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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이야기>리뷰(feat. 원소 주기율표랑 나랑 무슨 상관인가요?)

동사힐 2022. 7. 18.

<원소이야기> 앞표지

최근에 <원소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지난 7월 5일 한빛비즈에서 오랜만에 과학 신간이 나왔습니다. 바로 영국의 과학교사인 팀 제임스가 집필한 <원소이야기>입니다. 사실 한빛비즈는 경제, 인문 등의 책뿐만 아니라 과학 분야에서도 탁월한 서적을 많이 출간했는데요. 특히 저는 한빛비즈의 과학 교양툰 시리즈를 엄청나게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재밌으면서도 그 내용의 깊이가 깊고, 매우 신뢰할만한 내용으로 가득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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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한빛비즈에서 출간하는 과학책들은 대개 꼼꼼한 참고문헌은 기본이라 더욱 신뢰가 갑니다. 저는 항상 어떤 책이든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바로 참고문헌인데요. 특히 과학 분야일수록 믿을만한 논문이나 자료들을 근거로 책을 썼는지 꼭 확인합니다. 특히 유사과학이 판치는 이 시대에 그저 사람의 명성이나 이름만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책들을 출간하는 경우가 정말 많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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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면에서 보면 한빛비즈의 과학서적들은 유명한 저자는 아니지만, 그 분야에 매우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학문적 깊이나 체계가 검증된 내용들을 엄선된 책이기에 매우 믿을만 합니다. 그래서 저는 꼭 한빛비즈의 과학 분야 책들을 실물책과 전자책을 적절하게 구입해서 저도 읽지만, 8살 자녀에게 읽기를 권유합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1학년인 제 아들은 한빛비즈의 만화로 배우는 곤충의 진화와 만화로 배우는 공룡의 생태, 만화로 배우는 의학의 역사를 모두 읽었구요. 그리고 최근에 퀀텀과 인피니티를 선물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한빛비즈의 책은 제 아이에게 추천하는 믿음직한 책이죠.

<원소이야기> 뒷표지

그런데 이번에 한빛비즈에서 나온 <원소이야기>는 고등학교 공통과학 시간 혹은 선택 과목 시간에 누구나 한번쯤은 배웠을법한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원소주기율인데요.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원소 주기율표로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영국의 <데일리메일> 올해의 베스트도서에 뽑혔고, <월스트리트저널>, <퍼블리셔스위클리>, <뉴욕포스트> 등에 추천도서로 뽑혔을만큼 상당히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요. 한빛비즈 리더스클럽을 통해서 <원소이야기>를 먼저 읽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원소이야기>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원소이야기>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원소이야기>의 저자 팀 제임스는 고등학교 과학교사다.

사실 원소 주기율표는 과학뿐만이 아니라 인류의 문화, 정치, 경제, 기술 등이 종합적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원소야 당연히 과학분야에 쓰이는 것이니 기술이나 경제와의 관련성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류의 문화와 도대체 원소 주기율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매우 의이하해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원소 주기율과 인류의 문화 역사 철학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하나만 예를 들자면 바로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유래된 원소명들입니다. 플루토늄이 있습니다. 핵무기의 원료로 매우 파괴적이며 위험한 원소죠.악티늄족 94번 Pu 플루토늄은 바로 태양계의 행성이었던 명왕성(Pluto)의 이름을 따서 플루토늄입니다. 그러면 왜 명왕성의 이름을 땄을까요? 바로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플루토는 그리스 신화의 하데스와 동일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어떤가요?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플루토와 핵무기의 원소인 플루토늄, 상관관계가 머릿속에서 그려지지 않나요? 이처럼 수많은 원소는 사실 인류 곳곳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그전에는 이러한 내용들을 분절적으로 다루었다면 이번에 한빛비즈에서 출간한 <원소이야기>는 그동안 이곳저곳에서 흩어져 있던 원소에 관한 이야기를 종합하여 다룬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 흙, 공기 등 그리스 시대부터 논란이 되었던 원소들부터 현대에 밝혀진 원소들까지 세상을 만들고 바꾼 118개 원소의 특별한 이야기를 <원소이야기>에서는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원소이야기>의 저자는 자신의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화학은 우중충한 실험실에서만 일어나는 관념적 현상이 아니다. 인류를 둘러싼 모든 공간과 우리 온몸에 화학이 있다. -<원소이야기>,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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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이야기>를 통해 원소주기율표에 숨겨진 이야기를 만나보자.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는 그동안 지식중심의 교육과정에 길들여져 있어서 지식과 삶을 괴리시키고 그저 시험 문제 풀이에 급급한 공부만을 해왔습니다. 조금 더 과격하게 말하면 죽은 지식을 그저 시험을 위해 외우기만 한 것이죠. 저도 사실 고등학교 다니면서 외웠던 수많은 원소명과 주기율표의 숫자들. 그것의 의미도 모른채 그저 외웠습니다. 시험문제를 맞추기 위해서였죠. 

 

그러나 이제 시대는 달라졌습니다. 더이상 지식중심의 교육과정이 아닌 문제해결력을 키우기 위한 이해중심의 통합교육과정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더이상 시험문제를 풀기 위한 죽은 지식을 암기하는 시대는 없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삶의 문제를 고민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죠. 이런 현실에서 <원소이야기>는 매우 의미있습니다. 그동안에는 내 삶과 아무런 관련도 없어보이는 원소가 사실은 중요한 것임을 깨닫는 순간에,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은 새로운 앎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그동안 실험실에서만 중요하게 여겨졌던 원소가 시실은 나와 내 주변 모두를 둘러싼 모든 공간에서 큰 의미가 있음을 <원소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알게 됩니다.

 

<원소이야기>는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원소이야기>를 지금의 고등학생들에게 꼭 읽었으면 하고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서 라부아지에가 산소를 찾아내는 과정의 라부아지에 실험을 통해서 플로지스톤의 개념이 거짓임을 드러내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고등학생들에게 실험의 절차와 과정을 알게 되고,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합니다. 

<원소이야기>에서 다루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

그뿐만이 아닙니다. 우주의 거대한 항성이 초신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장면을 통해서는 우주와 원소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상당히 어려우면서도 추상적인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장 우주의 항성을 태양 외에는 본 적이 독자들은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소이야기>의 저자는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읽기 쉽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는 김주희 번역가도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런 과학 분야와 같은 전문적인 지식을 다룬 책의 경우 번역이 간결하지 않으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다음의 문장을 보면 얼마나 간결하게 번역을 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뉴랜즈의 원소 표는 당시 과학계로부터 거부당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모든 과학자가 이따금 의심스러운 아이디어를 발표하지만 과학계는 그런 과학자들을 깎아 내리지 않고 너그럽게 이해한다. 그리고 아이디어 하나가 틀렸음이 밝혀져도 여전히 공정한 잣대로 다른 아이디어를 평가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뉴랜즈에게 도움이 되었다. 옥타브 가설은 틀렸으나 원소 특성에 주기적 규칙성이 있다는 아이디어는 맞았기 때문이다. -<원소이야기> 89쪽

지금 우리가 쓰는 현대의 주기율표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뉴랜즈의 주기율표가 유명했다는 것을 저는 이번에 <원소이야기>를 알게 되었는데요, 뉴랜즈의 옥타브 가설은 틀렸지만, 원소 특성에 주기적인 규칙성이 있다는 가설은 학계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내용을 아주 간략하고 깔끔하게 정리한 문장이 제 눈에 쉽게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1킬로그램당 367밀리그램의 카페인은 치사량LD50이다.

게다가 뉴랜즈는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자기 생각에 맞추어 자료를 다듬었습니다. 원소특성을 체리피킹한 것이죠. 이를 두고 <원소이야기>의 저자는 '인간은 자연에 어떠한 것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 뉴랜즈가 1887년 영국 왕립학회가 수여하는 데이비 메달을 받은 사실을 함께 언급함으로써 당시 과학계가 뉴랜즈의 일부 아이디어가 틀렸다고 그의 모든 아이디어를 배척한 것은 아님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소이야기>에서 인상 깊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과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대학생이나 관련 학계 종사자, 직업을 갖고 있는 분들이 아니고서는 아마도 이런 과학에 관한 내용을 고등학교때까지만 배웠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고등학교 이후로 과학과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을 직접 찾아서 읽지는 않았으니까요. 문과적 성향이 강한 저에게 과학은 머리 아픈 과목 중 하나였죠. 그런데 <원소이야기>에서는 원소와 관련된 내용을 정말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전압이 치약 튜브를 누르는 손, 저항이 튜브의 지름이라고 생각해보자. 실제 흘러나오는 치약의 양은 전류이며 암페어 단위로 측정한다.
시계 배터리는 1.5볼트의 에너지로 시계에 전자를 전달한다. 회로 내부에서 전자는 저항의 영향을 받아 흐름이 느려지고, 전류는 대략 100만 분의 5암페어에 도달한다.
번개는 전압이 1억 볼트다. 번개에서 발생한 전기는 공기를 통해 강제로 흐르다가 지상에 도달한다. 이때 전체 전류는 약 5,000암페어가 된다. 공기 같은 비금속을 통해 전기가 흐르는 중에 많은 에너지가 손실된다. -<원소이야기>161쪽

어떤가요? 전압을 누르는 손이라는 비유에 저는 확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시계 배터리와 번개를 대조해서 제시하니 자연스럽게 머릿속에서 작은 아기 손과 거대한 거인의 손이 누르는 듯한 장면이 연상되었습니다. 이처럼 <원소이야기>의 저자는 과학 교사라는 자신의 직업적 특성을 십분발휘하여 상당히 이해하기 쉬운 비유와 설명으로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졌던 원소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또한 방금 전 인용한 전기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원소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과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인용합니다.

게다가 인류 역사에서 다양한 원소들이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12장 세상을 바꾼 원소들'에서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상당히 재밌었는데요. 예를 들어 염소가 제1차세계대전에서 독일군의 생화학무기로 사용된 사례라든가, 1945년까지는 금이 세상을 지배하다가 그 이후부터는 우라늄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 이야기 등이 흥미로웠습니다.

인체자연발화는 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다.

또한 부록을 통해서 원소 이름의 규칙이라든가, 슈뢰딩거의 방정식, 쿼크 입자 등의 과학 지식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부록이라 상세하게 다루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개략적인 개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끝으로 저는 <원소이야기>를 지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기율표에 나열된 원소들은 저마다 이야기를 품고 있는데 그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주체는 인간이다. 그런 능력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주기율표를 볼 때면 나는 짧은 시간 동안 인류가 어디까지 왔는지, 얼마나 많이 배웠는지를 알리는 이정표를 발견한다. 우리는 과학을 통해 우주를 이해하고, 자원을 도구 삼아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 나는 진정으로 과학이 우리 종족을 구할 것이라 믿는다. -<원소이야기>239쪽

결국 자연 속에서 원소와 그 규칙성을 발견하고 각각의 원소가 지닌 이야기를 발굴하는 것. 이 모두가 우리 인간의 역할임을 <원소이야기>의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원소이야기>를 통해서 지난 세기 동안 인간이 끊임없이 원소를 탐구하고 발견했던 과학의 역사를 접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를 대비한다면, <원소이야기>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과학을 도구 삼아 놀라운 일을 해내고, 인류에 산적한 문제들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원소이야기> 저자는 자신의 제자인 노스게이트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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