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나쁜 인간>을 읽었습니다.
한빛비즈 리더스클럽 5월 도서로 이든 콜린즈워스의 <예의바른 나쁜 인간>을 읽었습니다. <예의바른 나쁜 인간>의 원제는 "Behaving Badly"로 직역하면 "나쁜 행동"이라는 뜻인데요. 원제를 <예의바른 나쁜 인간>으로 번역은 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모두 읽었을 때 상당히 아이러니하면서도 역설적인 제목이 딱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예의바른 나쁜 인간>은 도덕에 관한 책인데요. 도덕하면 상당히 따분하게 느껴지는데요. 책 표지 역시 무채색이라 처음에는 딱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면 전혀 딱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밌습니다.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도덕이 아니라 돈(Money)와 성(Sexual)이기 때문입니다. 구글 검색에서 혹여나 이 글이 검색 제한이 될까봐 더 자세하게는 못쓰지만, 이 책은 정말 재밌습니다. 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예의 바른 나쁜 인간>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책을 지은 이든 콜린즈워스는 28살의 나이에 출판사 사장으로 대성공을 한 기업인입니다. 포춘지가 선정한 눈여겨봐야할 10인에 선정되기도 했죠. 1990년 월간 생활 잡지 버즈를 창간해 10년 동안 CEO로 일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국제적 싱크탱크인 이스트웨스트 재단에서 부사장이자 COO, 참모총을 지냈습니다.
이러한 이든 콜린즈워스의 역량은 매우 중요한데요. 왜냐하면 이든 콜린즈워스가 다양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러한 그의 독특한 이력때문입니다 그러면 <예의바른 나쁜 인간>에서 이든 콜린즈워스가 인터뷰한 사람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어윈 제임스(살인범)
- 노엘 비더만(불륜 사이트 애슐리매디슨 운영자)
- 캔디스 부시넬(섹스 앤 더 시티 작가)
- 몰리 크로켓(신경과학자)
- 라이오넬 바버(파이낸셜 타임스 편집자)
- 수전 그린필드(뇌과학자)
- 레오 솅커(나치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 마거릿 애트우드(시녀 이야기 저자)
- 웬델 월러치(왜 로봇의 도덕인가 저자 & 윤리학자)
인터뷰한 사람들의 리스트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눈치채실 것입니다. <예의바른 나쁜 인간>의 저자 이든 콜린즈워스가 이러한 인터뷰 대상을 찾아서 실제 인터뷰한 것만 보아도 얼마나 대단하고 영향력이 있는지를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예의바른 나쁜 인간>을 도덕에 관해 논하는 책이라 따분하게 생각했다면 그것은 상당한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큰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큼 <예의바른 나쁜 인간>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독자를 빠지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째서 그런지 인터뷰를 살짝 살펴보겠습니다.
<예의 바른 나쁜 인간>속 인터뷰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예의바른 나쁜 인간>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인터뷰 대상은 바로 둘입니다. 살인범 어윈 제임스와 한국에서도 유명했던 불륜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운영자 노엘 비더만입니다. 과연 이 둘을 어떻게 인터뷰했을지 도저히 상상이 안갑니다만, 어쨋든 <예의바른 나쁜 인간>의 저자는 인터뷰를 해냈고, 저자의 견해나 관점은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 인터뷰 내용을 가감없이 드러냅니다. 이를 통해서 현대 사회에서 현대인들의 욕망과 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돈과 성에 대해서 저자 나름대로 풀어냅니다.
사실 저자가 인터뷰한 대상들만 보더라도,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급격한 사회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가치는 혼란스워지고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이 책을 통해서 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책뿐만 아니라 우리는 당장 인터넷 뉴스만 보더라도 주변에서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슐리 매디슨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소개팅 앱으로 유명한 아만다 사건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아만다는 아무나 만나지 않는다의 줄임말을 앱 이름으로 정한 서비스인데요. 자신의 프로필 사진을 올려서 점수를 인증받고, 그 점수를 바탕으로 이성을 소개받는 앱 서비스입니다.
그런데 최근 아만다 직원으로부터 양심선언이 있었는데요. 바로 아만다 서비스 이용자의 성비가 너무 불균형하다는 것입니다. 남자가 9.5 대 여자가 0.5 정도라는 것이죠. 이로 인해 아만다 대표가 아만다 직원들에게 여성 가짜 계정을 생성하게 만들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사진은 대만 여성의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도록 한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지시에 불복종하는 직원들은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퇴사를 종용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결국 돈과 성이 중요시되면서 기업 윤리도 사그라지는 현상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세태 가운데에서 우리는 진정한 도덕은 무엇이고 동시에 한국과는 다른 서구에서는 어떠한 윤리적 기준으로 도덕을 평가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돈 문제와 관련해서 인간의 행동을 탐색하다 보니 인간의 도덕적 완결성에 대한 믿음이 점점 약해졌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간의 수치심은 돈이 관련될수록 사라지기 쉽고 경제적 비용과 무관할수록 감정이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예의바른 나쁜 인간> 77쪽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예의 바른 나쁜 인간>
사실 <예의바른 나쁜 인간>의 저자가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중국의 도덕 사상을 접하게 되면서입니다. 그러면서 중국의 도덕관과 서구의 도덕관이 다름을 깨닫고, 중국 사상에 심취하면서부터가 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사실 한국도 중국 문화 영향권에 속해서 중국의 도덕관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데요.
점점 세태가 변함에 따라 유교적 세계관에 기반한 도덕관을 꼰대, 구닥다리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렇게 취급하는 도덕관을 흥미롭게도 서구에서는 관심있게 지켜보다는 것이 흥미로운데요. 이는 한때 불교가 서구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국 서구도 그 뿌리가 기독교적 세계관에 근거하고 있음을 알기에, 여기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성경 구절을 예로 들면서 <예의바른 나쁜 인간> 리뷰를 마치고자 합니다.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 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그들 중에 남의 집에 가만히 들어가 어리석은 여자를 유인하는 자들이 있으니 그 여자는 죄를 중히 지고 여러 가지 욕심에 끌린 바 되어
-디모데후서 3장 1절~6절 말씀
디모데후서 3장에 보면 말세에 고통하는 때에 대한 묘사가 나옵니다. 보기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자기를 사랑한다
- 돈을 사랑한다
- 교만하다
- 비방한다
- 부모를 거역한다
- 감사하지 않는다
- 거룩하지 않는다
- 무정하다
- 원통하다
- 모함한다
- 절제하지 못한다
- 사나우다
- 악하다
- 선한 것을 싫어한다
- 배신한다
- 조급하다
- 자만하다
- 쾌락을 사랑한다
- 경건의 능력을 부인한다
말세의 때에 이러한 특징을 사람들이 보인다고 성경에는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떠신가요?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이 이런 것 같다고 느껴지시나요? 그런데 제가 이 성경 구절을 인용한 이유는 다음에 있습니다.
그들 중에 남의 집에 가만히 들어가 어리석은 여자를 유인하는 자들이 있으니
흥미로운 구절입니다. 그들 중에 남의 집에 가만히 들어간다는 표현이 있는데요. 남의 집에 들어간다는 표현을 어떠한 목사님의 해설을 보니, 지금 시대 인터넷을 통해서 수많은 정보가 집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어리석은 사람(여기서 여자는 여자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리석은 사람을 대유하는 표현입니다)을 꾄다고 합니다.
결국 세상에 발전된 기술이 지금의 가치 혼란(아노미현상)을 이끌어낸 것은 아닌가?하며, 그러한 도덕적 혼란, 가치관의 혼란을 성경에서 예언하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처럼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을 바탕으로 성경과 중국의 사상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인간을 통찰하는 인터뷰 책 <예의바른 나쁜 인간>을 한번쯤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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