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금융

레고랜드 사태 (ft. 채권시장붕괴)

동사힐 2022. 11. 3.

레고랜드 사태가 왜 국가재난급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키는가?


오늘 포스팅은 지난 10월에 있었던 레고랜드 사태가 왜 국가재난급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키는가에 관해서 써보고자 합니다. 레고랜드 사태는 채권시장 붕괴를 가져오는 맥거핀입니다.

지난 10월말 강원도지사인 김진태 지사가 다음과 같은 사과를 했습니다.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혼란 초래 매우 유감 -강원도지사 김진태

 

김진태 지사의 이런 사과는 상당히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사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만큼 레고랜드 사태가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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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황당한 것은 바로 사과 다음날 해외출장을 갔다는 것입니다.

다음에서 검색한 레고랜드 사태후 출장 김진태지사

 

김진태, ‘레고랜드 사태’ 사과 하루 뒤 해외출장
'레고렌드 사태' 와중에 '해외 출장'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채권시장에 심각한 국가재난급 위기를 불러일으키고서 해외 출장을 간 김진태 강원도지사.

출장은 출장이고, 앞으로 국내 경제가 어떻게 롤러코스터를 타게 될 것인지 오늘 포스팅에서 촘촘히 살펴보겠습니다.

 

그전에 먼저 설립 초부터 문제가 많았던 결국  채권시장 붕괴를 가지고 온 레고랜드 설립부터 살펴보고자 합니다.

 

여러번 무산될 뻔한 레고랜드 사업


춘천 중도에 건설될 예정이었던 레고랜드 테마파크 사업은 여러번 무산될 뻔 했습니다.

본 공사 계약 기한 만료일 하루 전날 공식 발표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 의 무기한 연기 소식은 강원도 도민뿐만 아니라 전국민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2015년 7월 멀린사가 2억 달러 규모의 자본금 납입을 완료하며 시작된 레고랜드 개발 사업은 2018년 10월 착공식을 진행하며 순항하는 듯 보였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3월 영국 멀린사의 총괄사장 존 야콥슨이 돌연 사임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20년 8월 말 시공사였던 STX건설마저 법정관리 신청을 하게 되면서 더 이상 정상적인 프로젝트 진행이 불가능해졌다. 이러한 문제들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글로벌 테마파크이자 동아시아 최초의 레고랜드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야심차게 출발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사업이 위기에 처했다. 지난 9월 28일 시공사인 STX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모든 일정이 중단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2021년 5월을 개장으로 목표했지만, 최종 오픈은 2022년 상반기인 5월 5일에 개장을 했습니다.

차라리 개장하지 않았다면  채권시장 붕괴를 막을 수 있었을까요?

애초에 레고랜드는 중도 유적지 위에 건립을 했습니다.

 

유물 보존 약속 어디로…춘천 레고랜드 '개장식 충돌' 우려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인근 강변에는 크고 작은 비닐하우스가 2m 높이 울타리에 둘러싸여 있다. 이 비닐하우스 안에는 오래된 돌조각들이 검은 가림막에 덮여 있다. 이 돌조각들의 정체는 2000~3000년 전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기 고인돌과 고구려 시대 돌덧널무덤 등의 파편들이다. 원래는 레고랜드 터에 있었는데, 매장문화재 발굴이 진행된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이곳으로 옮겨져 지금껏 방치되고 있다. -한겨레

위 기사처럼 춘천 레고랜드는 사실 청동기 유적을 모두 파헤치고 만들었으며, 제대로된 유물을 보존하지도 않았습니다.

강원도 지역의 랜드마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2018년 평창올림픽도 있으니 멋지게 관광지역을 만들어보자고 시작한 레고랜드였습니다.

박근혜정부시기 2010년대 초 강원중도개발공사(GJC) 설립해서 춘천에 레고랜드 건립을 추진한 것이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사하는데 한반도 최대 규모의 중도 청동기 선사시대 유적지가 나오고 삼국시대 고구려시대 온갖 유물과 유적이 나온 것입니다.

이러한 문화재를 보존하는 문제,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건설사의 비용 조달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코로나19가 2020년 2월에 터지면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죠. 

그렇게 유적을 파괴하고서 이처럼 말도 안되는 부도 사태까지 일으킨 레고랜드.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무산될 위기에 처한 레고랜드, 2020년 기업어음 발행하고 강원도가 보증하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가 2020년에 기업어음(ABCP)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합니다.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강원도의 공기업이고 당연히 강원도가 채권에 관하여 지급을 보증합니다.

사실 레고랜드 사업의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어음(ABCP)은 매력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가 지급을 보증했기에 신뢰도가 높았고, 기업어음이지만 공공기관 지방채처럼 시장은 인식했습니다.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했으니, 강원도가 파산하지 않는 이상 갚을 수 있고, 이로 인해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어음(ABCP)는 신용 최고등급(A1)을 받았습니다.

지급보증을 약속했던 강원도가 약속을 저버리다, 기업희생절차


2022년 5월 5일 레고랜드는 우여곡절 끝에 개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익히 알다시피 레고랜드는 거의 망했죠. 

수익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방문하지 않고요.

저도 가려고 했으나 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어음(ABCP)상환날짜가 다가왔습니다.

수익이 없고, 관광객이 없으니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기업어음(ABCP)을 상환할 수 없다고 강원도에 도움을 요청합니다.

 

보증을 섰던 강원도가 여기서 대신 갚았으면, 일련에 벌어진 나비효과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강원도는 거절합니다.

강원도는 기업희생절차를 신청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는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돈을 주는 것이 아니고, 채무자에게 자사주식으로 출자전환해서 채권대신 주식을 준다는 것입니다. 


말그대로 부도난 회사의 채권을 부도난 회사의 주식으로 바꿔준다는 말도 안되는 일인 것입니다.


당연히 채권자들은 거부하고 대신에 상환기한을 연장신청하도록 합니다.  채권시장 붕괴를 막는 몸부림이죠.

찾아보니, 어음 상환기한을 연장하면, 연장한 만큼의 이자만 더 지급하면 되어서 대략 2050억원정도면 레고랜드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8조원 규모의 예산을 갖고 있는 강원도, 2050억원이면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회를 날려버리고, 강원도는 결국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기업희생을 신청합니다. 

끔찍하게도 2022년 10월5일 강원도가 보증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어음(ABCP)은 최종 부도로 처리됩니다.

말그대로 망한 것입니다.

 

강원도는 왜 보증을 약속했음에도 갚지 않았을까?


강원도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어음(ABCP)을 갚지 않은 것은 경제적인 이유인지 정치적인 이유인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갚지 않는 일련의 상황 가운데에서 어느 누가 시장에 신뢰를 갖고 돈을 빌려주겠습니까?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라면 믿고 신뢰하고 돈을 빌려줄 수 있을까요?

급격하게 돈맥경화, 즉 채권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의 채권시장 상황은 그전부터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레고랜드 사태가 터지기전부터 인식하지 못했지만 이미 한국 채권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원달러 환율 상승 및 러우 전쟁 등의 여파로 전기 생산을 위한 수입원료값이 급격하게 솟아오르면서, 한전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었습니다.

다음 검색 한전 적자 23조 채권 발행

 

위 기사 제목에서 보시듯 한전이 적자로 인해 23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합니다.

한전의 채권은 아주 인기있는 채권인데 6%의 고금리로 발행했고, 엄청나게 팔려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채권시장 붕괴를 가져오는 서막이 되었습니다.

이러니 채권시장의 모든 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것입니다. 한전의 채권이.

이는 한전만 돈을 빨아들이고 다른 일반 기업의 채권, 회사채는 발행되지 않고 인기가 없게 됩니다.

채권시장 자금의 유동성이 줄어들면 채권시장이 붕괴되어 가는 것이죠.


 

한전의 무리한 채권으로 이미 한국 채권시장은 악화일로

 

외국의 투자자들은 한국 채권시장을 불신하며, 채권시장은 붕괴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신용도에 비견되야할 지방자치단체가 갚기로 약속한 돈을 갚지 않은 것입니다.

무려 신용도 A1 등급 기업어음 ABCP가 채무 불이행 부도가 난 것입니다.


채권시장에서 신용도는 당연히 국가가 발행하는 국채가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방채입니다.  마지막에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입니다.

그런데 지방채도 안 갚으면, 채권시장의 신용이 깨져버리고, 대규모로 투자자들이 떠나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국 채권시장 붕괴 조짐이 보이다.

 

이렇게 되어버리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손실을 막기 위해  대규모 채권 패닉셀을 하게 되었고, 채권시장은 말그대로 박살이 나버린 것입니다.

원달러환율도 상승하고, 채권시장붕괴도 일어나고 이것은 국가재난급 경제위기입니다.

 

기업 회사채 유찰, 부동산 PF 자금조달 불가


이러한 상황 가운데에서 흥국생명은 영구채를 갚지 못했습니다.

한국도로공사(AAA) 과천도시공사(AA) 같은 고신용 우량기업들의 회사채도 팔리지 않았습니다.

낮은 신용의 회사들은 회사채발행을 아예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를 막기위해 강원도는 10월 21일 기존 입장을 번복합니다.

부도처리한 기업어음 ABCP 2050억원에 대해 2023년 1월까지 전액 상환하겠다고 약속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한국 채권시장. 한번 떠난 신뢰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레고랜드 요약본 짤

 

긴축재정을 하겠다고 돈을 아끼는 건 좋지만, 대출금을 갚지 않겠다고 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대출 상환을 하지 않겠다고 강원도에서 파산신청을 해버리니 엄청난 충격을 시장에 준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은 불신의 시장이 된 것입니다.

게다가 레고랜드는 동절기 휴장을 전격적으로 결정합니다.

 

레고랜드 동절기 3개월 휴장 전격 결정

 

레고랜드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점 : 자본주의 체제의 신뢰를 잃어버리다


이 레고랜드 사태는 자본주의에서 가장 기본적인 신용과 신뢰를 무시한 것입니다. 

지금 현대자본주의의 모든 경제 원리는 신용으로 돌아갑니다.

단적으로 인터넷의 통장 잔고 숫자. 그 숫자도 하나의 신용으로 믿고 돈을 맡기는 것이죠.

채권 역시 신뢰와 신용으로 발행하는 것입니다.

 
채권은 수익성은 낮지만 신용과 신뢰로 인한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안전이 무너진다? 채권시장이 붕괴되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채권 시장은 가장 기본적인 돈의 흐름을 담당하는 모세혈관과 같습니다.
 
특히 고액의 막대한 돈을 운영하는 자산규모가 큰 고래들에게 채권시장은 가장 안전하게 큰 돈을 굴리는 시장입니다.

돈이 크니 로우리스크 로우리턴으로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운영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지금 물거품으로 변해버릴 그러한 위험에 처해졌습니다.

국가재난급의 경제위기는 어쩌면 이렇게 사소해보이지만 중요한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모든 긴장하고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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