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같으면 막히지 않는 시간이었는데, 무척 막혔다. 물을 나누는 곳으로 가는 길이었다. 낮시간이었는데, 도대체 차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난 그저 기다렸다.
기다림 끝에 저 멀리 한 쪽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렉카차가 보였다. 그 앞에는 트럭이 있었다.
직감했다. 그것은 사고였다.
이 길 위를 꽤 많이 다녔는데, 이 지점에서 사고는 처음 보았다. 낯설었다. 이 좁은 1차선, 갓길도 없는 이 곳. 과연 다른 차가 지나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완전히 길 옆으로 렉카차와 트럭, 트럭과 추돌한 SUV까지 나란히 서있었다. 그 곁을 다른 차들이 종종 걸음으로 조심조심 지나갔다. 그렇게 차가 하나 둘씩 통과했고, 나도 지나갈 수 있었다.
출발 전 네비게이션 예상 소요 시간보다 20분 정도 더 걸렸지만, 사고 크기나 지점 등을 고려할 때 다행이다 싶었다.
애초에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차가 경사 구간에 뒤로 밀렸거나, 뒷차가 과속으로 추돌했을 것이다. 이 좁은 도로 위에서 끼어들기는 애초에 불가할테니까.
누구의 잘못을 떠나서 사고란, 이렇게 항상 불의에 찾아온다. 가장 안전하다고 느낄 때, 가장 익숙한 곳에서 일어나는 것. 그건 모두에게 해당된다.
사고 운전자들의 건강이 빠른 시간내에 회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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