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댓가를 요구하는 이유(feat. 빈익빈 부익부의 단순한 원리)
가난은 댓가를 요구한다
최근에 트위터에서 본 가난에 관한 흥미로운 글이다.
왜 소득이 높을수록 더 돈을 쓰지 않을까? 경제관념을 더욱 가지고 있을까? 돈, 연봉은 곧 복지다. 연봉이 쎄고, 복지가 좋은 회사는 대개 회사에 식사도 제공하고, 출퇴근 시에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회사 내에 커피와 간식류도 제공하니 편의점이나 카페에 가서 돈 쓸 일이 적다. 연봉도 좋은데, 지출 비용도 적으니 돈이 모일 수 밖에.
어떤 트위터에서 본 내용이다. 너무나 상식적이면서도 당연한 이야기다.
사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소기업에서는 연봉도 낮고, 복지는 거의 없다시피하기도 한다. 구내 식당도 없으며, 중식비로 8,000원 정도 지원하는데 그 돈으로는 먹을 것이 없어서 항상 자기 돈을 더 내야지만 밥을 먹을 수 있다.
음료나 간식은 어떨까? 회사에 그 흔한 캡슐 커피 머신조차 없는 곳도 있으며, 어떤 회사는 회사 직원들이 각출해서 탕비실을 운영한다.
탕비실에는 믹스커피, 카누가 전부다. 이런 회사를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얼마나 열악한지. 실제로 나는 이런 회사에서 1년 정도 근무한 적이 있다.
포괄근무제로 야근을 해도 수당도 없으며, 명절때 그 흔한 선물세트도 받아본 적이 없다. 0시가 넘어가는 야근을 해도 택시비 한 번 지원받은 적이 없다. 당시 직주근접이여서 그나마 집과 회사가 가까워서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한달도 견디기 어려웠으리라.
그렇게 나는 적은 연봉에 내 시간과 돈을 더 들여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던 시간을 보냈다.
가난에도 스노우볼 효과가 존재한다.
여기 또다른 직관적으로 빈익빈 부익부를 알 수 있는 글이 있다. 인간에게 모두 동일하게 주어지는 24시간. 그 시간이 과연 모두에게 동등한가? 라는 질문은 우리는 던질 수 있다.
“누구나 동일하게 하루 24시간을 살아간다.”
글쎄, 대중교통 사용하세요? 그럼 당신의 24시간은 개인 제트기를 가진 사람의 24시간과 같지
않답니다. 직접 요리하고, 청소하고 아이를 키우시나요? 그렇다면 당신의 24시간은 입주 가정부를 둔 사람의 24시간과 같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처럼 24시간이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지점은 바로 자본의 유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과 개인 제트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소유한 자본에서 차이가 난다. 직접 가사 노동을 하는 사람과 입주 가정부를 고용하는 사람 역시 자본의 차이다.
사실 우리는 이렇게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시간을 전혀 다른 밀도로 사용하고 있다. 자본의 차이로 말이다. 그러나 이건 아주 표면적인 비교일뿐이다.
만약 자본에 따른 투자, 즉 돈이 돈을 버는 자본 수익으로 놓고 보면 어떨까? 이 차이는 훨씬 벌어진다. 일천만원의 자본을 가진 사람과 100억원의 자본을 가진 사람은 어떤 차이가 벌어질까?
100억원의 자본가는 가만히만 있어도, 시간이 흐를수록 자본 소득을 얻는다. 주식이라면 배당금과 주가의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계속해서 얻는다. 부동산이라면 월세와 시세 차익의 수익이다.
아무런 노동을 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소득이 생겨나고 자산의 규모가 증가한다. 시간의 밀도도 다른데, 자산의 증식 속도도 다르다.
가난에는 이렇게 이자와 비용이 있다.
지금 가난하다는 것은 나중에 더 가난해진다는 걸 의미한다. 지금 당장 치약 칫솔을 살 돈이 없는가? 그럼 내년에는 임플란트 비용을 청구받을 것이다. 지금 당장 새 매트리스를 구입할 돈이 없는가? 그럼 내년에는 척추 수술을 받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그 혹을 검사 받을 비용이 없는가? 그럼 내년에는 3기 암 치료비를 내게 될 것이다.
가난에는 이자가 붙는다.
지금 내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돈이 없다면, 얼마 후에는 더 큰 문제가 생기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는 글이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이 없다면, 나중에는 더 큰 문제가 생기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지금 당장 내게 주어진 시간과 돈을 어떻게 밀도 있게 사용해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을 헛되이 보낼수록 그 댓가는 얼마 안 가 더욱 혹독하고 치명적으로 지불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시간이든, 돈이든 간에 말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냉정한 원리다.
시간이 돈이며,
빈익빈 부익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