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감

공간활용에 비효율적인 전면 책장을 구입한 이유(feat. 비효율로 성장하다)

동사힐 2022. 3. 18. 02:58

1. 전면 책장을 놓다.


출처 : https://www.google.com/url?sa=i&url=http%3A%2F%2Fm.shop.interpark.com%2Fproduct%2F8146741678%2F0000100000&psig=AOvVaw3XDDZVIdYGOpd5jP_zVjy7&ust=1647583023846000&source=images&cd=vfe&ved=0CAsQjRxqFwoTCLj-4Zm7zPYCFQAAAAAdAAAAABAJ

지난밤 철제 전면 책장을 두 개 구입했습니다. 사실 전면 책장은 비효율적입니다. 크기에 비해 많은 책을 꽂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면 책장을 구입한 이유가 있습니다. 전면 책장에 책을 꽂으면 책의 표지가 잘 보이기 때문이죠.

그동안 거실에 책장을 두지는 않았습니다. 어차피 거실에 책장을 두어도, 책을 읽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는 수많은 스크린에 노출됩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쉴 틈없이 들어오는 자극에 노출되다보면, 책은 그저 고리타분하게 느껴집니다. 요새는 정보를 책보다는 스크린을 통해 얻습니다. 

오죽하면 책도 인쇄 출간물이 아닌 전자책을 읽습니다. 한달에 한권씩 리디북스를 통해 전차잭을 구입하다보니 어느새 꽤 많은 전자책이 제 계정안에 들어있습니다. 그만큼 책의 공간은 종이를 넘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런게 D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일 것입니다. 

한때는 모든 자료를 패드에서 보겠다는 생각으로, 책 제단기와 제본기, 그리고 고속 스캔기를 구입하려 했던 적도 있습니다. 제단기만 있으면 어떤 책이든 단칼에 자를 수 있었고, 고속 스캔기를 통해서 빠르게 스캔한 뒤에 제본기로 다시 제본을 하면, 결국 책은 책대로 복구하고, 자료는 자료대로 PDF파일로 변환하여 패드에서 볼 수 있으니까요.

결국 책이라는 공간을 줄이기 위해서 더 큰 공간을 차지하는 제단기, 제본기, 고속 스캔기를 사는 것은 미니멀 라이프에 위배된다고 생각하여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제단기, 제본기, 고속 스캔기를 사고 싶은 마음이 충동적으로 들 때도 많이 있습니다. 

여하튼간에 이렇게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제가, 책장이 차지하는 공간에 대해서 항상 생각을 하던 제가 전면 책장을 구입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 스스로 이런 질문을 저에게 던져 보았습니다.

  • 책을 거실에 놓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 책이 거실에 있으면 어떤 유익이 있을까요? 
  • 그 책을 보면서 우리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 우리 삶에 책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 삼남매의 부모인 저는 책을 왜 거실에 두었을까요?
  • 얼마 안되는 책을 꽂을 수 밖에 없는 전면 책장을 놓았을까요?
  • 과연 거실에 전면 책장을 두면 그 책을 읽을까요?


제가 이번에 구입한 전면 책장의 높이는 6단입니다. 보통 한 단에 3권을 놓을 수 있습니다. 기껏해야 전면 책장 하나에는 18권밖에는 놓지 못합니다. 상당한 공간을 차지함에도 겨우 18권의 책만 놓는 전면 책장은 비효율의 상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저 거실에 둔 전면 책장과 책만으로도 우리 아이들이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면, 그 질문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은 성장할 것입니다. 

세상은 효율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은 비효율에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항상 비효율적인 제한들이 가해질 때, 그 가운데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솟아나고 새로운 심상이 솟아납니다. 전면 책장에 꽂힌 책은 그대로 하나의 갤러리가 됩니다. 그저 무심코 지나칠 때마다 노출이 됩니다. 그러면 어떤 날에는 손이 갈 수 있고, 읽을 수도 있겠죠. 

그날을 기대하며, 전면 책장을 거실에 두었습니다. 비효율로 이룬 성장입니다.



2. 순간의 기록은 성장이다.


우리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을 그저 흘려 보낼때가 많은데요. 그 가능성의 순간을 붙잡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바로 기록에 있습니다. 기록하면 기억합니다. 그러나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립니다.


어제는 3월 14일이었습니다. 아이로부터 생각치도 못한 정성스러운 선물을 받았습니다. 저에게 결혼 전에는 3월 14일은 그저 남성이 여성에게 무언가를 주는 날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자라더니, 3월 14일이라고 저에게 작은 사탕을 건넸습니다. 사소한 사탕이었지만 매우 기뻤습니다. 아마도 자신의 용돈 안에서 부모에게 줄 사탕을 구입하면서 부모가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며 속으로 흐뭇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감정들을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모릅니다. 이 시간들을 기록하지 않으면 얼마 안 가서 모두 잊게 됩니다. 당장 우리의 지나온 시간들을 한 번 생각해보세요. 2020년 3월 15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그때의 감정들은 어땠나요? 확실한 건 매우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저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기록을 하지 않은 것은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내가 중학교 때 친구들과 함께 시간 가는 줄도 모르면서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즐겁게 놀았던 추억, 내가 좋아하는 가수인 박정현의 노래를 가슴 터져라 밤새 불렀던 시간, 밤새워서 열심히 진행한 프로젝트 결과물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는데 교수님이 여지껏 본 발표 중에 최고였다면서 해주신 칭찬 등 이 모든 것들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그 기록은 분명 먼 훗날 우리의 멋진 성장을 이뤄내는 귀한 보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삶에서 조그만한 흔적이 생겨날 때마다 조금씩 블로그에 기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나에 대한 나만의 덕질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 모두가 이런 생산적인 덕질을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2022년 3월의 나와 2023년 3월의 나는 분명 달라야 합니다.

출처 : https://www.google.com/url?sa=i&url=https%3A%2F%2Fwww.ddanzi.com%2FddanziNews%2F98133299&psig=AOvVaw1vj8Xot3gKumuhw9pzgpVG&ust=1647583065974000&source=images&cd=vfe&ved=0CAsQjRxqFwoTCNCh6627zPYCFQAAAAAdAAAAABAD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이 말은 아인슈타인이 하였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시간을 오늘 살아가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사람이 저이기도 하죠. 그래서 항상 노력합니다. 달라지자고. 지금 이 소중한 순간의 가능성을 기록으로 놓치지 않는 저와 당신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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