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서대문역에 가면 반드시 들리는 꽃집(feat. 섬세한 와이프를 위한 나만의 꽃 선물하는 방법)

동사힐 2022. 3. 26.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은 제가 직접 제 돈주고 산 내용을 작성한 후기이며, 해당 업체로부터 일절 돈, 제품 등의 후원을 전혀 받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서대문역에 미팅 차 종종 방문할 일이 있다. 5호선 서대문역은 경희궁 자이가 지어진 이후로 완전히 천지개벽한 동네다. 광화문과 시청, 충정로 사이에 위치한 서대문 주변에는 오피스 빌딩으로 가득차 있어 수많은 직장인들이 출퇴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매번 서대문역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5호선만이 주는 그 독특한 느낌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복잡한 곳이면서도, 서울 한복판에 도심지이지만 동시에 고즈넉하면서도 오래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아마도 근처에 있는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와 정동길, 경교장길이 현대와 근대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한 몫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서대문역 근처에서 업무를 보면 정동길도 걸어보고, 괜히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주변 돌담길도 걸어보기도 한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섞여서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는 한다. 특히 쿠팡 물류 센터도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근처에 있기에, 더더욱 오늘 하루를 더욱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런 서대문역 주변에서 마치 구보씨처럼 실컷 주변을 배회하면서 다양한 생각들을 하고나면, 나도 모르게 내 발걸음은 서대문역 안에 위치한 이 장소로 가고 있다.


바로 서대문역 안에 위치한 꽃집, 잇츠마이플라워다.

서대문역 역사 안은 상당히 낡았다. 2,3,4호선에서는 그런 느낌을 잘 안받는데, 유독 5호선은 마치 1호선을 타는 것 같은 오래된 느낌을 받는데, 특히 역사 내부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정돈이 되지 않았다. 보수공사가 필요한 곳도 많다. 게다가 5호선은 상당히 깊게 내려가야 한다. 특히 도심지의 역에서는 에스컬레이터는 두 번은 타야 플랫폼에 도착할 수 있다. 하남시청방면과 마천방면으로 나뉘어진 후에야 에스컬레이터 한 번 정도의 깊이로 얕아진다. 그러다보니 5호선만 타면 유독 다른 세상에 진입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다보니 서대문역에서 5호선을 타기 전에, 가장 먼저 마주하는 꽃집 잇츠마이플라워에 나도 모르게 도착해 있다. 그곳에서 나는 항상 꽃을 주문한다.

내가 주문하는 방식은 항상 동일하다. 3만원짜리로 향기가 좋은 꽃으로 알아서 예쁘게 해주세요. 삼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하는 와이프에게, 가장 향기로운 꽃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내가 고르는 꽃은 와이프를 만족시킨 적이 거의 없다. 나는 꽃을 고르는 재능이 없기 때문이다. 와이프의 취향을 마추기란 어렵다. 와이프가 좋아하는 꽃은, 색도, 종류도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달라지기에,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내가 찾은 나만의 방법이 바로 향기 좋은 꽃을 고르는 것이다.

시각을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 그날그날 가장 향기로운 꽃을 선물해서 후각이라도 만족시키는 것이다. 꽃향은 항상 와이프를 실망시킨 적은 없었다.


꽃 주문을 하면 약 5분 정도 즉석에서 만들어주신다. 나는 기다리면서 주변을 배회하면서 이곳저곳 다른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다. 동일한 대상도 보는 것처럼 다른 방향으로 찍으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

이 평범한 이치를 우리는 살면서 자주 잊고는 한다. 여유를 통해 대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단점보다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은 풍성할 것이다.

잇츠마이플라워에는 다양한 꽃들을 파는데, 항상 나는 밤 시간대에 가다보니 꽃이 별로 없다. 많이 팔려서 종류가 없는 것이다.


이렇게 미리 만들어놓고 전시해 놓은 꽃들도 적당히 있다.


꽃말에 대한 설명도 붙여 놓았다.

  • 빨강 장미 : 열정적인 사랑, 아름다움
  • 분홍 장미 : 사랑의 맹세, 행복한 사랑
  • 노랑 장미 :완벽한 성취, 변하지 않은 사랑
  • 주황 장미 : 첫사랑의 고백, 수줍음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에게..)
  • 흰색 장미 : 새로운시작, 순결
  • 파랑 장미 : 불가능의 극복, 포기하지 않는 사랑
  • 리시안셔스 : 변치 않는 사랑
  • 튤립 : 사랑의 고백, 영원한 예정
  • 프리지아 : 당신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 카라꽃다발 : 당신은 나의 행운
  • 카라 5송이 꽃다발 : 어느곳에도 당신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 미니 델피늄 :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께요.
  • 소국 : 성실, 진실, 사랑
  • 풍풍국화 : 감사
  • 스토크 : 영원한 아름다움
  • 거베라 : 수수께끼, 신비
  • 알스트로메리아 : 새로운만남, 배려,우정
  • 안개꽃 : 맑은 마음, 사랑의 순간
  • 해바라기 : 당신만 바라봅니다.
  • 카네이션 : 건강 기원, 사랑과 존경
  • 옥시 : 사랑의 방문, 행복한 사랑


꽃말은 처음에 누가 붙였을까? 동양과 서양의 꽃말은 어떻게 다를까? 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개인마다 모두 다르지 않을까? 꽃이 언어가 된 것은 하나의 약속일까? 언어는 역사성이 있어서 살아 움직이고 새로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데, 꽃말은 그런 역사성이 없을까? 등등 다양한 쓸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잇츠마이플라워에는 다양한 디퓨저도 전시하고 있다.

프리저브드 아크릴 볼이 25,000원인데 상당히 예쁘다. 아크릴 볼 안에 꽃이 있다.

프리저브드 미니 안개 냉장고 자석 마그넷은 8,000원이다.

프리저브드 로즈유리 돔도 25,000원이다. 디퓨저와 같이 전시하고 있다.


꽃을 보고 있으면 봄이 벌써 목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잇츠마이플라워의 홈페이지 주소는 다음과 같다.
www.itsmyflower.com

잇츠마이플라워

일상을 향기롭게, 잇츠마이플라워

itsmyflower.com

이름 그대로 정직한 홈페이지 주소다.

원래는 일요일만 휴무였는데, 아무래도 도심지라 토요일에도 직장인이 다니질 않으니 토요일도 휴무다. 이곳 서대문역은 주말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유동인구가 확 줄어든다. 마치 여의도를 주말에 가보면 기업이 밀집해 있는 곳은 사람 하나 없는 썰렁한 유령 도시 같은 느낌이 드는 것과 비슷하다.

평일에는 오전 11시에 열어서 밤 9시에 닫는다. 늦게 까지 하는 꽃집이 별로 없어서, 밤 9시까지 하기에 내가 자주 이용할 수 있다.


이 꽃은 내가 작년 10월말에 구입했던 꽃이다.

이 꽃은 내가 이번에 구입한 꽃이다. 둘다 30,000원 짜리 꽃다발이다. 사진은 어떤 보정도 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다. 보기에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어찌 보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둘다 향이 정말 좋다. 향만 맡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고, 지하철 5호선이 환해지면서 기분 좋은 향기가 역사와 지하철 안에 가득 찬다.

물론 오늘도 와이프는 꽃 종류와 색깔을 탐탁치 않아 했지만, 향기만큼은 흡족해 했다.

세상을 살면서 다른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다. 특히 와이프를 만족시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럴 때 유용한 팁은 바로 내가 할 수 있는 것 단, 하나라도 성의를 보이는 것이다. 내가 와이프에게 생각날 때마다 꽃을 사는 이유와 비록 모양을 고르는 눈은 없지만 와이프가 좋아할만한 요소인 향기를 선택해서, 그것만이라도 꼭 만족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만의 팁이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꽃집에서 꽃 한송이를 사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나 자신을 위해서 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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