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가 동사힐입니다. 😊
오늘은 한빛 비즈의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책의 특징을 세 문장으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 냄새 나는 서양철학사
- 웹툰으로 거저보는 입문 서양철학
- 스크린보다 실물책의 가독성이 더 좋은 웹툰 학습 만화
서양 철학하면 딱딱하고, 어렵고, 졸립고 게다가 접근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중고등학생의 철학 교육(생활과 윤리, 줄여서 생윤)이 그러한 선입견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철학, 그것도 동양 철학이나 한국 철학이 아니라 서양 철학을 쉽게 만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진입장벽을 높임으로써 학문의 상아탑을 높이 쌓고 학문의 기득권을 지키려 한 건 아니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그러한 의구심을 싹다 날려버립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동안 읽어왔던 서양 철학 관련 서적 중에서 가장 사람 냄새 나는 책이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 사람 냄새가 납니다. 표지만 봐도 읽고 싶고, 책 한 장만 넘겨도 읽고 싶은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입니다. 게다가 서양 철학은 대개 합리주의, 경험주의, 현상학 등 철학 사조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는데 이 책은 인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말그대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그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서양 철학 이야기를 웹툰으로 만들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거저 보는 인문학인거죠. 서양 철학을 이렇게 웃으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다보면 어느새 그리스 아테네부터 현대 유럽까지 단박에 넘어옵니다. 정말 거저 보는 거죠.
그뿐만 아닙니다. 웹툰이 실물책으로 인쇄되면 극한의 가독성을 보여줍니다. 왜 실물책으로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읽기 힘들고 보기 어렵죠. 웹과 인쇄물의 매체 특성 차이 때문인데요. 대개 그런 고민없이 그냥 웹툰으로 인쇄물로 전환하면 된다는 출판사의 안일한 생각때문에 그렇죠. 그런데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오히려 웹툰보다 실물책 가독성이 훨씬 좋습니다. 저는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네이버 나도베(베스트도전) 시절부터 보았는데요, 웹툰 연재때보다 훨씬 읽기 좋습니다. -아직 웹에서 볼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제가 하단에 링크 첨부하겠습니다. 비교해보세요.
핵심 리뷰는 여기까지 하고 오랜만에 읽은 학습만화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리뷰를 기분좋게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https://www.hanbit.co.kr/store/books/look.php?p_code=B9234684497
이 글은 한빛비즈 리더스 클럽 활동을 하면서 작성한 글이며, 해당 책 외에는 어떠한 경제적 이득도 제공받지 않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사람 냄새 나는 서양철학사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에서 2021년 3월 5일부터 8월 13일까지 연재를 했던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이 드디어 실물책으로 나왔습니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의 지하늘 작가는 사실 2019년부터 트위터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출판 관계자는 아니기에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마 출판사와 계약 전부터 트위터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을 합니다. 왜냐하면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 연재가 끝나자마자 실물책이 출간되었기 때문이죠. 엄청나게 빠르게 출간되는 것을 보면서 '작가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쨋든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이 사람 냄새 나는 서양철학사인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사조 중심이 아닌 인물 중심의 서양철학 이야기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목차를 보시면 1화부터 24화 그리고 맺음말과 참고문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개의 서양철학사 책과는 사뭇 다른 구조를 맺고 있습니다.
1화 Your 철학 is 찌릿찌릿 : 소크라테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인문학 잡학사전 1} 소크라테스의 윤리학
2화 거인의 수난시대 : 플라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인문학 잡학사전 2} 플라톤과 이데아
3화 다시는 외국인을 무시하지 마라 : 아스파시아&아리스토텔레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인문학 잡학사전 3} 아스파시아와 아리스토텔레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의 챕터는 인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소크라테스로 시작해서 비트겐슈타인으로 끝을 맺고 있죠. 소크라테스, 비트겐슈타인과 같은 철학자는 워낙에 유명해서 (최근에 나훈아의 테스형 그 노래 주인공 바로 소크라테스 맞습니다.) 이 구성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양철학사하면 고전으로 유명한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 목차를 보면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과의 차이점을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제1권 고대 철학
제1부 소크라테스 이전
1. 그리스 문명의 발전 / 2. 밀레토스학파 / 3. 피타고라스 / 4. 헤라클레이토스 / 5. 파르메니데스 /
6. 엠페도클레스 / 7. 아테네의 문화 / 8. 아낙사고라스 / 9 원자론자들 / 10. 프로타고라스
제2부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11. 소크라테스 / 12. 스파르타의 영향 / 13. 플라톤 사상의 근원 / 14. 플라톤의 이상향 /
15. 이상론 / 16. 플라톤의 영혼불멸설 / 17. 플라톤의 우주론 / 18. 플라톤의 지식과 지각 /
19.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 20.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 21.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
22.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 23.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학 / 24. 초기 그리스의 수학과 천문학
제3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고대 철학
제2권 가톨릭 철학
제1부 교부 철학
제2부 스콜라 철학
제3권 근현대 철학
제1부 르네상스에서 흄까지
제2부 루소에서 현대까지
차이가 보이시나요?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기본적으로 시대 구분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고대와 중세(가톨릭), 근현대로 나누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시대 인식을 더 중요시 하는 것입니다. 거시적으로 분석해 들어가는 것이죠. 그리고 나서 그 시대 안에서 다시 철학 사조를 분류하고 그에 해당하는 철학자의 사상을 하나씩 풀어갑니다.
하지만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시대 구분이나 사조에 별로 관심 없습니다. 철학자 한 명 한 명의 삶과 이야기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철학자의 생애를 먼저 접하고, 그 생애와 관련된 철학 사상을 조금씩 전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웹툰 만화라는 특성상 한계가 있어 철학 사상의 개념을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작가 또한 작품 안에서 자세한 설명은 참고문헌을 살펴보라고 분명히 언급합니다. 그렇지만 사조보다 더 중요한 철학자의 생애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사실 시대 구분도 사조 구분도 후대 사람이 인식하기 쉽도록 만들어낸 장치일 뿐이니까요. 정작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생각과 이야기이고, 그러한 생각이 왜 나오게 되었는지 그 사람의 생애와 연결지어 맥락 가운데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시대로 구분하고 사조로 구분하다보면 탈맥락적이 되어버리고, 그렇게 점점 실제 삶과 유리되어 가는 철학이 되어 버린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앞에서 이야기했던 서양철학하면 어렵고, 딱딱하고 재미없는 선입견이 생기고 진입장벽이 높아진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게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인물 중심의 이야기로 사람 냄새 나는 재밌는 서양철학 입문서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양철학에 이렇게 많은 여성 철학자가 있었다니?
사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를 읽으면서 가장 충격을 먹었던 부분입니다. 저는 그동안 배워오기를 서양철학자는 남성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에서부터 데카르트, 베이컨, 흄, 로크, 헤겔, 마르크스, 비트겐슈타인 등등 근현대 철학자까지 전부다 남성 철학자만 가득 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절반은 남성입니다. 저도 남성이지만, 반대로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고, 제 와이프와 제 딸도 모두 여성입니다. 철학은 곧 삶이고, 삶에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고 문제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렇다면 삶의 지혜와 밀접한 관련을 맺습니다. 저는 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제 와이프보다 지혜롭지 못합니다. 우리 집에서 철학자를 꼽으라면 당연히 제가 아니라 제 와이프입니다. 제 아들과 딸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7살 아들보다 3살 딸이 훨씬 지혜롭습니다. 둘 중에 하나를 철학자로 꼽으라면 제 딸을 꼽습니다.
왜 서양철학은 전부다 남성일까요? 정작 학교다닐 때는 그런 고민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속았던 거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여성 철학자의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들려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것은 철저한 의도성을 가진 누락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의 지하늘 작가는 그 점을 아주 자연스럽게, 과격하지 않은 방법으로 그러나 의도적으로 보여줍니다. 지하늘 작가는 철저하게 문헌에 근거하여 여성 철학자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참고문헌에 보면 '마르트 룰만의 여성 철학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을 기반으로 다양한 여성 철학자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대표적으로 서양 철학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입니다. 대개 소크라테스부터 진짜 철학으로 구분을 하고, 소크라테스 이전은 대개 소피스트 자연주의 고대 철학으로 분류하면서, 철학 아닌 취급을 많이 받습니다.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이라는 걸출한 제자를 두었고, 소크라테스 -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서양철학의 뿌리가 형성됩니다.
저는 이렇게 배웠습니다. 서양철학의 시작은 소크라테스였구나! 그런데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보고 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소크라테스에게도 스승이 있던 것입니다.
바로 아스파시아입니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취이자 깨달음입니다. 아스파시아는 소크라테스의 스승이자 친구입니다. 아스파시아는 그 당시 아테네의 이방인이었습니다. 아테네 출신도 아니었고, 게다가 과부였습니다. 그 당시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도 힘든데, 과부라니. 정말 무시와 핍박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스파시아는 그러한 자신의 처지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처지를 역으로 이용하여 기생(매춘부)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지식 살롱으로 역할까지 도맡았습니다.
그러한 역할을 아스파시아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철학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스파시아는 외국인이자 과부이자 매춘부로서 살아가면서 지식 살롱의 중심 철학자로 세상을 살아갔고, 소크라테스의 친구이자 스승으로서 소크라테스의 사유를 정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서양철학을 연구하는 그 누구도 매춘부에서 서양철학이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스파시아의 이야기는 조용히 사라졌을 것입니다.
아스파시아뿐만이 아닙니다.
여성 철학자들은 대부분 가려진 역사입니다. 말하지 않으면 사라지거나 말해도 왜곡되는 경우가 많죠. 히파티아도 그중 한 명입니다.
110쪽
고대에도 히파티아, 피타고라스의 아내 테아노, 여사제 디오타마, 플라톤의 여동생 포토네, 견유학파 히파르키아, 키레네 학파의 아레테, 라이스, 에피쿠로스 학파의 레온티온, 기록이 남지 않은 테미스타까지 수없이 많습니다.
서양철학의 암흑기로 불리는 후기 중세 철학에서도 여성 철학자는 있었습니다. 폴리뇨의 안젤라, 헬프타의 게르트루트, 하데베이흐 등입니다.
근현대에도 여성 철학자는 많습니다. 1세대 페미니스트로 불리면서 존 스튜어트 밀과 결혼을 한 해리엇 하디 테일러 밀부터 올림프 드 구주, 엘리미 뒤 샤틀레,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앤 핀치 콘웨 등 정말 수없이 많은 여성 철학자가 있습니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에서는 그러한 여성 철학자가 존재했음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하늘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록 서양철학에 남성 철학자들의 시각이 많이 반영되어 있지만 여성 철학자들의 존재를 하나씩 꺼내다 보면, 그 어느 시대에서든 남성이 철학을 온전히 독점한 때는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10쪽
이렇게 사람 냄새 나는 서양철학사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여성 철학자의 존재를 접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철인처럼 보이던 철학자의 재밌는 뒷담화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이 사람 냄새 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위대하게만 느껴졌던 철학자의 뒷담화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철학자의 찌질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새 친근하게 느껴지고 자연스럽게 심리적 거리감도 좁혀집니다.
매우 병약해서 수많은 수업에 결석을 했던 데카르트, 전쟁에 나가서도 그저 누워만 있던 데카르트를 보면서 깊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재밌으면서도 유익한 에피소드 몇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최초의 성덕이자 팬픽 작가, 플라톤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제자라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제자를 뛰어넘어 열렬한 덕후였다는 건 이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에서 아주 재밌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직접 저술하여 남긴 기록이나 문헌은 없습니다. 대부분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그의 언행을 남긴 것이죠. 플라톤은 단순히 소크라테스의 말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을 넘어서, 플라톤 자신의 생각을 소크라테스의 입을 빌려서 남기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플라톤의 책은 시나리오 극작처럼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플라톤이 극작가를 꿈꿨기 때문이지요. 그 극의 주인공은 당연히 소크라테스. 지금으로 따지면 팬픽이자 리얼 퍼스널 스토리(알페스)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플라톤은 최초의 성공한 덕후이자 팬픽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 한 권 쓰지 않는 소크라테스의 일생이 지금까지도 전해지는 것은 그걸 전부 듣고 적은 제자들 덕분.
26쪽
한때 극작가를 꿈꿔서 그런지 플라톤의 책은 대부분 시나리오 북처럼 대화체로 되어 있다. 그리고 주인공은 죄다 소크라테스였다. 팬픽 집필은 덕후의 기본
33쪽
플라톤이 성공한 덕후가 아니었다면 소크라테스의 사상은 지금까지 전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소크라테스의 오타쿠였던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의 죽음 앞에서 얼마나 충격을 먹었을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 감정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플라톤의 철인정치는 자연스럽게 이해가 갑니다.
자신이 그렇게 존경하고 따랐던 소크라테스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 플라톤은 얼마나 세상이 부조리하고 못마땅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게다가 플라톤은 그 충격 앞에서 결국 아테네를 떠나 해외로 나가는데요. 그러던 중에 플라톤은 국가 분란을 기도한 죄로 잡혀서 노예로 팔려가게 됩니다. 아테네 귀족 집안 출신인 플라톤이 노예로 잡혔으니, 이 또한 얼마나 부조리했을까요?
다행히도 플라톤은 친구에 의해서 노예에서 풀려나긴 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플라톤은 귀국 후 자신의 몸값을 지불해준 친구에게 돈을 갚으려 했으나 친구가 받지 않았습니다. (플라톤의 친구도 엄청 부자였던 듯 합니다.) 친구가 받지 않는 자신의 몸값을 플라톤은 아카데메이아 학교를 세우는 데 썼다는 여담도 등장합니다.
내가 고자라니!!!, 피에르 아벨라르
이 사진(짤)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배우 심영의 유명한 장면인데요. 실제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127쪽에 이와 유사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바로 프랑스의 소크라테스로 불리는 피에르 아벨라르가 그 주인공입니다. 아주 유명한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데요. 사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철학자 피에르 아벨라르를 몰랐었습니다.
피에르 아벨라르는 자기보다 20살 어린 엘로이즈를 사랑했고, 1년 만에 아이를 가졌습니다. 그러다 결국 엘로이즈의 삼촌인 대성당 참사위원 퓔베르가 피에르 아벨라르의 그것을 자르게 되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피에르 아벨라르는 거세 이후 자신감을 잃어버린 아벨라르는 엘로이즈에게 거의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엘로이즈는 여전히 피에르 아벨라르를 사랑하였습니다. 그렇게 엘로이즈는 피에르 아벨라르에게 서신으로 연락을 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던 엘로이즈와 피에르 아벨라르는 다시 소통하는 여담도 등장합니다.
쇼펜하우어의 강의가 1학기만에 폐지된 이유
쇼펜하우어와 헤겔은 같은 시기에 베를린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를 하였습니다. 그 당시 헤겔의 강의는 베를린대에서 최고의 인기였는데요. 헤겔은 그 당시 유럽을 말 그대로 뒤집어놓은 철학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헤겔의 사상과는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반헤겔파였던 것입니다.
쇼펜하우어는 헤겔에게 이기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헤겔과 같은 시간대에 강의를 개설합니다. 쇼펜하우어 스스로는 헤겔보다 우월하다는 의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무려 쇼펜하우어의 수강생은 단 2명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둘도 헤겔 강의 수강 신청 실패로 인해 타의로 온 것이었습니다. 결국 쇼펜하우어의 강의는 1학기만에 폐지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쇼펜하우어는 말년까지 쓸쓸하게 관심도 인정도 못받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쇼펜하우어는 60대가 되어서야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1848년 독일 혁명 실패로 인해 체념에 빠진 대중들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찾게 된 것입니다.
이에 여담으로 재밌는 일화가 나옵니다. 쇼펜하우어는 대식가이면서 동시에 서양철학계의 유명한 여성 혐오자였다고 합니다. 어머니와의 관계가 좋지 않아서 여성 혐오자가 되었다는 설이 나옵니다.
이 쇼펜하우어를 다룬 이야기에서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이해하는 아주 중요한 구절이 나옵니다.
게오르크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1770~1831) 독일의 철학자, 관념론자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쯤 되는 인물.
하지만 재밌게 산 사람은 아니라서 단독으로 다루진 않을 거다.
와! 정말 이런 서양 철학 서적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동안 제가 읽어왔던 수많은 철학 서적은 철학과 사상의 중요성, 영향력 등을 기준으로 전개가 됩니다. 그런데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말 그대로 재미없는 사람은 다루지 않습니다. 중요도 판정 기준이 완전히 다릅니다. 헤겔을 단독으로 다루지 않는 서양철학, 재밌게 인생을 살았는가를 기준으로 판별하는 이 책,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정말 매력있다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이처럼 사람 냄새 나는 서양철학사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꼭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웹툰으로 거저보는 입문 서양철학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웹툰입니다. 학습 만화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화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가 있습니다.
'내가 고자라니!'에서부터 '고스트 바둑왕', '모여봐요 동물의 숲', 'MBTI', 백아연의 '이럴거면 그러지말지'까지 웹에서 자주 쓰이는 기믹을 과하지 않게 그러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독자의 웃음을 유발하고 유머코드를 적절하게 드러냅니다.
학습 만화지만 만화의 본래적 속성이 웃음을 충분히 유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웃다보면 자연스럽게 서양철학을 이해하게 되니 말그대로 거저 보는 것입니다.
흄과 루소는 성격 차이로 인해 갈등을 일으켰습니다. 그 갈등을 아주 직관적으로 표현을 했는데요. 바로 MBTI를 사용한 것입니다. 흄은 ESTJ, 루소는 INFP 이러니 흄과 루소는 사이가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루소를 데리고 영국으로 온 흄. 그러나 흄은 루소가 원하는 방식대로 대하지 않고, 결국 루소는 흄과 사이가 틀어집니다. 그 갈등 장면을 루소가 백아연의 노래 '이걸거면 그러지말지'를 부르는 장면으로 매우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유머코드로 독자에게 웃음을 주면서도 동시에 상당히 난해할 수 있는 장면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특히 에피쿠로스는 쾌락주의로 유명합니다.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쾌락주의가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모여봐요 에픽의 숲 이 장면으로 저는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만화라서, 또 재밌는 유머 코드를 활용한다고 거저 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서양철학에서 중요한 사람들은 거의 빠짐없이 (단독으로 다루지 않더라도, 반드시 부차적으로라도) 다룹니다. 게다가 기존 서양철학사에서는 다루지 않던 여성 철학자까지 소개를 합니다. 대개 만화는 수준이 낮거나 상당히 오류가 많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하늘 작가는 상당한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그 어렵다는 서양철학의 웹툰화를 성공합니다.
한 사람의 일생을 웃으면서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양철학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게 되는 그런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끝으로 거저 본다는 또 다른 의미는 바로! 웹툰의 실물책이 나왔음에도 유료화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웹툰이 실물책으로 인쇄되면, 기존에 무료로 제공되던 웹툰은 유료화되기 마련입니다. 돈을 내고 실물책을 구입해서 보거나, 아니면 웹툰을 돈내고 보라는 것이죠.
그런데 실물책 출간된 지 약 2주일 가까이 지나가는 현재 시점에도 여전히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웹툰은 무료로 웹에서 볼 수 있습니다.
부분 무료화도 아닙니다. 전부다 무료입니다. 실물책에서 볼 수 있는 전 챕터를 웹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웹툰에서 볼 수 없는 실물책만의 내용도 있습니다. 바로 <알고 보면 재미있는 인문학 잡학사전>입니다. <알고 보면 재미있는 인문학 잡학사전>은 매 챕터마다 부록으로 있습니다. 웹에서는 볼 수 없고, 실물책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줄글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실물책에서만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웹툰, 즉 만화가 아니고 줄글이니까요. 웹툰으로 그려진 장면은 웹에서 모두 무료로 "거저"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먼저 웹툰으로 몇 편 보시고, 흥미가 생기시면 실물책을 구입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스크린보다 실물책의 가독성이 더 좋은 웹툰 학습 만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웹툰이 실물책으로 인쇄되면 극한의 가독성을 보여줍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어떤 웹툰들은 실물책으로 인쇄된 판본은 지속해서 읽을 수 없는 경우가 수두룩 합니다. 웹툰 원작의 팬들이 왜 실물책을 구입하지 않는지 다 아는 데 정작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만 모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웹과 인쇄물의 매체 특성 차이 때문인데요.
웹은 대개 마우스 스크롤로 내려가면서 쭉 읽습니다. 이것에 습관화되다가 인쇄물을 볼 때는 화면 구성상 좌우로 시선을 옮겨가며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인쇄물 특성을 반영해서 웹툰으로 세로보기가 아닌 마치 가로보기처럼 재구성해서 편집하고 아무런 고민없이 인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인쇄물로 전환하면 정말 어색합니다. 읽기 어렵죠. 웹툰은 웹에서 봤던 그 경험을 개인적으로 간직하고자 실물책을 구입하는데, 독해 방식이 바뀌면서 마치 독자에게는 전혀 다른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만듭니다.
이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에 네이버에서 마블과 협업하면서 마블 코믹스를 웹툰화해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블랙 위도우를 연재했고, 지금은 샹치를 새롭게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독자들은 마블의 네이버 연재를 매우 어색하게 받아들입니다. 왜냐하면 원래 마블은 인쇄물 즉 그래픽 노블을 원형태로 가로보기에 맞춰서 출간된 만화인데 그것을 웹툰 즉 세로보기 형태로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이러다보니 원래 마블 팬들도 어색해 하고, 또 마블을 한번도 보지 못한 독자들조차 웹툰화된 마블 작품에 접근을 어려워합니다.
그런데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은 전혀 그런 이질감이 없습니다. 오히려 웹툰보다 실물책의 가독성이 훨씬 좋습니다. 이것은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웹툰을 모바일로 볼 때와 태블릿 혹은 모니터로 볼 때 그리고 실물책으로 볼 때 이 3가지로 비교하면 확연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가장 가독성이 안좋은건 모바일로 볼 때입니다. 모바일로 보면 글자가 너무 작아서 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태블릿이나 모니터와 같이 큰 화면으로 보면 가독성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실물책으로 보면 정말 제대로 된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제대로 몰입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베스트 도전때부터 저는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보았는데요, 실물책을 보기 잘했다는 생각을 솔직하게 했습니다.
이건 마치 애초에 실물책 출판을 염두해두고 그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애초에 지하늘 작가는 웹툰보다 실물책 출간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가독성도 실물책이 훨씬 좋으며, 웹툰 연재가 끝나자마자 2주 만에 실물책으로 출간이 되었으니까요.
따라서 저는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웹툰으로 한 두편 보시고, 마음에 드신다 생각하면 꼭 실물책을 구하셔서 보기를 추천드립니다. 훨씬 읽기 쉽고, 머릿속에 더 기억이 잘 남고, 뚜렷한 의미적 인상과 개념이 형성됩니다. 웹툰만 보면 재밌게 보기는 했는데, 막상 24화 다 보고 나면 재밌고 유쾌한 기억은 남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잘 안남습니다. 그런데 실물책으로 보니 세부적인 내용과 함께 철학자의 삶 속 고민이 머릿속에 더 깊게 뿌리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웹툰으로 거저 본 서양철학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을 통해서 기분 좋고 유쾌하게 서양 철학의 흐름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분들도 저처럼 웃으면서 서양철학을 거저 보시고 삶의 지혜와 통찰을 쌓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웹툰 링크만 눌러도 지금 당장 볼 수 있습니다. "인문학 거저보기 ~서양철학편~" 결코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어떠셨나요? 도움이 되셨나요?
그러면 다음에도 더욱 좋은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궁금한 사항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사연을 적어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그리고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려요.
이상으로 동사힐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북로그 > 독서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재팬! 토머스 프리드먼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읽고(feat. 렉서스는 못참지!) (0) | 2021.10.30 |
---|---|
유튜브 마케팅 성공하려면 이것부터 배워라(feat. KT 브랜드 마케터가 알려주는 유튜브 광고 성공 법칙) (0) | 2021.09.28 |
감으로만 일하던 김팀장, 눈 떠보니 데이터 분석가(feat. 결국은 데이터가 답이다) (0) | 2021.09.03 |
하루 만에 읽는 50개의 심리학 연구, 방구석 심리학 실험실(feat. 진짜 자기계발서) (0) | 2021.09.03 |
구독경제 마케팅 절대 읽지 마세요(feat. 2021년 상반기에 읽은 최악의 책) (0) | 2021.08.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