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8살 아이와 2시간 동안 몰입하며 즐긴 게임(feat. 히든템 접이식 자석 체스 보드게임 후기)

동사힐 2022. 3. 29.
이 글은 제가 직접 제 돈 주고 산 후기를 작성했으며, 상품과 원고비, 광고비 등을 일절 받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우리집 삼남매 중 첫째 8살 아이가 시푸 올봇 AR 지구본을 가지고 놀다가 우연히 체스를 알게 되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체스를 사서 가르쳐달라도 조르기 시작했다.

원래는 부루마블에 한창 재미를 느끼더니, 이제는 체스 열풍이 분 것이다. 체스는 지능과 두뇌 발달, 그리고 집중력 형성에 좋기에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당장 체스를 구매하기 위해 네이버 쇼핑을 뒤졌다. 실제로 체스를 검색하면 다양한 제품이 나온다. 가격대도 정말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져 보지 않고 체스를 사는 것은 사실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

체스말과 체스판이 주는 그 특유의 질감, 이 질감이 아이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에 아무거나 사주기는 싫었다.

특히 내가 8살때 처음 체스를 접했을 때, 아버지가 사주신 아주 조악한 미니 체스였다. 내 기억에는 그 당시 3,000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조그만 종이로 된 체스판에 플라스틱 흰색과 파란색 체스말로 구성되었다. 아직도 그때 그 조악한 디테일이 지금도 떠오른다. 무려 30년 전인데 말이다.

그런걸 사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고급 체스를 사주기는 어려웠다. 8살 아이의 특성상 언제 질려서 그만 둘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8살의 특징은 정말 다양한 것을 끊임없이 접하게 해주고, 그 가운데서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고, 하나씩 몰입의 경험을 갖게 해서 점차 몰입을 늘려가고 자연스레 집중력과 문제 해결력을 스스로 키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비싼 거 하나보다는 적당한 거 3개를 갖고 놀게 하는 게 더 교육적이다.

그래서 알아보던 중 히든템 접이식 자석 체스를 발견했다.

가장 큰 라지 사이즈를 선택하고, 배송비를 포함해도 16,000원을 넘지 않는다. 가성비 최고라 할 수 있다.

당장 구입했고, 하루만에 배송이 완료되었다. 바로 사진을 찍었다.

먼저 첫느낌은 라지사이즈인데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반을 접을 수 있는 폴딩식의 체스판이기에 그렇게 보인다.

중국산이다. 이미지 및 표지 그림에는 속지 말아야 한다. 사실 실물과 이미지 차이는 많이 났다.

먼저 나무 질감을 최대한 구현하려고 노력한 플라스틱 재질이다. 그래도 플라스틱치고는 고급스럽다.

이 제품을 플라스틱임에도 구입한 이유는 바로 마그네틱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체스판만 움직인다면 체스말이 움직이지 않는다. 물론 사람의 힘에는 쉽게 움직인다.

상자 안에는 조악한 체스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다. 체스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설명서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럴때는 네이버나 유튜브를 검색하자. 생각보다 체스는 쉽다. 8살도 즐길 수 있다. 2시간이면.

8살 아이와 함께 체스를 즐기려면 우선 말의 움직임을 이해하자.
  • 폰 : 오직 전진만 가능하다. 처음 움직일때는 2칸도 가능. 그 이후는 1칸만. 단 적을 공격할 때는 전면 대각선 1칸만 가능.
  • 룩 : 전후 좌우 오직 직진만 가능. 장애물이 있으면 움직이지 못한다. 초보가 가장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말.
  • 나이트 : 엘자 형태로 한칸 전후좌우 그리고 한칸 대각선으로 움직인다. 반드시 옆에 다른 말이 있어야 그것을 뛰어넘어 갈 수 있다. 주변에 아무 말도 없다면 고립. 더이상 움직일 수 없다. 초반 교착 상태를 뚫기에 좋은 말.
  • 비숍 : 대각선 모든 칸으로 갈 수 있는데, 역시 막히면 못간다. 대각선은 사람이 인지를 잘 못하기에 저격용으로 좋다.
  • 퀸 : 룩과 비숍을 합쳐서 사방팔방 모두 이동 가능. 가장 강력하다고 할 수 있다.
  • 킹 : 오직 한칸만 이동 가능. 킹이 죽으면 게임이 끝난다.

이것만 알면 게임은 바로 가능. 단, 다른 룰들은 어려우니, 오직 하나만 알면 된다. 바로 승격 룰이다.

폰이 반대편 끝라인까지 이동할 경우 다른 말로 교체 가능하다. (단 죽은 말 중에 하나) 폰이 갑자기 퀸이 되면 그야말로 충공깽 강력한 한방이 된다. 이 정도 룰만 알아도 8살과 즐겁게 게임 한판이다!




얼마나 쉽냐면 우리 8살 아이가 딱 받은지 2시간만에 아빠와 대등한 게임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실제 체스판과 체스말을 배치한 모양이다.

상당히 우아하고 멋진 분위기가 난다. 플라스틱이지만 우드 느낌이 난다. 색을 잘 뽑았다. 가성비 템이다.

마감이나 세부적인 디테일을 봐도 깔끔하다.

특히 손을 다칠만한 흠도 없으며, 질감도 플라스틱이지만 아주 약간 나무 느낌이 난다.

특히 흰색 체스말보다 갈색 체스말은 질감도 나무와 유사하다.

그래서 항상 8살 아이는 갈색 체스말만 선택한다. 만지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면 딱 2시간만에 체스를 익힌 8살 아들과 아빠의 대결을 보자.

흰색이 아빠, 갈색이 8살 아들이다.


초반 형국이다. 보통 연장자인 내가 선을 한다. 우선 내가 말을 움직이면 8살 아들은 따라 움직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체스말들의 형세을 익힌다.


균열은 나의 나이트가 적진으로 침투하면서 시작된다.

초반 나이트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의외로 8살 아들은 하나하나 신중하게 체스말을 고민한다. 특히 말을 이동했을 때 그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는 능력이 점점 커진다. 이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얼마나 판을 예측하고 읽어내느냐가 체스 게임에서 중요한데, 8살도 그것을 반복하다보니 해낸다.

체스게임에서 가장 활동반경이 넓은 말은 퀸이다. 전후좌우 대각선 모두를 이동할 수 있다. 룩(파수꾼, 감시병)과 비숍(승정)을 결합한 말이 바로 퀸(여왕)이다.

이 퀸을 얼마나 적절하게 활용하면서도 끝까지 죽지 않느냐가 중요한데, 8살 아들은 퀸을 매우 활용을 잘한다.

비숍은 대각선으로 움직이다보니 아무래도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그러다보니 저격용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과감하게 퀸을 잡고 움직이는 8살 아들.

하지만 결국 나의 퀸을 내어주었다.

나의 진영까지 8살 아들의 퀸이 넘어왔다. 킹을 집요하게 공격하는 퀸. 결국 비숍과 룩으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방어선을 보고 쉽게 퀸이 들어오지 못한다.

결국 퀸은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8살 아들의 룩을 나이트로 잡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킹만 남고 모든 말을 잡았다.

최종 경기 결과는 나는 킹, 룩, 비숍, 폰 3개
이렇게 승리했다. 하지만 8살 아들은 이제 2시간째 체스를 해본 상태에서 이정도 경기를 끌어온 것도 대단하다.

끝으로 체스 한 판을 하면 1~2시간은 훌쩍 간다. 아이와 이렇게 귀한 시간을 몰입하면서 즐겁게 경험할 수 있다면 16,000원은 정말 전혀 아깝지 않다. 이 글을 보시는 부모님들은 자녀와 체스 한 판 해보시길 추천드린다.

반응형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