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감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feat. 우리는 그것을 설득이라고 부르지)

동사힐 2022. 2. 21.
99세미만 여기서 흡연금지

길을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경고.

99세 미만 여기서 흡연금지

비흡연자로서 깜짝 놀랐다. 최근에 본 흡연금지 경고 표지판 중에서 가장 위트있으면서도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흡연금지라는 명령조는 기본적으로 사람 심리에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어느 누가 명령하는데 기분이 좋을까? 최근에 주변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출입금지도 같은 맥락이다. xxx아파트 주민 외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을 보면 거부감부터 강하게 든다.

그것이 명령어가 갖고 있는 말의 속성이다. 게다가 사람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인간의 뇌에는 부정어가 없다.

흰 곰을 생각하지 마라

흰 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 흰 곰이 생각나는 것처럼, 출입하지 말라고하면 출입할 생각이 없다가도 출입하고 싶다. 흡연 금지라고 하면 흡연할 생각이 없다가도 흡연을 하고 싶은 것이 사람이 본성.

그러면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실패하고, 감정만 상하게 만든다. 그동안 주변의 표지판은 전부 이런식이었다.

다시 처음의 표지판으로 돌아가보자. 99세 미만, 엄청난 과장법이다. 기본적으로 99세 미만이 그곳을 돌아다닐 확률 자체가 극히 드물다. 99세 미만이라는 단어와 여기서라는 장소 지정, 그리고 흡연 금지가 맞물리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이 나오게 한다. 불쾌감과 거부감을 막는 것이다.

또 하나, 유머러스한 담배 피는 병아리 일러스트. 충분히 효과적으로 흡연을 하지말아달라는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이런 작은 표지판, 충분히 의미있고 이런 작은 메시지가 모여서 사회를 바꿔 나간다. 참고로 이 표지판은 아트 박스 건물 옆에 붙어 있었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도 효과적인 표지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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