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감

위로는 언제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다(feat. 우연히 받은 이메일에 담긴 문장은?)

동사힐 2022. 3. 17. 21:15

오늘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낯선 메일이라, 스팸이라고 생각하고 지우려고 했다. 하지만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노무현 재단으로부터 온 메일


실망하고 때로는 노여워하는 사람들에게


실망과 노여움이라, 무언가 알 수 없는 분노로 지난 며칠간 방황의 시간을 보내던 나에게, 무언가 솔깃한 문구의 제목이었다.

스팸일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클릭하고 싶었다. 무슨 내용일까? 열어보고 싶었다.

알고보았더니 그 메일은 노무현재단에서 보낸 메일이었다. 예전에 유시민 작가의 글을 읽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어서 아주 소액의 금액을 후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메일을 기록했던 것 같다.

이메일 속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지난주 화요일, 2002년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 영상을 편집해 올렸습니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후보였던 노무현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토론이었는데요. 두 후보는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에 대해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았습니다.

오래된 영상이었지만 많은 시민께서 관심을 가져주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댓글, 상대 후보였던 이회창 후보에 관한 댓글도 많이 달렸는데요. 선거가 끝난 후엔 결과에 대해 아쉬운 마음들이 댓글로 전해졌습니다.

2008년 퇴임 후 봉하마을로 귀향한 노무현 대통령도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본인 또한 독재, 지역주의, 언론 등 기득권과 평생을 싸웠고, 그만큼 실망도 많이 겪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은 세상의 이치를 ‘강물🌊’에 비유하며 멀리 내다보자고 답합니다.

“노사모 홈페이지나 제 홈페이지 들어가보면 실망하고 때로는 노여워하고 이런 사람들도 참 많이 보이는데… 역사란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제나 파도가 한번 밀려가면 한번 밀려오게 되어 있고, 강물은 동쪽으로 한번 굽으면 서쪽으로 반드시 한번 굽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됩니다. 수용해야 하지요. 또 동쪽으로 가던 강물은 서쪽으로 강머리를 틀기위한 힘을 비축하고 있는가봐요. 반드시 서쪽으로 굽이쳐 흐르거든요.”
- 2008.4.25. 노사모 자원봉사센터 개관식 중


메일 속 내용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이 담겨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내가 고3때 당선이 되었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당시 나는 정치에도 대선에도 관심이 없었다. 누가 대통령인지도 몰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당선되었는지도 몰랐다.

그때 나는 수능을 막 치루고난 고3 수험생이었으니까 말이다. 결국 원하는 대학에는 불합격했던 나였기에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학이 우선이었으니까.

그렇게 정치에 관심없다가, 2007년 1사단 전방 철책 근무를 하던 나.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육로로 북한에 다녀왔고, 그때 비상 근무를 하면서 새삼 대통령에 대해서 생각을 했었다. 원래 군생활때는 온갖 잡생각이 가득하니 말이다.

그런데 2022년, 무려 15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연치 않게 다시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접하였다. 이 글을 보면서 무언가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을 얻었다.

세상은 결국 내 뜻대로 되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항상 작용에는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며 동시에 내가 원하는 것이 지금 당장은 막힌 것처럼 보여도 더 넓은 시각으로 보면 결국에는 성장의 흐름대로 가는 것이다.

마치 강물이 당장은 막힌 것처럼 보여도 결국에는 바다로 향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주 우리 교회 목사님의 설교 중에서 이런 말씀이 있었다. 잠언 16장 4절 말씀이었다.

잠언 16장 말씀


[잠16:4] 여호와께서 온갖 것을 그 쓰임에 적당하게 지으셨나니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느니라는 말은 악인이 득세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조차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경영 안에 있는 것이니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는 뜻이다.

최근 코로나 확진 이후로 원래 하고자 했던 프로젝트가 모두 무산되고, 막히고, 멈춰버렸다. 동시에 내 몸은 쉽게 회복이 안되어서 삶의 모든 루틴은 깨졌고, 매일 집에서 그저 실망과 분노로 우울해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과 잠언 16장 말씀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위로를 받았다. 지금 당장 모든 것이 멈췄지만, 결국은 더 큰 성장을 위한 잠시 멈춤인 것이다.

이것을 능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결국 모든 일의 경영과 이루심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하심을 말이다.


[잠16:1]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오느니라

잠언 16장 1절 말씀이다.

[잠16:3]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

잠언 16장 3절 말씀이다.

[잠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장 9절 말씀이다.

잠언 16장 9절 말씀
[잠16:33] 제비는 사람이 뽑으나 모든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

잠언 16장 33절 말씀이다.

무려 잠언 16장에만 하나님의 주권과 경영을 강조하는 말씀이 이렇게 반복된다. 더이상 실망하거나 노여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으로 순종하며 멀리 보며 다시 한 걸음 내딛어야 할 때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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