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동사힐입니다. 😊
오늘은 음운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음성과 음운 많이 들어보셨죠?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음성과 음운. 그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러면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음성과 음향
물체의 진동으로 공기 중의 입자가 움직여 파동(음파)이 일어나면 소리가 발생하는데, 이 소리 중 사람의 입 안에서 일어나 의사 전달의 매개체로 사용되는 것이 '음성(音聲)'입니다.
그런데 이 음성은 자연계에서 나타나는 소리인 음향(音聲)과 구별됩니다.
음성은 일정한 체계와 조직을 가지고 있으나 음향은 그렇지 못하며, 음성은 자음과 모음 등으로 구분되는 분절음이지만 음향은 비분절음입니다.
- 음성 : 일정한 체계를 가진 사람이 내는 소리(분절음)
- 음향 : 체계를 지니고 있지 않은 자연이 내는 소리(비분절음)
2. 언어의 본질
언어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언어는 음성을 이용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언어에 사용된 음성, 곧 말소리는 의미 전달에 사용되는 일종의 추상화된 기호입니다.
말소리를 만들어 내는 인간의 신체 구조는 사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동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이나 나라마다 언어가 다르고 음성을 이용한 기호 체계가 다른 까닭은 말소리의 사용 방법이 다양하고, 아울러 말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임의적이기 때문입니다.
2021.05.24 - [너와 나를 위한 인문학] - 언어의 4가지 특성(feat. 자의성, 사회성, 역사성, 창조성 )
소리와 의미의 관계가 더 궁금하신 분은 제가 지난번에 포스팅한 언어의 4가지 특성을 참고하세요.
언어에 사용되는 말소리의 본질과 의미 변별에 사용되는 말소리의 특징을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2.1. 음성과 음운
언어에 있어서 음성(音聲, phone)은 소리의 최소 단위이고, 음운(音韻,phoneme)은 변별적인 기능을 하는 소리의 최소 단위입니다.
그러므로 음성과 음운의 개념 차이는 소리의 최소 단위로서 변별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로 나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음성은 반드시 언어 사회마다 각기 전통적 습관에 따라 독특하게 굳어진 관념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게 [kage] 나 고기[kogi]에서 [k]와 [g]는 다른 음성인데도 우리 언어 사회에서는 이것을 같은 하나의 발음 [ㄱ]이라고 인식하죠.
여기서 [ㄱ]과 같이 전통적으로 굳어진 한 언어 사회의 관념음(觀念音)이 음운(音韻)입니다.
2.1.1 'ㅔ'와 'ㅐ'
국어의 모음 'ㅔ'와 '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ㅔ'와 'ㅐ'를 구분하여 발음하면서, 이들 모음의 음가 차이가 어휘의 의미 변별에 이용된다면, 'ㅔ'와 'ㅐ'는 다른 음성이면서도 동시에 다른 음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 '네가' 와 '내가' : '너'와 '나'의 의미로 변별 되기 때문에 'ㅔ'와 'ㅐ'는 다른 음운으로 기능
그런데 'ㅔ'와 'ㅐ'가 다른 음성이면서 동시에 의미 변별을 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동일한 음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 '찌게'와 '찌개' : 둘다 동일한 의미의 국물요리라는 뜻으로 'ㅔ'와 'ㅐ'는 동일한 음운으로 기능
2.1.2 'ㄱ', 'ㅋ', 'ㄲ'
'공', '콩', '꽁'은 각각 의미가 다르죠. 의미 변별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ㄱ, ㅋ, ㄲ은 모두 음운이죠.
그런데 영어에서는 k, g의 두 가지 음성 차이만을 이용하여 의미 변별을 하고 있습니다.
영어에서 된소리 'ㄲ'는 의미 변별을 하지 못하죠. 음운으로 기능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은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체 구조가 다르기 때문은 아닙니다.
단지 어떠한 음성 차이를 의미 변별 기능으로 사용하는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두 언어의 사이에 존재할 뿐입니다.
2.1.3 구체적인 음성과 추상적인 음운
음성은 현실적으로 발음된 구체음으로 뜻을 구별짓는 일을 하지는 못하나, 음운은 역사적으로 인식된 관념음으로서 뜻을 구별합니다.
또한 음성이 생리적, 물리적 구성인데 반해 음운은 심리적, 관념적 구성입니다.
음성이 개인적, 구체적, 임시적 성질인데 반해 음운은 사회적, 추상적, 전통적 성질을 지닙니다.
실제로 말을 할 때 나타나는 모든 언어의 실현은 물리적으로 연속적인 음성이지만, 이것을 이해할 때에는 불연속적인 추상적 차원에서 음운을 변별하여 인식합니다.
정리하자면 음성이 물리적이고 구체적이며 개별적인 것이라면, 음운은 심리적이고 추상적이며 집단적인 것입니다.
추상적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음운에 구체적인 하나의 음성형이 현실적으로 대응되지 않기 때문이며, 집단적이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개의 음성형이 하나의 음운에 포괄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하나의 음운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수치가 아니라 의미를 변별해 내는 정신적 판단이 그 기준이 되기 때문에 심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단어를 사람들이 발음할 때, 그 말소리가 모두 다른데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음성과 음운은 언어음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으나, 수많은 차이점도 있습니다.
이것은 개별적, 물리적으로 보면 다양한 음성으로 실현되는 말소리를 음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동일할 수 있다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2.1.4 음성의 특징
- 발음 기관을 통하여 실제로 발음되는 물리적인 소리
- 각자의 느낌의 차이로 실제 발음도 달라지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소리
- 실제 발음을 문자로 일일이 기록할 수 없는 다양하고 순간적이며 임시적인 소리
- 같은 글자도 사람마다, 소리낼 때마다 달라지는 소리
- 말의 뜻 차이를 구별할 수 없는 소리
- 어떤 나라, 어떤 시대와도 관계없는 일반적인 소리
2.1.5 음운의 특징
- 머리 속에 기억되어 있는 심리적이고 관념적인 소리
- 모든 사람이 동일한 음가로 생각하고 있는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소리
- 문자로 나타낼 수 있도록 그 수가 한정되어 있으며,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소리
- 여러 사람이 발음해도 같은 소리로 인식하는 소리
- 말의 뜻과 관계가 있어 뜻의 차이를 나타내는 소리
- 일정한 국어의 음운 체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소리
3. 음운 탐구
본격적으로 음운을 살펴보겠습니다.
3.1 음운의 정의
음운은 말의 뜻을 구별해 주는(= 다르게 하는, = 변별적 기능을 가진) 가장 작은 소리의 단위입니다.
3.2 음운의 특성
- 음운은 변별자질로 구분된다
- 음운은 변이음을 가진다
- 음운은 언어, 문화, 세대 등에 따라 다르다
덧붙여서 변별자질은 한 소리가 다른 소리와 구분되는 음운상의 특징입니다.
- ㄱ : ㅋ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인데요, '유기성'이 변별자질입니다.
- ㄴ: ㄷ는 '비음'과 '파열음'인데요, '비음성'이 변별자질입니다.
3.3 음운의 종류
- 음소(音素)-분절 음운: 자음, 모음
- 운소(素)-비분절 음운: 소리의 길이[음장(音長)], 소리의 고저
음운은 음소와 운소로 구분됩니다.
음소는 분절 음운으로 자음, 모음을 떠올리면 됩니다.
운소는 비분절 음운으로 소리의 길이나 소리의 고저가 의미를 변별하는 기능을 갖고 있는 것을 뜻합니다.
눈과 눈ː 에서 눈은 빛의 자극을 받아 물체를 볼 수 있는 감각 기관입니다.
눈ː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찬 기운을 만나 얼어서 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죠.
소리의 길이가 의미를 변별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운소라고 합니다.
3.4 음운은 최소대립쌍
국어에서 '갈, 깔, 말, 발, 빨, 살, 잘'은 각각 초성 'ㄱ, ㄲ, ㅁ, ㅂ, ㅃ, ㅅ, ㅈ'에 의하여 서로 뜻이 다른 단어가 되고, '강, 겅, 공, 궁'은 중성 'ㅏ, ㅓ, ㅗ, ㅜ'에 의하여 뜻이 다른 단어가 됩니다.
이와 같이 같은 환경에서 하나의 소리가 달라짐으로써 의미가 분화되는 짝을 '최소 대립의 쌍'이라 하고, 그 단어들을 '최소대립어'라 합니다.
위의 예에서 다시 살펴보면, '갈, 깔, 말, 발, 빨, 살, 잘'과 같이 대립하는 짝에서 각각의 형태소가 서로 뜻이 구별되는 이유는 각 형태소에서의 'ㄱ, ㄲ, ㅁ, ㅂ, ㅃ, ㅅ, ㅈ' 때문인데요.
이때, 'ㄱ, ㄲ, ㅁ, ㅂ, ㅃ, ㅅ, ㅈ' 등이 음운입니다.
3.5 변이음
끝으로 변이음을 살펴보겠습니다.
변이음이란 한 음운이 나타나는 자리에 따라 음성적으로 달리 실현되는 것을 말합니다.
- 한 음운을 이루면서 서로 상보적인 분포를 가지는 음
- 한 개의 음운이 환경에 따라 구체적으로 다르게 나타나서 의미를 구별하지는 못하지만 음성적으로 차이가 있는 음
상보적 분포 : 한 쌍의 언어음이나 언어 형식에서, 어느 한쪽은 다른 한쪽이 결코 나타나지 않는 환경에서만 나타나는 일. 예로 '을/를'을 들 수 있음
변이음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 발음상 차이가 있다(음성적으로 달리 실현된다).
- 뜻을 구별하지 못한다.
- 상보적 분포를 형성한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공', '족', '모기'
위 세 단어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ㄱ'은 모두 파열음입니다.
그런데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공'의 ㄱ은 막혔던 기류가 터지면서 나는 소리입니다. 일반적인 파열음이죠.
다음 '족'의 ㄱ은 막힌 상태에서 끝이 막히는 소리입니다. 파열음이면서 폐쇄음입니다.
마지막으로 '모기'의 ㄱ은 목청이 울리는 소리로 파열음이면서도 유성음입니다.
그런데 한국어 화자는 위에 등장하는 'ㄱ'소리를 모두 동일한 음운으로 인식합니다.
분명 소리(음성)는 다름에도 불구하구요.
어두 초성에 등장하느냐(공), 종성에 등장하느냐(족), 모음과 모음 사이에 등장하느냐(모기)에 따라 음성적으로 다르게 구현되지만, 모두 동일한 음운 'ㄱ'으로 인식하는 것을 변이음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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