리더이며, 그 PM을 이도 저도 못하는 그 기업에는 조직 관리 인사 운영에 있어서 무언가 총체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PM에게는 여러 역량이 요구되지만, 그 PM은 문제파악능력도 없었고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없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신이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책임지는  태도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제발 직책은 상하 구분이 아니라, 기능적 구분이라고 생각하자


적어도 자신이 책임질 부분을 다른 팀원에게 전가시키는 그런 태도는 사실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인성 태도 에티튜드이고 사회생활에서 요구되는 기본적으로 자질이다. 기본이 안되어있는 그 사람을 PM의 자리에 둔다는 것에서 그 기업의 인사고과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기업과 팀에서는 직책에 따라 책임지는 범위가 정해져 있다. 자신의 바운더리를 정확히 인지하고, 그 안에서 충분히 책임지고, 자신의 책임 영역 밖은 상부에 보고하는 것, 이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일잘러가 될 수 있다.

이런 기초적인 것조차 모르는 그 PM이 제발 하루빨리 기본부터 배우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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