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동사힐 2013. 6. 8.

지난 2012 제 29차 겨울 특새 - 안수기도

 나는 한번도 안수기도를 받아본 적이 없다. 안수기도를 받고 싶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연치 않은 기회 주변 사람의 권유로 담임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서 교회로 나갔다. 그때 이미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한명 있었고, 나는 담임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지 못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본당에 입장해서 안수기도 제목을 하나씩 썼는데 첫번째는 배우자와 동역자를 만나는 축복을 허락해달라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영적 분별력을 갖게 해달라는 것이었으며 세번째는 하나님의 비전에 순조아는 삶을 살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세계관은 사물을 바라보는 안경과도 같다. 세계관은 어떤 관점이나 지각의 틀인데, 그것을 기준으로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사고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59p

 이때만 하더라도 막연히 영적 분별력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영적 분별력은 곧 기독교적 세계관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각설하고 나보다 먼저 온 사람이 담임목사님이 아닌 다른 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는 바람에 나는 담임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을 수 있었고, 그리고 시간은 흘러 여름 특새 시즌이 다가왔다. 그리고 나는 그때 안수기도 제목을 잊고서 바쁘게 지냈다.

책 집필
 생각보다 빨리 무더위가 찾아온 5월. 어느새 나는 지쳐있었고, 하나님과의 관계도 소원해져있었다. 여러가지 일들에 치어서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역시 가장 큰 부담감은 책 집필이었다. 3월말부터 시작된 집필 과정은 2개월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었고 여전히 나에게는 가장 큰 기도제목이었다. 사실 너무 힘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집필에만 전념해도 만들까말까한 이 작업을 본업과 사역을 병행하면서 해야 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 큰 고역이었다. 점점 지쳐만 가고 있는 시점에서 나는 결국 기도밖에는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가지 않았던 새벽기도 1부를 다시 나가기 시작했다.

학문적 성과를 신학과 통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이런 영역에서 통합(신실함)을 추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공통된 소명에서 핵심적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인 학생의 의무는 하나님께 매일매일 평생 신실한 것이다.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103p

 이러한 시기와 겹쳐서 집필을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하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더욱 열심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도한다고 뾰족한 방법이 생기거나 교과서 집필이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쉽지 않은 고루한 싸움이었다.

기도응답
 그런데 어제 학원선교부 기도모임(2013. 6.7)중에 이러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 이것은 내가 잊고 지냈던 지난 겨울 특새의 안수기도 제목의 응답이구나' 그렇다. 하나님께서 영적 분별력을 갖게 하기 위해서 바로 영적 분별력이 필요한 상황을 허락하신거였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통한된 관점의 습득이 아니라 통합된 삶이다. 학문은 그저 좋은 직장과 자기 개발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학문은 하나님과 이웃 사랑은 물론, 창조 세계를 돌보고 건강한 공동체를 개발하는 방편이 되어야 한다. -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105p

  교과서 집필을 위해서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고, 기독교 세계관을 통해 영적 분별력이 내게 더해지는 것이었다. 이러한 생각이 들자 그동안 마음을 짓눌렀던 부담감이 사라지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기도응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항상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어떠한 일이 주어질 때에는 감사로 반응하지 못했다. 항상 하나님께 모든 주권을 내어드린다고 하면서도 막상 어떠한 일이 주어질 때에는 내가 하려고 했다. 이러한 모습들이 하나씩 내 안에서 깨어지고 있는 중이다. 지금도, 앞으로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일할 때나 공부할 때나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내팽겨쳐 두어서는 안 된다. 주일 오전에 하는 모든 행위를 일주일 내내 실천에 옮겨야 한다. 복음이 선포한 용서를 매일매일 누리지 못한다면 나는 미쳐 버리고 말 것이다. 하루 종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지 않는다면 아주 큰 즐거움을 놓치고 사는 셈이다. 직업이 무엇이든 간에, 일주일 내내 그리스도와의 연결고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125p


 위 본문의 내용처럼 나는 근대적인 세계관으로 인해 자꾸 성과 속을 나누고 일을 할 때에는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내팽겨쳐 두었다. 그러한 모습들이 나로 하여금 자꾸 이분법적 삶을 살게 하였고, 교회에서의 모습과 학교에서의 모습을 분리시켰다. 그러한 모습은 나의 모든 일에 나도 모르게 뿌리깊게 스며들어 있었다.  따라서 나는 책의 내용에서처럼 주님이 나와 동행해 주시도록 기도해야 한다. 기도는 학문적 신실함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첫걸음(126p)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저를 이 학교와 수업, 사역으로 부르셨음을 믿습니다. 거짓을 가려내고, 가치 있는 통찰을 발견하여, 겸손하게 기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하나님의 세상을 배워 가는 동안 지혜를 주시기를 구합니다. 공부하는 동안 저를 지켜봐 주세요. 이곳에서 하는 공부가 하나님 나라를 섬기는데 준비하는 과정이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제가 무엇보다 복음을 위해 인내와 겸손을 훈련하기를 원합니다. 기도하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며 좋은 질문을 던지기를 원합니다. 나의 수업과 교과서 집필을 위해 기도하고 지혜를 구하기를 원합니다. 정기적으로 나가는 기도모임에서, 학업을 진지하게 대하게 해 달라고 기도 요청하기를 원합니다. 수업 시간 직전에 기도하고 과제를 하기 전에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126p


 수업 시간에 기도하고 집중한 다음에는 이제 곰곰이 따져 보아야 한다. 면밀한 검토를 위해 교과서와 강의 주제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중요 주제의 핵심을 간파하고, 폭넓게 문화적, 창조적 맥락에서 그 주제들을 이해하려면, 호기심을 갖고 비판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훌륭한 교사는 본인의 전공 과목을 철저히 검토하고, 다른 과목의 연관성을 살피며, 신앙과 학문의 관계까지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충실히 따르려는 그리스도인 학생이라면 나머지 공부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공부하는 그리스도인, 130p

 이러한 공부와 훈련들을 통해 내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결국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내 모든 삶의 영역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고, 결국 신앙과 삶을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전공 분야에 대해서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의욕만 앞세우는 것이 아니며, 어설프게 기독교적 관점을 들이미는 것도 아니며, 어떤 주제를 기독교적으로 검토한 답시고 주어진 주제를 벗어나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중 학습
 결론을 맺으려고 한다. 항상 삶과 신앙이 하나되기를 소망하면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잘 몰랐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또 최근에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통해서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즉 학문과 신학의 통합이 필요하며, 조금 더 엄밀히 말하면 세상 모든 학문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하나님의 시각으로 학문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세상 사람과 구별된다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으로 대상을 바라본다는 의미다. 
 이러한 학문과 신학이 통합된 삶, 기독교 세계관으로 사는 삶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어안렌즈 즉 물고기 눈 학습(97p)을 해야 하며, 존 스토트의 "이중적 귀 기울임"(131p)이 필요하며, 그리스도인은 "이중 학습"(143p)을 해야 한다. 이러한 삶은 분명 어렵다. 시간도, 돈도 더욱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학습을 하게 된다면 신앙의 눈으로 인생과 직업을 바라볼 수 있게 될 것(143p)이다.
 나부터 이러한 삶을 위해서 기도하며 공부할 것이며, 특히 이번 교과서 집필에서부터 온전히 하나님의 마음이 담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이러한 삶은 나의 결심이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 나의 왕되시어 주권을 온전히 넘겨드릴때 가능한 것임을 다시 한번 고백하며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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