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가 기다리던 레이 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질서>가 최근 번역되어 국내에 출간되었습니다.
<원칙>으로 국내 수많은 투자자에게 중요한 지침을 주었던 레이 달리오의 신작 <변화하는 세계질서>가 드디어 국내에 출간되었습니다. 미국에서 2021년 11월 즈음에 출간을 했는데, 6개월도 채 안된 5월에 국내에 완전히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600페이지가 넘는 거대한 분량의 책이 이정도의 속도로 출간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많은 독자들이 기다렸다는 뜻인데요. 특히 레이 달리오는 투자계의 거물로서, 국내의 수많은 투자자들도 레이 달리오에게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레이 달리오의 책을 추천하고는 하는데요. 레이 달리오의 두 번째 책인 <변화하는 세계질서>는 어떤지 이번 한빛비즈 리더스클럽을 통해서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변화하는 세계질서>는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각 개별적인 사례에서 추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레이 달리오가 체득한 관점을 제국의 성립과 멸망이라는 단순하고도 전형적인 모형으로 요약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2부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포함해 지난 500년간 기축통화 제국이 겪었던 과정을 살펴보면서 개별 사례들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이 모든 것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투자자이기는 하지만, 이번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통해서 빅사이클이라는 자신만의 관점을 수립하고 이것을 통해 거대한 역사경제서를 쓴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레이달리오는 자신의 뇌피셜이 아닌, 데이터와 통계를 기반으로 과거와 현재를 해석하고, 그것을 갖고 미래에 반응하려고 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레이달리오가 성공한 투자자가 될 수 있었던 그의 철저한 원칙을 다시 한번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통해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레이달리오가 국제 정세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역사와 경제,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배우고 싶다면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단순히 무엇에 투자하고, 어디에 돈을 넣어서 단순히 이득을 벌고 싶다는 근시안적인 투자서적을 원한다면 이 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밝힙니다.
레이달리오가 이 책의 독자에게 원하는 것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지표들을 사용하거나 통계를 참고해서 자체적으로 통계를 구축해보길 바란다. 이를 바탕으로 1) 관심 있는 다른 국가들과 자국의 건전성을 측정하고, 2) 각국의 상황이 어떤 식으로 개선되고 있는지, 아니면 악화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3)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해당 결정 요인을 바꿔보자 -<변화하는 세계질서>, 573쪽
즉, 레이달리오는 독자가 스스로 세계 경제를 바라보는 역량을 키우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반복될 빅사이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역량을 키우기를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통해 앞으로 급변하게 될 세계 경제에 대응할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키우기를 바랍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레이달리오는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지펀드로 키운 가장 위대한 투자자입니다. 레이 달리오가 유명해진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면서부터였는데요.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이자 동시에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부자입니다. 최근까지 레이 달리오는 자신의 기업 철학 및 시스템을 대부분 기밀로 유지해왔는데요, 은퇴할 시점이 다가오자 이를 공유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2017년 9월에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출간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레이 달리오는 <원칙>으로 유명해지는데요,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이 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레이 달리오가 이번에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냈습니다. 2021년 11월말에 나왔는데, 이 엄청난 분량의 책이 2022년 5월에 국내에 번역되어 출간되었습니다. 번역서가 국내에 소개되는데 보통 1년에서 3년 이상 걸리는 것을 고려해본다면, 레이 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질서>를 기다리는 국내 독자가 많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는 레이 달리오만의 관점, 빅사이클로 세계 역사의 경제적 흐름을 분석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격동했던 경제 및 정치적 시기 - 예를 들면 대항해시대 전후의 네덜란드의 흥망성쇠, 대영제국의 흥망성쇠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시대 - 를 빅사이클 관점으로 분석하여 전 세계의 미래가 근본적으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드러내고, 앞으로 변화하는 세계 경제 및 정치 질서에서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할 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물론 이 책은 세계의 경제와 정치를 바라보고, 분석할 수 있는 눈, 템플릿을 제공하는 책이지,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은 아닙니다. 만약 구체적으로 무엇에 투자를 해야 한다와 같은 투자 정보를 기대했다면, 원하는 정보를 이 책에서는 얻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그리고 물고기를 잡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물고기가 어디에 많이 있는지 안목을 기르는 것입니다. 레이 달리오는 바로 그러한 눈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미국 s&p500에 투자해야 하나, 나스닥100에 투자해야 하나 이런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 미국의 빅사이클은 어디쯤에 있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이며, 미국 달러화 기축 통화의 지위는 어떻게 될 것인지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지표를 살펴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꾸만 미래를 예측하고만 싶어합니다. 그러다보면 예측에 함몰되어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기 쉽습니다. 레이 달리오 역시 자신의 저서 <변화하는 세계질서>에서 미래를 예측하고자 유리구슬에 집착하면, 오히려 유리구슬에 집어 삼켜진다고 했습니다. 레이 달리오 역시 스스로 말합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모르는 것이 더 많으니, 예측하려고 하지말고, 분석하여 대응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저 역시 레이 달리오의 이러한 관점에 매우 동의합니다. 그런면에서 <변화하는 세계질서>는 투자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역사와 경제, 정치를 바라보는 관점을 키워줍니다.
세계와 경제를 바라보는 눈을 기르고 싶은 투자자에게 강력 추천하는 <변화하는 세계질서>
이 책은 투자자로서 세계 경제의 흐름과 질서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우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합니다. 다만 레이 달리오의 <원칙>처럼 <변화하는 세계질서> 역시 엄청난 분량(615쪽)울 보고 겁에 질려서 과연 내가 이것을 모두 읽을 수 있을까? 겁이 나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입니다. <원칙>때도 그랬지만, <변화하는 세계질서> 역시 레이 달리오는 독자를 위해 배려를 해두었습니다.
레이달리오의 꼼꼼한 설명과 자료까지 모두 보고 싶으면, 천천히 읽으면 됩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분량에 압도된다면 굵은 글씨로 된 부분만 읽어도 됩니다. 굵은 글씨 부분만 읽어도, 레이달리오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은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레이달리오는 붉은 원을 사용해서, 보편적인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더욱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독자는 더욱 효과적이며 효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
한 사이클 내에서 최고점과 최저점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15쪽
빅사이클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이시기가 최고점을 지나서 최저점을 향해 가는가일텐데요. 레이달리오 역시 그것을 완전히 예측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다만 최고점과 최저점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일반적이므로 거기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인생에 찾아온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이유는 아주 작은 조각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다 큰 구도에서 패턴과 사이클, 기회를 만들어내는 상호 연결된 요소들, 사이클 내 현재 우리의 위치, 향후 발생할 사건 등은 보지 못하고 개미처럼 짧은 인생에서 눈앞의 빵 부스러기를 옮기는 데만 정신이 팔려 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20쪽
레이달리오가 왜 빅사이클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구절인데요. 우리가 눈앞의 이익만을 보고 움직여서는 안되며, 더욱 넓고 크게 패턴과 사이클을 바라보아야 함을 깨닫게 만드는 구절입니다. 저는 항상 말합니다. 세상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이죠. 상호연결성인데요.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은 서로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 경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레이 달리오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나 정도의 나이가 되면 무언가를 더 이루겠다고 혼자 노력하는 것보다는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게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세상의 작동 원리를 독자에게 전달하고 (지난 500년간을 다룬 알기 쉬운 이야기를 통해 과거에 발생한 일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지금 '반복'되는지 독자들과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30쪽
레이달리오와 같은 거물조차 말합니다. 혼자서 무언가를 이루려 노력하는 것보다 함께 협업하여 다른 사람들과 노력할 때 더욱 큰 변화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말이죠. 그리고 그것은 더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원동력입니다.
1350년대에 돈을 창조한 사람 중 가장 유명한 사람은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었다.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금액으로 표시해 회계장부에 기입했다. 이는 구매력을 상승시켰다. 오늘날 디지털 화폐와 유사하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250쪽
메디치가문의 회계장부에서 시작된 변화가 지금의 경제를 만들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투자자가 감내해야 할 3가지 가장 큰 리스크는 첫째, 포트폴리오가 충분한 수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수도 있다. 둘째, 그 포트폴리오가 파산할 수도 있다. 셋째, 수익의 대부분을 (엄청난 세금 등으로)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이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252쪽
리스크를 견뎌야 투자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시장과 인생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a)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진화가 빚어내는 상승세에 배팅하되, b) 그 과정에서 맞닥뜨릴 사이클과 충돌에 무너질 정도로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베팅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532쪽
잊지말아야 합니다. 아무리 하락이라는 공포가 찾아와도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다시 이겨낼 것임을 우리는 믿고 투자해야 합니다. 다만,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해야 합니다.
머지않아 컴퓨터 코드를 읽고 쓸 수 없는 것은 마치 단어를 읽고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536쪽
이제 문해력에는 컴퓨터 코드를 읽을 수 있는지 여부도 포함해야 할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가 현재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는 극심해질 것이며,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지구 온난화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557쪽
레이 달리오 역시 지구온난화 문제를 상당히 심각하게 바라봅니다.
2008년, 2001년, 1990년, 1982년, 1974년, 1970년, 1960년 등에 사이클이 시작되었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568쪽
다음 사이클은 예측할 수 없지만, 대응할 수는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번에 나타날 커다란 위기는 두어 해 차이는 있겠지만 이 글을 쓴 시점(2021년 11월)으로부터 약 5년이 지났을 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러한 사이클이 나타날 시점을 정확히 알아낼 방법은 없다. -<변화하는 세계질서>, 570쪽
레이달리오는 말합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으며, 모르는 것을 인정할 때 대응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대처하는 법] -<변화하는 세계질서>, 571쪽
1. 모든 가능성을 파악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생각한 다음 극복할 수 없는 시나리오를 제거할 방법을 찾아라
분산하라
2. 당장 눈앞의 만족보다 지연된 만족을 우선시하여 미래에 더 나은 상황을 마주하라.
3. 가능한 한 가장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 사안을 다각도로 분석하라.
결국 레이달리오는 협업하여 문제 상황을 분석하여 해결해 나가길 독자에게 권합니다. 또한 눈앞의 근시안적인 만족에 굴하지 말고, 지연된 만족(마시멜로 효과)을 우선시하라고 합니다. 이것은 무려 600여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글, 자료, 통계 등으로 펼쳐냅니다.
끝으로 저자 레이달리오는 투자자라 상당히 글을 명료하고 직관적으로 씁니다. 문장 역시 짧고 명확하죠. 그리고 이 책을 번역한 송이루, 조용빈 역시 전문 번역가이지만, 동시에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면서 필드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레이달리오가 의도하고자 하는 바를 상당히 직관적이면서 깔끔하게 번역합니다. 그래서 엄청난 분량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몰입하여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방대한 분량의 책을 너무나 가독성 좋고 적확한 문장으로 번역한 두 번역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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