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컴퓨터

아이폰, 애플 워치에서 흑백 모드 설정 방법(feat. 내가 흑백 모드를 사용하는 이유)

동사힐 2022. 3. 20. 00:05

우연히 오마이뉴스에서 스마트폰을 흑백으로 사용하는 기사를 보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344901

 

내 핸드폰 흑백이 됐어요... 한 달 후 생긴 일

시력 보호를 위한 자발적 실험인데 삶의 질이 달라졌다 뻔한 하루는 가라,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노력. 시민기자 그룹 '40대챌린지'는 도전하는 40대의 모습을 다룹니다. <편집자말> 나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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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보호를 위한 자발적 실험인데 삶의 질이 달라졌다


이 글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총천연 고해상도의 스크린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흑백 모드로 살아가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흑백 모드를 통해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고, 동시에 시력을 보호할 수 있으면서, 가독성이 좋아진다면 한 번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처음 휴대폰을 갖게 된 건 중학교 3학년때였다. 그 당시 016으로 시작하는 KTF의 PCS 플립폰을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그 당시 16컬러의 흑백에 가까운 휴대폰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전화와 문자뿐이었지만, 어찌나 즐거웠던지 모른다.

그때 주로 PC통신 천리안을 통해서 다양한 랜선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고, 그들과 문자를 주고 받으면서 연락하는 것은 어린 내게는 큰 기쁨이었다. 16컬러의 휴대폰은 내게 또 하나의 넓은 세상이었다.

내가 처음 컴퓨터를 접했던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였다. 당시 학교 컴퓨터실에는 하이텔 단말기와 함께 xt컴퓨터가 있었다. 흑백 모니터와 함께 5.25인치 플로티 디스크 A, B드라이브로 구성되어 있었고, 하드디스크는 없었다. 부팅도 디스켓으로, 프로그램 실행도 디스켓을 넣어야 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흑백으로 삼국지2 게임을 했었다. 초등학교 5학년인 내게는 흑백 모니터 속 중국 대륙은 무한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새로운 세상을 만났었다.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보고서, 내 아이폰을 흑백으로 사용한지 딱 10일이 지났다. 10일 동안 나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눈의 피로도가 확실히 줄어 들었다.


피로도가 줄어들은 것을 어떻게 체감하느냐 하면 바로 컬러 스크린을 볼 때이다. 총천연색의 컴퓨터 모니터나 TV를 볼 때마다 눈이 매우 피로하며 매우 부담스럽다는 것을 제대로 느낀다.

우리는 총천연색으로 둘러싸인 세상에 살지만 흑백을 볼 때는 눈이 편안하다. 아무래도 눈이 처리하는 색상의 종류가 줄어들다 보니 덜 피로한 것이다.

아이폰으로 글을 읽을 때 몰입도가 높아졌다.


이것은 가독성이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확실히 눈이 덜 피로하니, 아이폰으로 글을 읽을때 글이 눈에 훨씬 잘 들어온다. 기본적으로 스크린의 발광 방식으로 인해서 대개 스크린으로 무언가를 읽을 때는 통독으로 읽는다. 스크린을 빠르게 스크롤하면서 훑어읽는 것이다.

통독의 방식은 무언가를 자세하게 읽는데 부적합하다. 빠르게 찾고 전체 그림을 파악하기에 좋지만, 무언가를 기억하거나 이해할때는 부적절한 읽기 방법이 통독이다.

스크린의 특성상 통독이 주로 읽기 방법으로 사용되고 그러다보니 아이폰으로 기사를 읽거나 블로그를 보면 말그대로 보는 것에 머물렀다. 읽기가 아니라 보기였던 것이다. 내용이 머릿속에 남지 않고 겉돌았다. 그저 시간만 허비한 기분이 그전에는 들었다.

하지만 흑백모드로 바꾸고나서 완전히 달라졌다. 물론 전자책리더기처럼 완전 발광을 차단하는 형식은 아니지만, 빛이 덜 피로하니 훨씬 집중이 잘되어 읽기가 좋았다. 인쇄매체를 읽을때처럼 온전한 정독은 아니지만, 통독보다는 정독에 가까운 읽기를 흑백 모드에서는 가능했다.

그러다보니 기억도 더 많이 되고, 이해도도 올라갔다. 당연히 집중과 몰입도도 올라갔다. 흑백모드의 힘이다.


자극이 줄어들면서, 아이폰과 거리를 두게 된다.


흑백모드로 유튜브를 보거나, 웹툰을 보면서 확실히 재미가 덜하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덜 자극적이다. 감각을 적게 자극하는 것이다. 그러니 재미가 떨어진다.

그전에는 아이폰을 계속 붙잡고 있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렇게 시간을 허비했다.

지금은 오래 붙잡고 있고 싶어도 할 게 없다. 재미가 없다. 그러다보니 단순한 컨텐츠 소비자에서 컨텐츠 생산자로 넘어가기 수월하다.

어차피 재미가 없으니, 그냥 내 글이나 쓰게 된다. 이렇게 글을 쓰니 속도도 오르고, 글의 양도 늘었다. 블로그 방문자수도 최대 6000을 찍고, 지금은 1000을 찍었다. 흑백모드 전 블로그 방문자 수보다 2배 증가했다. 흑백모드의 힘이다.



주변 사람들이 신기해 한다. 그리고 베터리 소모량이 줄었다.



내 아이폰을 주변 사람들이 보면 놀란다. 흑백이라고. 신기해한다. 이러면서 스몰토크를 하나라도 더 한다. 좋은 현상이다.

베터리 소모량도 줄었다. 내가 쓰는 아이폰X는 벌써 5년째 사용중이다. 그래서 그전에는 충전을 안하면 반나절도 못 썼다.  흑백모드로 바꾸고 나니 지금은 8시간 이상 충전을 안해도 쓴다. 전기도 절약하고 환경도 보호한다.

그러면 아이폰에서 어떻게 흑백모드로 설정하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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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손쉬운 사용-디스플레이 및 텍스트 크기-색상 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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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손쉬운 사용
디스플레이 및 텍스트 크기

 

색상 필터



위 순서대로 하면 흑백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내 아이폰의 스크린만 흑백이며, 실제 이미지나 영상은 모두 컬러다.

흑백모드에서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마치 흑백 사진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파일은 컬러다. 다른 스크린에서 보거나 흑백모드를 해제하면 컬러로 보인다.

애플워치에서도 흑백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훨씬 간단하다.

‘애플워치앱 - 손쉬운 사용 - 흑백음영’

검색 화면
애플워치앱
손쉬운 사용 - 흑백음영

애플워치앱을 실행후 손쉬운 사용에서 흑백음영을
선택하면 다음과 같이 나온다.

흑백모드 실행한 애플워치

완전히 흑백모드다. 야간에 보아도 눈에 자극적이지 않고 덜 피로하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아이패드도 흑백모드 설정 가능하다. 방식은 유사하다.


흑백모드를 통해 이 복잡하고 머리 아픈 세상과 조금이나마 거리두고 소비자에서 생산자로서 삶을 살아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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