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감

빛나는 새벽 배송을 바라보며(feat. 쿠팡으로 플렉스하던 친구가 떠오르는 밤)

동사힐 2022. 2. 10.

새벽녘에 잠이 오지 않아 바라본 바깥. 평소 같으면 아파트 불빛과 어우러진 밤하늘이 눈에 들어왔을텐데, 우연치 않게 새벽 배송 차량을 발견했다.

그렇다. 사실 내가 잠을 자고 있는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깨어 일하고, 공부하며 미래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내가 아무리 새벽 일찍 미라클모닝을 해서 기상을 하더라도


이미 누군가는 나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새벽 첫차를 타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알 것이다.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운전하는 기사님. 나보다 먼저 탑승한 손님.

모두가 그렇게 나보다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한 사람이다.

하물며 내가 방금 바라본 새벽배송 기사님은 누구보다 더 빠르게 하루를 살아 내고 있다.

이제 노동의 시간은 정해진 범위를 넘어섰다. 24시간 돌아가는 영업장, 새벽 배송 그리고 지금도 멈추지 않는 비트코인 가상화폐 거래창까지.

최근 2-3년의 화두가 경제적 자유. 수익 자동화. 자면서도 돈이 벌리는 시스템 만들기 등인데, 결국에는 이러한 노동의 확장과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 끊임없이 누군가는 일을 하는 이 상황에서 내가 일하지 않아도, 나 대신 일하여 나의 자산을 늘려주는 구조. 돈이 돈을 벌게 만드는 파이프라인 구축하기.

그게 힘들다면, 당장 이렇게 새벽 소중한 시간에 허송세월하며 하루를 허랑방탕하게 낭비할 바에는 쿠팡플렉스라도 한 번 해보자. 시간의 소중함을 무던히 깨우칠테니까.

조그만한 자영업을 하는 친한 친구가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사업이 무척 어려워 쿠팡플렉스를 잠깐 했었다고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사실 나에게 쿠팡플렉스를 했었다고 말을 먼저 꺼내진 않았었다. 내가 어떻게 알게 되었냐면…

재작년 말 친구 딸래미 3살 생일 기념으로 쿠팡에서 선물을 하나 친구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냈는데, 친구가 문자를 받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었다.

알고 봤더니, 친구가 잠깐 쿠팡플렉스를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는데, 쿠팡플렉스를 하라고 계속 연락이 와서 쿠팡 번호를 차단했던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쿠핑을 통해 보낸 선물 메시지도 잔송이 안되었던 것!

그때 난 꽤 충격을 먹었다. BMW520d로 쿠팡플렉스를 하는 친구의 모습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의의의 순간들을 기억하고 기록하자. 언젠가 분명 의미있는 시간들로 연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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