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휴머니즘 광고, 감성속에 숨겨져 있는 자본의 논리(feat. 삼성생명은 당신의 생명이 아닌 당신의 돈에 관심이 있을 뿐)

동사힐 2021. 10. 27.

현대사회는 광고의 홍수라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첨병으로서 광고는 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기에 현대 시대의 생활상과 가치관, 문화를 단적으로 반영한다. 현대사회 속에서 개인은 신문, 잡지, 라디오, TV, 인터넷, 지하철, 버스, 옥외광고, 전단지, 모바일 등등 다양한 매체를 접하게 되는데 그러한 매체속에서 광고는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삶속에 스며들어 있다. Twichell(2001)은 현대사회속 개인이 물고기라면 광고는 물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물고기가 인지력을 지니고 있어도 물고기가 살고 있는 물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광고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은 광고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그 속에 묻혀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언급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개인의 시선이 닿는 곳에 항상 광고가 존재한다. 대개는 광고를 너무나 순진한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한 광고의 이면에는 자본의 논리가 숨어 있다.

최근의 사회 이슈중 독일월드컵은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월드컵속에서도 수없이 많은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광고가 우리가 예상치 못하는 곳에서 잘 인식하지 못하게 존재한다. 축구경기중에도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펜스속 광고들, 경기 중간에 등장하는 광고, 후원형식의 간접광고들. 그 뿐만이 아니다. 순수한 응원 모임의 형식으로 발촉했던 붉은 악마의 경우 이제는 거대 자본의 흐름에 휘둘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무엇이든 자본의 논리속에서 기업의 입장에서 이익이 되고, 이미지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자본이 개입하며 그 순수성은 사라지고, 그것은 광고의 매체로서 전락하고 만다. 여기서 광고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월드컵과 같은 거대한 행사속에서 집단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은 함몰되기 마련이며 그 속에서 광고는 개인으로 하여금 무비판적인 수용을 가능케 하며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킨다. 광고를 광고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언제까지 순진한 시각으로 광고를 바라보기만 할 것인가?

각설하고, 본고에서는 우선 단기적인 사회적 현상인 월드컵과 관련된 광고는 제외한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광고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러한 부분을 언급하기 위해서 감성에 호소하는 휴머니즘 광고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한 광고 내용을 살펴본 후에 그러한 내용이 우리의 어떤 현실과 연관이 되는지 살펴보고 왜 이러한 광고가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광고가 갖게 되는 긍정적인 기능과 부정적 기능을 살펴보고 그러한 광고를 어떠한 관점으로 살펴 볼 것인지에 대해서 매우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삼성생명 - ‘딸의 인생은 길다’ 편

https://youtu.be/_xKO4mx1z_A

삼성생명 브라보 유어 라이프 '인생을 길기에 딸'편

본고에서 살펴 볼 광고는 삼성생명의 딸의 인생은 길다편이다. 이는 지면 광고와 TV광고등이 병행되어 진행된 삼성생명의 이미지 광고라 할 수 있다. TV 광고에서는 아버지가 딸의 등을 톡 건드리자, 딸은 브래지어가 신경쓰이는 눈치를 보인다. 그러면서 딸이 어느새 여자가 되었다라는 멘트와 함께 딸의 인생은 길다라는 카피가 나오면서 Bravo Your Life로 광고는 끝을 맺는다.

TV광고는 이와 같은 내용이며 지면광고의 경우 다음과 같다. 해맑지만 약간은 수줍은 미소를 짓는 딸의 얼굴과 함께 딸에 대해 생각하는 아버지의 멘트가 옆에 기술되어 있다. 어느새 여자가 된 딸의 앞날을 생각하며 행복을 빌어주는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은 광고를 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을 갖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10대의 딸을 두고 있는 아버지가 본다면 상당히 공감을 하며 자신의 딸을 떠올리게 될 것이고, 성인이 된 딸을 둔 아버지라면 딸의 어렸을 때를 떠올리며 흐뭇한 감정을 갖게 될 것이다. 아버지의 입장이 아니라 할 지라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삼성생명 광고 속 배우는 박은빈이다.

이러한 광고의 효과로 인해서 삼성생명 딸의 인생은 길다편은 2005년에 최우수 광고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현대사회속에서 점차 해체되어가는 가족의 현실속에서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광고를 보고 나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이 바로 휴머니즘이 살아있는 광고이다. 이 광고에서처럼 가족중심, 인간중심 등 따뜻한 일상의 삶이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광고를 보면서 마음이 흐뭇해지고 감동이 몰려온다. 또한 앞에서 언급했듯이 광고를 보는 사람마다 자신의 배경지식, 정서, 경험 등에 따라서 다양한 생각이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이 광고는 휴머니즘을 밑바탕에 깔고 있으면서도 심각한 언어오용도 나타난다. 광고언어에 나타난 언어오용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물론 광고가 교과서처럼 모범적으로만 만들어지기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너무나 대중에게 가깝게 있으므로 언어사용의 오용을 이끌어낼 수 있으므로 특별히 주의를 요하는 일이다. 위의 자료에서는 지나친 영어 사용을 지적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경향은 계속 심화되는 현상이다. 예전에는 단어만 쓰이던 것이 이제는 이 광고에서의 Bravo your life와 같이 문장으로 쓰이고 있는데, 대한민국 남녀노소 누구나 영어를 해야 광고도 알아듣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 광고속에서 영어카피가 등장하지 않는 광고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러한 언어오용은 세계화, 글로벌화라는 명목하에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는 영어뿐만이 아니라 한자 문화권을 겨냥한 중국어, 일본어 등 한자를 통해서도 일어나고 있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이제 이러한 광고가 등장한 배경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5월 가정의 달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뉴스를 장식하는 것은 가정이 붕괴되고 무너져 가는 모습들이다. 이렇게 가족간의 소통이 사라지는 현실속에서 삼성생명 광고는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처럼 휴머니즘 광고가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것의 진실성에 있다. 언제부터인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속에서 가족간의 소통은 단절되고 아버지가 딸을 성추행을 하는 등의 무서운 세상속에서 이러한 아버지의 딸에 대한 마음은 감동을 준다.

이러한 광고는 사람들의 아날로그적 정서를 되찾아줄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 쇄신에도 큰 효과가 있다. 거기에 광고 제작비가 저렴하기까지 하다. 이와 같이 소비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휴머니즘광고는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광고가 더 이상 앞선 기능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사람 내면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미지 구축은 곧 매출 증대로 직결된다. 즉 점차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에 깊게 와닿을수 있게 하기 위하여 이러한 휴머니즘 광고가 점점 등장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휴머니즘 광고를 순진한 눈으로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이런 휴머니즘의 광고는 순간 그 제품 혹은 기업에 대해서 정확하고 올바른 시각을 확보하지 못하게 한다. 사람은 매사에 감정이 개입하면 완전히 이성적 사고를 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결국 휴머니즘 광고는 기업의 이윤 창출 즉 자본의 목적을 가리기 위한 눈속임의 수단이 되며 이성적 사고를 방해하는 수단이 된다. 제품의 정확한 판단과 기업의 이미지등을 단순히 광고에서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를 통해서 가능케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동시에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가족간의 소통이 단절되고, 아버지는 딸의 얼굴조차 오랫동안 보지 못하는게 현실인데, 이러한 현실을 가려버린다. 과연 가족의 모습이 현재 어떠한지 생각해 본다면 이 광고가 과연 현실을 정확하게 그려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

결국 순진한 눈으로 이러한 광고를 바라보게 된다면 고스란히 자본의 논리에 넘어가는 것이며, 이제는 가족의 소통조차도 딸의 장래조차도 이윤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광고로 이용되어 감동을 자아내는 연출로서 이용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이 시점에서 광고가 갖는 본래의 기능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면 이러한 광고의 문제점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그러면 2005년으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 2021년 삼성생명의 광고는 어떨까?

 

삼성생명 - ‘우주시대에도 다 맞춘 보험’ 

https://youtu.be/aVBYmjmJY_I

2021년 8월에 론칭한 삼성생명의 광고다. 이제는 우주까지 나아갔다. 인생맞춤, 우주보험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이와 같은 광고를 만들었다.

삼성생명 창립일은 1957년이다.

2005년의 휴머니즘을 넘어서, 이제는 우주로 나아가고 있는 삼성생명 광고.

1588구역 3114는 무엇일까요?
삼성생명 통합고객센터 번호가 1588-3114이다.

어떤 기사에서는 무척 참신한 것처럼 포장하지만, 너무나 뻔하고 유치한 광고 수준.

SCH DR-74호 멋져 보이지만,,,

스페이스 셔틀 역시 알고보면 삼성생명 주소일뿐이다.

삼성생명은 서초대로 74길에 있다.

그러면 이러한 광고가 과연 광고로서 의미가 있을까?

2005년의 휴머니즘 광고나 2021년의 우주 광고나 본질은 같다. 결국 광고로서 본연의 기능을 전혀 하고 있지 못하다. 어디에도 삼성생명의 상품이 뛰어나다거나 보험 가입자의 생명을 다른 보험사보다 더 우대해준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

그저 광고를 보는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데만 집중하고 있다. 2005년에는 휴머니즘이었다면, 2021년에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현란한 CG로 말이다. 결국 삼성생명은 광고를 통해서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우리 회사는 당신의 생명이 아닌 당신의 돈에 관심이 있을 뿐!

 

과연 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광고로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까 궁금해진다.

반응형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